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의 진격과 예상 못한 중국게임들의 반격 등

아무도 예상치 못한 ‘배틀 그라운드’ 성공을 비롯 IP 기반의 모바일게임 고착화, 시총 순위권에 진입한 펄어비스 등의 호재. 그리고 중국 게임들의 범람과 함께 IP 저작권 공방 등 2017년은 게임 업계에 큰 변화와 이슈가 많았다. 연말을 맞아, 올 한해 있었던 수많은 이슈 TOP 10을 살펴보자.

#1 '리니지2 레볼루션'이 가져온 게임시장의 흑과 백

2017년의 게임계 시작을 이끈 건 ‘리니지2 레볼루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년 말 출시한 ‘리니지2 레볼루션’은 출시 1달 만에 2,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해, 넷마블이 연 매출 2조 원을 가시권에 두는데 일조했다. 이러한 성공은 모바일 MMORPG의 붐을 견인했지만, 반대로 ‘겉만’ 다른 여러 모바일 MMORPG를 생산해내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더불어 MMORPG라는 ‘큰’ 장르를 만들거나 관리 하지 못하는 여러 중소 개발사들의 침체기도 가져왔다.

이는 더불어 최근 모바일 게임 중심으로 재편된 게임 시장의 쏠림을 더욱 견고하게 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신작 게임들의 경우 모바일 게임만이 소식을 들려오고 있는 실정이고, PC 게임들은 돌연 개발을 중단하거나, 출시 후 빠르게 쇠퇴하는 모습만을 보여주고 있다. 로스트아크, 프로젝트TL 등 여러 PC 게임 신작들이 예고된 바 있지만, 그와 비례해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검은사막 모바일’ 등 대형 모바일 게임 신작들도 함께 예고되었기에 이후의 결과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2 세계시장을 한방 먹인 블루홀의 '배틀 그라운드'

 PC 게임들이 맥을 못 추는 가운데, 뜻밖의 소식이 들려왔다. ‘테라’로 연명(?)만 할 것 같던 블루홀이 스팀이라는 해외 시장에서 성공했다는 소식이 바로 그것. 지난 3월 24일, 블루홀은 한국게임의 불모지라 불리던 스팀 시장에 ‘플레이어 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로 그야말로 대박을 치게 된다. ‘배틀그라운드’는 출시 13주 만에 누적 매출 1억 달러를 돌파, 10월 중순까지 1800만 장, 국내에서만 130만 장 가량을 판매하는 기염을 토하게 되는데, 이는 후에 동접자 303만이라는 기록까지 세우게 되면서 명실상부 세계 게임 시장에 한 방 먹인(?) 게임이 됐다. 이후 블루홀은 카카오게임즈와 협업, 국내 시장에도 진출했고 지난 21일 정식출시되어 그 상승세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3 '포켓몬GO'의 흥망성쇠

작년 7월, 해외에서는 ‘포켓몬GO’라는 AR(증강현실) 게임으로 난리가 났었다. 워낙 포켓몬 시리즈가 인기 있는 IP였지만, 증강현실이라는 생소한 시스템으로 직접 돌아다니며 ‘잡는다’라는 경험을 유저에게 느끼게 해 더욱더 큰 파장을 몰고 왔다. 그리고 이듬해 1월, 국내에도 드디어 정식 서비스가 시작됐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길거리 어디든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보며 걸어 다녔고, 그로 인해 크고 작은 사고가 생겨 우려를 낳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여러 아류작까지 생겨나는 등의 파급 효과가 있기도 했지만, 기존 콘텐츠의 지루함과 새로운 콘텐츠의 부재가 겹쳐 서서히 잊혀갔다. 최근 다시 업데이트와 이벤트를 추진하고는 있지만, 회복이 가능할지는 미지수이다.

#4 사드로 인한 중국의 한국게임 진출 규제, 반대급부 중국게임의 공세

국내에서 큰 이슈가 됐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비단 국내뿐 만아니라 중국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바로 한한령이 그것인데, 이는 중국 정부가 자국 내 중국인들에게 한국에서 제작한 콘텐츠 또는 한국 연예인이 출연하는 광고 등의 송출을 금지하도록 명한 것이다.

이런 규제를 게임업계 또한 피해 가지 못했다. 따로 게임 쪽을 규제한다는 언급은 없었으나 ‘판호’의 발급이 되지 않은 것이다. 판호란 일종의 허가권으로서 국산 게임이 중국에서 서비스하기 위해선 필수적인 것이다. 하지만 판호의 발급이 거의 없다시피하면서 국산 게임의 중국 진출은 잠정 중단됐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 등, 한중 관계가 점차 해빙될 모습을 보이고 있기에 곧이어 이러한 분위기도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와는 반대로 국내에 판치는 ‘양산형’ 게임에 몸서리치던 유저들을 노리고 중국산 게임들이 대거 침투해 높은 성과로 올렸다. ‘소녀 전선’, ‘붕괴 3d’ 등의 게임들이 ‘착한’ 게임을 주장하며 들어와 유저들의 마음을 훔친 것인데, 이후 미숙한 운영으로 주춤하는 듯했으나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5 전설은 사라지지 않는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와 무료화

우리나라 PC방 산업의 성장을 크게 견인했던 ‘스타크래프트’가 올해 3월, 리마스터의 발표와 함께 무료화까지 진행했다. 스타크래프트2의 등장, 없어진 게임리그 등, 이제는 기억 저편의 유물로 남는 듯 보였던 스타크래프트가 재도약을 시작한 것이다. 이번 무료화와 리마스터를 기점으로 국내에서는 다시 스타크래프트와 관련된 행사나 대회가 열리고 있다. 특히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는 기존의 래더방식이 아닌 브론즈, 실버 등의 랭크전을 도입해 유저들의 이목을 더 끄는 데 성공했다.

#6 어차피 우승은 한국, 여전한 한국의 e스포츠 강세

최근 열린 리그오브레전드 2017 월드 챔피언쉽, 롤드컵에서 또다시 한국팀이 우승했다. 이는 5년 연속 우승, 그리고 3년 연속 한국팀끼리의 결승을 했다는 것에 그 의미가 있다. ‘리그오브레전드’ 뿐만이 아니다. 오버워치 월드컵, 스타크래프트2 월드 챕피언십 시리즈, 히어로즈오브스톰 HGC 그랜드 파이널, 하스스톤 인비테이셔널 등의 게임에서 모두 한국이 우승을 거머쥐었다. 한 해외 네티즌은 “24시간 동안 한국이 게임 대회 5개를 우승했어”라며 “왜 한국인이 서양 팀들보다 훨씬 앞서 있는 걸까?”라는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이러한 한국의 e스포츠 강세는 올해를 지나도 계속될 것으로 짐작된다.

#7 업무량 좀 조절합시다. 크런치모드

‘구로의 등대가 꺼질 수 있을까?’

잦은 야근 및 주말 근무로 ‘구로의 등대’라고 불리던 넷마블이 야근 및 주말 근무 폐지, 탄력근무제 도입을 하게 되면서 듣게 된 말이다. 올해 업계 내에서는 이러한 불합리한 노동이 불거져 이슈가 됐었다. 일명 ‘크런치 모드’라고 불리는 이 시스템은 게임이나 소프트웨어 개발 업계에서 마감을 앞두고 수면, 영양 섭취, 위생 기타 사회활등 등을 희생하며 장시간 업무를 지속하는 것을 말한다. 게임 출시 및 업데이트 등의 마감을 맞추기 위해 취해지는 이 ‘모드’로 인해 혹독한 업무강도 및 수당 미지급 등의 열악한 게임 노동 환경이 불거졌다.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이런 실태로 인해 주요 게임사와 게임 협회에서는 최근까지도 그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다.

 

#8 “이 아이템 나오는 건 맞아요?” 확률형아이템 사행성논란과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Pay to win’. 결제를 하는 사람이 이긴다는 이 문구는 국내 게임 시장에서 지난 몇 년간 가장 뜨거운 감자 취급을 받아왔던 확률형 아이템 논란을 함축한 문구이다. 특히 모바일 게임 시장이 확대되면서 발전한 이러한 BM은 ‘지르는’ 유저와 그렇지 않은 유저들 간의 갈등을 항상 야기해왔다.

그런 와중 한국게임산업협회에서 지난 7월,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강화안이 시행됐다. 이는 게임 내 등급별 유료 아이템 획득 확률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고, 게임머니와 필수 아이템 등을 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을 포함하는 정책이다. 하지만 이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선 아직도 유저들은 의문을 품고 있다. 사실상 효과가 전무하다는 평인 것이다. 그러던 지난 10월, 정치권에서도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는데, 확률형 아이템이 도박이라며 비판했다. 심리적인 측면에서 도박과도 같다며, 게임업계의 자정 능력을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발언도 등장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확률형 아이템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는 가운데 한 해가 훌쩍 지나갔다. 국내업계가 과연 어떤 변화를 가질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9 슬럼프를 극복한 일본 게임, 올해의 강세!

올해의 GOTY(Game of the year)의 후보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올 한해는 굉장한 게임들이 등장한 해다.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부터 시작해 ‘슈퍼마리오 오디세이’, ‘니어 오토마타’, ‘페르소나5’, ‘호라이즌 제로던’, ‘배틀 그라운드’ 등 후보작들을 제외하더라도 손에 다 꼽을 수 없을 정도다. 헌데 유독 올해는 일본 게임의 강세가 뚜렷했다. GOTY의 집계 현황을 살펴보면 공동 2위를 기록한 ‘호라이즌 제로 던’을 제외하면 1위에서 5위까지를 일본 게임이 차지하고 있다. 별다른 이변이 없다면 올해의 GOTY는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가 차지할 것이라 모두 짐작하고 있다. 지난해 GOTY가 ‘언차티드4’와 ‘오버워치’의 싸움이었던걸 생각해보면 놀라울 정도의 변화다. 이는 참신한 게임성과 슬럼프를 극복해낸 일본 게임의 힘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보면 ‘같은’ 게임형식만을 반복하고 화려하고 꾸밈만을 고집하는 서구권 게임에 대한 유저들의 일침이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10 나만 기다린 것이 아니었다. 닌텐도 스위치

닌텐도 스위치는 닌텐도에서 개발한 휴대용과 가정용 게임기가 통합된 구조를 취한 하이브리드형 8세대 게임기이다. Wii U의 부진으로 인해 차세대 콘솔에 대한 얘기는 몇 년 전부터 계속됐으나 루머만이 가득했었다. 그러던 2017년 3월 3일, 일본, 미국, 캐나다, 유럽 호주 등지에서 드디어 닌텐도 스위치라는 차세대 콘솔이 출시 됐고,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일본에서는 발매 3일 만에 약 32만대를 팔아치웠으며, 북미에서는 발매 첫 주에 60만대 이상 판매되어 이전 콘솔인 Wii의 기록을 갈아 치웠다. 이는 역대 북미 닌텐도 콘솔 중 최고의 성적이라고 한다. 동시에 올해 강력한 GOYT(Game of the year)후보로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가 떠오르게 되면서 함께 품귀현상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지난 12월 1일 출시됐는데, 이후 3일 판매량이 기존 닌텐도DS나 Wii의 1개월 누적 판매량을 뛰어넘을 정도로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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