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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2.0]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부여… ‘지피지기’가 필요하다25일 통과된 ICD-11, 찬성과 반대 측 모두가 대응체 설립
정진성 기자 | 승인 2019.05.27 16:01
정진성 기자

[게임플]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25일(현지 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된 제 72회 총회에서 ICD-11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해당 개정안으로 게임이용장애에는 ‘6C51’이라는 질병 코드가 부여됐다.

지난해 초 공개된 WHO의 결정에 대해 각 국의 게임 업계에서는 우려를 표명했다. 국내에서도 한국게임산업협회를 비롯해 게임사, 협회 측에서도 여러 움직임을 보인 바 있으며, 학술회와 토론회 등을 통해 머리를 맞대는 중이다.

이번 질병코드 등재로 어깨에 힘이 실린 곳은 보건복지부다. 아니나다를까 이번 질병코드 등재가 무섭게 보건복지부에서는 “WHO에서 ICD-11 개정안이 확정됨에 따라, 이를 논의할 민관협의체를 만들 예정”이라 밝혔다. 질병코드 등재와 관련된 주요현황과 향후 운영방향 등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물론 반대 입장을 표하는 게임 업계, 협회들도 손을 맞잡았다. 특히 오늘(27일) 전 세계 게임산업계가 뭉쳐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분류 재고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해당 성명서에는 미국 ESA, 캐나다 ESAC, 유럽 ISFE와 함께 한국게임산업협회도 참여했다.

찬성과 반대 집단 모두가 성명서 제출, 공대위 출범 등 여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일반인들 대다수는 무관심으로 일관하거나, 해당 사안에 대해 긍정을 표하고 있다. 게임이용장애. 즉 게임 중독이 일상 생활이나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에 찬성하는 것이다.

물론 일전에 한 집단에서 진행된 여론조사는 표본 집단 설정, 질문 의도 등의 오류로 인해 신빙성이 떨어지는 결과물이었으나, SNS나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그러한 반응이 완전한 거짓은 아님었을 알 수 있다. 현업에 종사하거나 게임에 대한 관심이 있는 이들이 아니라면 대부분이 그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어째서일까? 심지어 스마트폰으로 인해 사람들 대다수가 게임을 즐기고 있다. 해외 조사에서는 3명 중 1명이, 국내에서도 그에 버금가는 숫자의 사람들이 게임을 플레이 함에도 해당 사안에 대해서는 모르는 이들이 많았다.

문제는 방향성이다. 우선 게임 업계인들이 아닌 경우, 특히 일반 언론들은 이번 사안에 대해 크게 짚지 않았다. WHO가 세계보건회의를 개최하고, 해당 사안이 수면 위로 올라오자 그제서야 다루기 시작한 것이다.

때문에 상술했듯 방향성이 틀리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게임이용장애. 게임의 중독과 그에 따른 일상생활의 지장 등이 문제가 되어야 하건만, 일각의 보도에서는 마치 게임이 질병이라도 된 양 발표됐다.

그러다 보니 찬성파, 즉 국내의 보건복지부나 여성가족부 측에는 힘이 실릴 수 밖에 없다. 수년 전부터 셧다운제를 도입하고, 중독세 법안을 제시하는 등 여러 활동을 해오며 눈엣가시로 여겼던 게임이 알아서 질병으로 분류된다고 하니 이보다 좋을 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의 통과는 ‘게임이 질병이다’라는 뜻이 아니다. 게임으로 인해 자기 통제력을 잃고, 중독되는 ‘게임이용장애’가 질병으로 분류된 것이다.

물론 개정안의 통과를 찬성하지는 않는다. 지금까지의 여러 연구결과만 살펴보아도, 게임은 현상일뿐 원인이 되지 못한다.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등록해 ‘치료’할 이유가 없다.

말인 즉슨, 입장부터 전제를 잘못 깔고 간다면 상대 측에 빌미를 제공하는 꼴이 된다는 말이다.

현재 게임과 관련된 기관 및 전문가, 협회들이 보여야 하는 방향성은 현재 내려진 '게임 관련 질병'에 대한 정의는 무엇인지를 확실히 파악하고 알리는 것이 우선이다. 여기에 확률형 아이템의 문제점, 매출을 위한 과금 유도, 선정적인 콘텐츠나 광고 등 게임산업 자체의 잘못은 없었는지를 돌아보고, 모두가 공감할 만한 반박을 취하는 것이 옳다.

지난 21일 논란이 됐었던 MBC 100분 토론

지난해 10월 한 조사에 따르면 일반인 1,000명 중 70.6%는 게임이용 장애 질병코드화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으며, 단 4.1%만이 내용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게임업계 종사자들까지도 45.3%가 들어본 적이 없으며 37.3%는 들어보았으나 자세히 모른다고 답변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란 말이 있다.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건만, 지금의 우리는 아직 그 준비가 덜되어있는지도 모른다.

상대 측의 논리는 단순하다. “게임이용장애(게임)가 질병이라면 이를 유발하는 ‘게임’이 문제다”라는 논리를 펼 것이 분명하다. 모두가 함께 손을 잡고 맞대응하는 것도 좋지만, 거짓 논리에 그대로 거짓 논증을 편다면 같은 꼴을 못 면한다.

확실한 것은 이번 질병코드 등재에는 명확한 근거와 확실한 정의가 없다는 점이다. 제대로 된 준비로, 분명한 ‘반대 입장’을 표명할 수 있어야 한다.

정진성 기자  js4210@gamep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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