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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2.0] 이제는 ‘총격 사건’도 게임 탓… 인식 개선은 언제?아직 규정되지 않은 ‘게임 중독’ 발언도 공공연히
정진성 기자 | 승인 2019.03.22 16:00
정진성 기자

[게임플] “뇌 일부가 과하게 커진다는 건 게임 중독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감정 조절이 잘 안되다든지, 기능상의 어려움을 보이도록 만들 수 있다”

약 열흘 전 모 언론들은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등록하려는 WHO(세계 국제 보건기구)의 행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게임을 오랜 시간 플레이한 사람의 뇌가 부어올라 기억력, 판단력이나 기분 조절 등이 떨어지기 때문에 중독 현상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내용이었다.

명확히 규정되지도 않은 ‘게임 중독’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으로도 모자라, 게임을 이미 ‘뇌를 붓게 하는 질병'으로 치부하는 듯한 내용의 보도였다. 지난해 아시안 게임 정식 종목 채택, 게임 산업 규모의 대폭 상승 등 여러 이슈가 있었음에도 게임에 대한 ‘색안경’은 여전한 것일까?

이와는 반대로 최근 학계에서 진행된 다양한 연구에서는 비디오 게임이 지각운동능력, 전략적 사고 등의 인지기능발달에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게임이 뇌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내용으로 지난해 12월 17일 진행된 ‘게임은 뇌친구’ 심포지엄에서 서울대학교 유제광 교수가 발표했다.

이처럼 게임에 대한 연구 결과, 표본이 된 집단의 반응도 제각각이었지만, 여전히 세간의 인식에는 ‘게임이 사람에게 부정적인 역할을 미치는 것이 당연하지’라는 부정적인 선입견이 포함 되어있다.

지난 15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소재 이슬람 사우너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사건도 마찬가지이다. 50명의 사망자를 낸 총격 테러범에 대한 보도로 인해 사람들은 또 다시 ‘총격 테러범이 게임을 통해 훈련을 했다’라는 오보에 주목하게 됐다.

총격 테러범 브렌턴 태런트는 범행 전 자신의 SNS에 ‘새로운 사회를 향한 대전환’이라는 제목의 선언문을 게재했다. 테러범은 선언문을 통해 자문자답 형식으로 “폭력과 극단주의를 비디오게임과 음악, 문학, 영화에서 배웠나?”라는 질문에 “그렇다. 스파이로 더 드래곤3가 내게 종족 민주주의를 가르쳤고, 포트나이트가 나를 적들의 시체 위에서 춤추는 킬러로 훈련시켰다”라고 답변했다.

만약 속내를 살펴보지 않고 이것만 본다면 게임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실제로 여러 언론들은 이에 대해 ‘포트나이트로 살인 기술을 연마한 킬러’라는 꼬리표를 붙였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자. 스파이로 더 드래곤은 작고 귀여운 드래곤 ‘스파이로’가 각 지역을 탐방하며 세상을 위협하는 갖가지 악당들로부터 세상을 지키는 게임이다. 아기자기한 그래픽으로 많은 유저들에게 관심을 받아 앞서 언급한 3편까지 출시가 된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세레머니' 열풍을 일으킨 포트나이트 댄스

포트나이트를 언급한 ‘시체 위에서 춤추는 킬러’란, 포트나이트의 상징이라 볼 수도 있는 게임 내 댄스를 언급하는 것이다. 포트나이트 댄스는 축구, 복싱, 럭비 등 여러 글로벌 스포츠 경기에서 세레머니로 등장할 정도로 화제가 된 바 있다. 유명 선수들이 이 세레머니를 보여 더욱 더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테러범의 이러한 ‘자문자답’은 범행 원인을 게임에서 찾으려는 언론, 그리고 세간의 경향을 조롱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심지어 테러범은 이 문답의 마지막에 “NO”라는 문구를 붙여 자신의 내용이 세간의 인식을 비꼬았음을 시인했다. 

물론 이러한 ‘오역’으로 빚어진 국내 언론의 보도는 현재 수정된 상태다. 하지만 게임을 마치 ‘비행 청소년’, ‘범죄자’ 취급하는 이런 행위는 안 그래도 게임 산업이 성장하기 ‘각박한’ 국내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 

지난해 벌어진 ‘선릉역 칼부림’ 사건 또한 마찬가지다. 언론들은 자세한 내막은 보지도 않은 채 ‘아 게임을 플레이 했구나, 어? 총싸움 게임이라니 당연히 영향을 받았겠군’이라는 논리를 펴며 막무가내로 보도했다.

이제는 총기 난사 사건까지도 이러한 시선이 옮겨가고 있다. 실제로 만만하고 좋은 핑계다. 게임은 아직까지도 ‘공부를 방해하는 요인’이며, 사람들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드는 중독물이기 때문이다.

언제쯤 게임을 하나의 놀이, 문화, 더 나아가서는 스포츠로 봐줄까. 전통 민속 놀이인 팽이치기, 비석치기와 같은 여러 놀이들이 이제는 컴퓨터, 모바일 환경으로 옮겨왔다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게임에 대한 시선, 특히 대한민국이 보이는 게임에 대한 인식이 고쳐지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정진성 기자  js4210@gamep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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