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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슈퍼셀로 보는 손 마사요시의 경영 철학
차정석 기자 | 승인 2019.01.15 19:10

[게임플] 브롤스타즈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구글 플레이 기준 지난 주말까지 5위권 아래에 머물렀던 최고 매출 순위가 수 계단 오르며 탑 5에 진입했다. 지난 연말부터 주목받아 왔지만 슈퍼셀 특유의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리는 디자인임을 감안하면 적어도 국내에선 놀라운 성과라고 볼 수 있다.

브롤스타즈는 제작 단계부터 e스포츠를 염두두에 두고 만든 AOS게임이다. 리그오브레전드나 오버워치와 같이 팀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되기 때문에 속칭 트롤을 만나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아온 유저들은 논외가 될 것이다. 인터넷 연결이 양호한 상태에서도 간헐적으로 발생되는 끊김 현상도 문제로 지적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순식간에 매출 5위로 올라온 이면에는 슈퍼셀 만의 정체성이 녹아들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접속과 동시에 이뤄지는 빠른 3:3 매칭. 약 2분이면 끝나는 게임의 간결성. 단순하면서도 조화를 잘 이룬 밸런스. 트렌드로 잡리잡은 배틀로얄 모드 도입 등 단점을 상쇄할 장점이 무수히 많은 작품이다. 지난해 슈퍼셀의 전체 매출 42%를 차지한 전작 클래시 로얄과 같이 군더더기가 없다.

소프트뱅크 회장 손마사요시 (출처 美 월스트리트저널)

잘 알려져 있지만 지난 2013년 소프트뱅크의 손 마사요시(손정의)는 자회사 겅호를 통해 슈퍼셀의 지분 51%를 인수했다. 금액은 15억 3000만 달러. 우리 돈 약 1조 6187억 원 규모다. 하지만 경영권을 가진 지 6년 차로 들어서는 현재까지도 소프트뱅크는 슈퍼셀이 만드는 게임에 일체의 관여를 하고 있지 않고 있다.

클래시 로얄도, 현재 나온 브롤스타즈도 본사의 1% 관여 없이 만들어진 작품이다. 그렇기에 슈퍼셀 만의 색깔과 정통성이 정체성으로 이어지는 것.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중국 자본이 들어간 순간 정체성에 타격을 입기 시작한 대표적 작품이다.

2014년 세계관과는 완전히 대치되는 판다리아의 안개라는 확장팩이 출시되면서부터다. 워크래프트의 오리지널, 불타는 성전으로 시작한 이 작품은 리치왕의 분노, 대격변을 지나며 세계관에 흠뻑 빠진 유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왔다.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2의 인기도 상당했지만 국내서 방점을 찍은 것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앞서 2013년에 중국의 텐센트는 ASAC II 그룹의 이름으로 블리자드 지분 24.9%를 인수하기 전까지 말이다. 당시 텐센트의 지분 인수 목적은 중국 내수시장 장악력 공고화였다. 중국 내에선 대성공이었지만 이를 제외한 기존 와우 유저들의 이탈이 가속화됐다.

한국에도 선례가 있다. 일본의 SNK가 일본서 경영난을 겪고 좌초 위기를 겪던 시기 국내 업체 이오리스가 지분을 사들였고 경영권 참여에 들어갔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이진주 라는 한국인 캐릭터인데 다른 캐릭터에 비해 스킬이 너무 강력해서 사기 캐릭터라는 오명이 붙으며 e스포츠대회에서 캐릭터 선택이 금지되는 참사(?)가 일어났다.

슈퍼셀의 연이은 작품 성공은 우연이라 볼 수 없다. 정체성의 중요함은 사실 새로운 이야기도 아니다. 그럼에도 그것이 정말 지키기도 힘든 일이다. 보이지 않는 선을 넘는 순간 뒤죽박죽되는 사례가 수없이 많았다. 인수에는 적지 않은 돈이 들고 반드시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경영자는 당연히 자신이 인수를 추진했던 목적으로 방향이 선회하기를 바란다. 손 마사요시는 모든 경영에서 이 같은 철학을 지켜왔다. 알리바바에 투자할 때도 국내의 한 이커머스 업체에 투자할 때도 그랬다. 그 점이 손 마사요시가 존경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차정석 기자  cjs@gamep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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