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혀진 2부-아마추어와의 격차, 기대되는 정규 시즌

정진성 기자

[게임플] 지난 12월 31일 펼쳐진 ‘2018 LoL 케스파컵(Kespa Cup)’ 결승전에서 그리핀이 세트 전승으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최대의 이변’이라 불렸던 그리핀은 ‘최대의 우승 후보’로 거듭나며 케스파컵의 종지부를 찍었다.

이번 케스파컵에서는 여러 팀들의 변화를 미리 엿볼 수 있었다. 스토브리그에서 대격변을 겪었던만큼 팬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고, 그에 부흥하듯 많은 팀들이 달라진 색깔을 연출해 올해 LoL 판 변화를 예고했다.

눈에 띄었던 점은 1부와 2부(챌린저스), 그리고 아마추어 간의 좁아진 격차였다. 운영과 싸움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LoL 경기에서, 지난해부터는 지속된 라이엇게임즈의 패치로 싸움의 비중이 올라갔고 이는 각 리그의 격차를 줄이는 결과를 낳았다.

잦은 교전과 빠른 경기가 이어지다 보니 날개를 펼치며 시야장악을 중심으로 하는 운영의 비중보다는 개인의 피지컬과 순발력이 더 중요해졌다. 때문에 솔로 랭크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선수들의 기량이 대회까지 영향을 미쳤고 결과적으로 해외 리그와 LCK의 판도 뒤집힘에 이어 2부와 아마추어까지 1부 리그를 쫓아올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KeG 서울이 한화생명 e스포츠를 격파한 경기다. 비록 많은 선수 변화가 있었다지만 한화생명e스포츠는 LCK의 중위권 팀이었고, KeG 서울은 아마추어 팀이었다. 하지만 결국 승리를 거머쥔 것은 KeG 서울이었다. 이는 롤드컵(월드챔피언십)부터 이어진 많은 변화의 결정적인 근거로 작용했다.

챌린저스 팀인 GC 부산 라이징이 진에어 그린윙스를 격파한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실제로 패배한 한화생명e스포츠와 진에어 그린윙스 모두 예전처럼 운영에 치중한 벤픽과 경기를 선보였다. LCK팀의 유리함을 살리려 했지만 그보다는 싸움으로 귀결되는 메타적 흐름이 더 크게 경기에 영향을 끼쳤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고자 많은 팀들이 변화한 모습을 케스파컵에서 보였다. 젠지는 ‘피넛’ 한왕호의 영입, 그리고 기존 ‘플라이’ 송용준의 플레이로 인해 미드-정글인 상체 쪽으로 힘이 더 실렸다. ‘기인’ 김기인만 있는 ‘원맨팀’이라는 평가를 받곤 했던 아프리카 프릭스도 ‘유칼’ 손우현의 영입으로 변화를 예고했다.

다만 킹존드래곤X는 ‘데프트’ 김혁규와 ‘투신’ 박종익으로 기존보다 하체에 중심을 뒀다. 때문에 상체부터 무너져 젠지에게 패했는데, 이는 정규 시즌에서 어떤 식으로 색깔을 만들지가 중요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불안한 모습을 보인 바텀 듀오로 인해 아직까지 뚜렷한 색깔을 드러내지 못한 KT 롤스터 또한 마찬가지이다.

가장 큰 변화, 그리고 각 팀 에이스들의 기용으로 많은 기대를 받았던 SKT T1은 아직까지 팀원 간의 호흡이 가다듬어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기존 팀에서 이른바 ‘캐리’를 전담했던 선수들이 모인 만큼 각 ‘호랑이’들이 어떻게 융합하느냐가 SKT T1의 정규 시즌 성적을 결정 지을 것으로 보인다. 잘하는 선수들을 대거 모았다고 해서 무조건 승리하는 것이 아님은 이미 2017 시즌 KT 롤스터의 ‘슈퍼팀’이 보여준 전례가 있다.

이 외에도 이번 시즌 승격한 담원 게이밍과 샌드박스 게이밍(前 배틀코믹스)의 성적도 기대된다. 특히 담원 게이밍은 ‘스크림의 제왕’의 면모를 SKT T1을 꺾으며 여실히 증명했기 때문에, 이후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다만 ‘너구리’ 장하권에게 너무 치중하는 ‘원맨팀’ 구조는 벗어날 필요가 있어보인다. ‘쇼메이커’ 허수를 비롯한 다른 포지션 선수들의 활약히 절실하다.

지난해 모든 국제대회 왕좌를 빼앗겼던 LCK가 대격변을 치렀고, 그 시험대로 케스파컵을 치렀다. 정규 시즌까지는 불과 2주 만을 남겨둔 상황. 과연 이 변화를 가다듬어 LCK가 다시금 왕좌를 탈환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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