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독립 방향을 잡은 엔씨소프트
"오늘을 기해 리니지M은 리니지와의 완전 결별을 선언합니다"
지난 5월 15일. 리니지M 서비스 1주년을 맞아 진행된 미디어 간담회 'YEAR ONE'에서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가 단상에 나서 한 이야기다.
김택진 대표의 이 발언은 괜히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리니지M은 출시 전부터 리니지 PC 온라인버전을 모바일로 이식한 게임이라는 인식을 등에 업고 출시된 게임이며, 실제로 이런 점에 집중한 게임성을 지니고 있었다. 게임의 성공에 리니지 원작의 후광이 적잖은 영향을 준 것도 부정하기 어렵다.

당시 김택진 대표가 이야기한 리니지M의 리니지와의 완전 결별은 이런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가치를 쌓고, 그 가치를 인정받겠다는 다짐으로 풀이됐다. 또한 원작과 동반성장을 노리고 있다는 의지의 표명이라 받아들이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 발언 이후 리니지M의 행보에서 '원작으로부터의 독립' 의지가 드러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리니지에 없던 신규 캐릭터 '총사'가 리니지M에 업데이트 되기는 했지만 이것으로 리니지M이 원작으로부터 독립했다고 하기엔 부족했다.
하지만 오는 9월에 이런 리니지M의 '독립 행보'가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2일(수)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에 전에 없던 새로운 개념을 9월에 선보일 것이라 발표했다. 최초의 월드 전장인 '라스타바드 전장'을 공개한 것인데, 이는 기존 MMORPG의 통합 전장과는 달리 MMORPG 특유의 서사 발생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다수의 유저가 한 번에 경쟁하는 재미를 추구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상시 서버 이전 서비스, 원작에 없던 새로운 아이템 등급인 '신화 등급'의 존재까지 공개했다. 이 발표대로라면 리니지M은 콘텐츠, 운영, 게임 플레이 모멘텀까지 모두 원작에 없는 요소들을 갖춰나가게 된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에 대한 '1주년 공약'은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진행 중으로 보인다. 이번 9월 업데이트에서 업데이트가 예고된 신규 클래스 '투사'가 리니지 원작의 캐릭터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완전히 독립적인 게임으로 포지션을 잡는다기 보다는 천천히 게임의 체질을 개선한 후에 별개의 가치를 지닌 게임으로 자리하는 전략이라 하겠다.
9월 업데이트 콘텐츠의 양이 '완전결별'을 뜻할 정도로 많지 않다는 지적을 할 수도 있지만 지난 5월 간담회로부터 약 3개월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결과를 내어놓았느냐보다는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느냐다.
때문에 게임의 전체적인 면 모두에 걸쳐 독립을 준비 중인 리니지M의 9월 업데이트는 분명히 가치가 있다. 속도에 만족하지 못 할 수는 있지만, 그 방향에 불만을 표하기 어려운 리니지M의 행보다.
원작 IP를 활용한 게임이 원작을 탈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경우는 흔치 않다. 주요 인기 요인을 굳이 걷어낼 필요가 없는데다가 어느 부분에서 차이점을 만들어야 하는지 판단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의 독립을 알렸고 그 과정을 밟아가고 있다. 리니지M의 9월 업데이트를 주목해야 할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