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 로스트아크 등이 견인한 PC방 시장, 스팀 PC방 사업 본격화로 격전 예상

[게임플] 지난해 초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로 점화된 PC 온라인게임 시장의 불씨는, 연말 로스트아크의 성공으로 더욱 크게 타올랐다.

모바일게임의 성공 지표를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순위로 가늠하듯, PC온라인게임의 성공은 PC방 순위로 점쳐볼 수 있다. 모바일게임으로 트렌드가 옮겨갔지만 앞서 언급한 게임들로 PC게임 또한 다시금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그 영향은 올해 2019년 뚜렷하게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 여전한 PC방 이용 추이

PC방 게임 통계서비스 ‘더로그’가 공개한 2018 PC방 결산에서는 2018년 PC방에서 유저가 게임을 플레이 한 시간은 약 17억 1천1백여 만시간으로 전년 대비 3.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표에는 2017년 하반기 흥행을 이어간 배틀그라운드와 두터운 유저층을 가진 리그오브레전드가 한몫을 했으며, 이후 2018년 로스트아크, 피파온라인4 등의 신작 열풍이 힘을 보탰다.

PC방 이용행태에 대해 조사한 2017 게임백서의 자료를 근거로 주 1회 이상 PC방을 이용하는 유저가 월 6.2회 방문, 평균 체류 시간 2.3시간으로 계산할 경우, 2018년 한 해 동안 1천만 명이 넘는 유저가 PC방을 이용했다고 추정해볼 수 있다.

7년간 1,000억의 개발비로 출시 전부터 화제가 됐던 로스트아크는 11월 7일 오픈 당시 PC방 순위 3위에 점유율 9.7%를 기록했다. 이후 현재는 약 7%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기에, 2019년에도 이 호응이 이어질지가 관전 포인트다.

 

# 밸브의 스팀 PC방 사업 본격화

스팀은 PS4나 콘솔 기기를 가지지 않은 게이머들에게 ‘단비’ 같은 플랫폼이다. 고사양 PC만 지니고 있다면, 독점작이 아닌 이상 모두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배틀그라운드의 경우 카카오 배틀그라운드의 서비스 이전에는 스팀 서버만을 이용해야 했다. 때문에 많은 PC방 업주들이 상용 계정을 통해 자신의 사업장에서 배틀그라운드가 플레이 가능하도록 했고, 이는 카카오 배틀그라운드 서비스 이전까지 계속해서 활발히 이어졌다.

밸브는 지난해 7월 도타2, 레프트포데드2, 팀포트리스2 등의 게임을 지원하는 스팀 PC방 프로그램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자사 게임이나 라이선스 계약이 완료된 게임 만이 지원되는 테스트 형태였기에 그 가짓수가 적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PC방에서 해당 게임들을 포함 다수의 스팀 게임들이 꽤 높은 점유율을 차지했다. 레인보우식스: 시즈 0.37%, GTA5 0.22%, 몬스터헌터: 월드 0.17% 등 PC방에서도 여러 스팀 플랫폼 게임들을 즐기는 이들이 있었던 것이다.

이런 스팀의 PC방 프로그램 서비스가 올해 본격화될 전망이다. 밸브는 지난 15일 공지사항을 통해 2019년 계획을 공개했고, 이 계획안 안에 스팀 PC방 프로그램 출시가 포함 됐다. 올해 중 프로그램이 정식 발표 된다면 앞서 언급한 게임들 보다 지원 게임은 늘어날 전망이다.

스팀이라는 거대 플랫폼의 PC방 진출로 미칠 영향은 상당하다. 당장 1~2%대를 유지하고 있는 게임들과의 각축전이 예상되며, 상위권에 포진한 게임들의 점유율도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스팀 유저의 경우 그간 가정에서 즐기는 이들이 많았기에, 기존 유저풀에서 갈라지는 형태가 아닌, 추가적인 PC방 방문객이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 PC게임의 격전지가 될 PC방

PC방에서 포트나이트 프로모션 인증샷을 남긴 네오위즈 임직원들

국내 게임사들도 지난해부터 PC방 사업에 큰 공을 들여왔다. 넥슨은 엔미디어플랫폼에서 서비스하는 PC방 관리프로그램 ‘게토(GET.O)’를 선보이며 PC방 사업에 박차를 가했고, 네오위즈는 포트나이트의 PC방 서비스 계약을 체결, 지난해 11월 8일부터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웹젠은 게임 외적으로 접근해 ‘웹젠 클린 PC방 인증’ 사업을 시작했다. ‘웹젠 클린 PC방 인증’ 사업은 웹젠과 청소서비스 전문업체 영구크린이 실내청소뿐 아니라 냉난방기 등의 부분크리닉까지 일괄 진행한 후 검수와 사후점검(AS)까지 공동으로 인증하고 책임지는 PC방 전문크리닉이다.

스마일게이트는 그야말로 대 부흥기를 겪고 있다. 로스트아크의 흥행에 힘입어 지난해 11월 21일에는 게임 출시 2주 만에 스마일게이트 PC방 가맹점 9,500곳을 돌파했다. 이에 스마일게이트는 로스트아크 무료 서비스 기간을 2주 더 연장하기도 했다.

앞서 언급한 스팀 PC방 사업이 본격화 된다면 이러한 ‘대결 구도’는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게임사들은 자사 게임으로부터 유저들이 받을 수 있는 PC방 서비스와 사업주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까지 고려해 지속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며, 그렇지 않다면 뒤쳐질 가능성이 높다.

과연 2019년 PC방에서 펼쳐지는 게임사들의 격전은 어떤 형태로 흘러갈지, 이 대결이 PC온라인게임 시장의 부흥을 다시 이끌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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