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는 게임업계를 어떠한 시선으로 봤나 뒤돌아봐야 할 때

[게임플] 신년 초부터 넥슨 매각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게임업계 전반의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그럴 리 없다.’로 시작해 ‘사실이야?’를 거쳐 ‘이럴 수가’로 귀결됐다. 실제로 김정주 NXC 대표가 부정하지 않는 입장문을 내놓으면서 앞으로 넥슨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지 더욱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넥슨은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넥슨 관계자들은 하나 같이 “그 어떤 것도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입을 모은다. 기자가 처음 취재에 들어갔을 당시엔 이들도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반면 넥슨 매각설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몇 해 전부터 업계 내부에서 암암리에 들려왔었다. 다만 구체적이지 않고 실체가 없었을 뿐이다.

그러나 일각에서 우려하는 중국으로의 매각과 같은 극단적인 거래는 일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김정주 대표는 입장문에서 “충격 없이 꾸준한 발전의 방향으로 갈 것”을 선언했다. 이러한 이야기에는 과거 넥슨이 걸어온 길을 살펴보면 수긍할 수 있다. 2000년대 초중반을 거치며 넥슨이 엔도어즈, 게임하이 등 유망기업을 인수할 때마다 해온 이야기는 세계 유수의 대형게임사에 대항하기 위해선 우리나라 게임업체의 몸집도 커져야만 한다는 넥슨이었다.

중국의 거대기업인 텐센트와 매각 협상을 한다는 것은 넥슨이 지금까지 가지고 온 기업이념과 정체성을 부정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해외 매각설은 말 그대로 ‘설’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김정주 대표 역시 "넥슨을 세계에서 더욱 경쟁력 있는 회사로 만드는데 뒷받침이 되는 여러 방안을 놓고 숙고 중이다.", “어떤 경우라도 우리 사회로부터 받은 많은 혜택에 보답하는 길을 찾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물론 거래가격 10조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치에 부흥할만한 국내 업계는 없을 것이다. 그 때문에 NXC가 시장에 나오면 국외자본 그 중에도 텐센트나 미국의 디즈니 정도가 될 것이라는  추론도 가능하다. 그러나 약 6000여 명에 달하는 임직원의 구조조정이나 ‘국부유출’ 논란등  국내 게임산업에 미칠 파장이 크다는 우려도 과장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넥슨이 지닌 철학과 가치관 김정주 대표가 언급한 입장문, 현재 내부 분위기를 종합하면 NXC가 넥슨을 해외에 매각시킬 가능성은 극히 작다. 현재도 넥슨 내의 분위기는 어수선함이 가시지 않자 본사차원의 공지도 새로 전달됐다. 오웬 마호니 일본 법인대표도 내부 공지를 통해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 현재 자리서 자신의 업무에 충실 하라“고 언급했다.

이번 이슈를 계기로 게임업계를 바라보는 시각도 되새겨 봐야 한다. 게임 산업을 ‘병’처럼 여겨왔던 여성가족부. 게임 산업의 순기능을 제대로 알리지 못하는 문화부, 매년 국정감사에 불려나와서 수모를 당하는 게임업체 대표들. 물론 넥슨은 이 같은 것이 매각의 이유가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 게임사업의 피로도는 자칫 ‘국부유출’을 넘어 게임 산업 전체의 몰락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점을 반면교사 해야 한다. 

사회가 게임업계를 바라보는 시선도 좀더 부드러워야 할 필요가 있다. 이미 게임 산업은 우리 나라 경제 전반의 큰 몫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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