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보다 변화는 적지만 원작의 재미를 더욱 충실히 구현, 새로운 기술들의 조합이 재미있다

2013년 6월 ‘토귀전’이 PSP와 VITA로 출시됐을 때만 해도 이 게임은 캡콤의 유명 게임 ‘몬스터 헌터’의 아성으로 탄생한 아류작에 불과했다. 몬스터 헌터 시리즈가 가진 헌팅 장르의 기본적 특성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부위 파괴를 통해 약점을 만드는 과정이나 부가적인 스킬 트리 역할의 ‘미타마’ 개념은 토귀전만의 특징이었지만 무기부터 진행 과정까지 모든 부분은 인기작 몬스터 헌터 시리즈를 넘기에는 다소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일본 내 판매량이 기대 이상을 달성했고 VITA의 보급률에도 영향을 주는 상황이 오면서 후속작 개발 및 우리나라 현지화 출시 등이 이루어지게 됐다는 점이다.

귀신 때려잡는 게임, 토귀전2가 출시됐다.

이후 2014년 8월28일 확장판 개념의 ‘토귀전 극’이 출시 됐고 12월19일에는 자막 한글화돼 국내 정식 출시됐다. 당시 모 커뮤니티 사이트의 ‘호적패’ 열풍은 기자 역시도 즐겁게 경험했던 색다른 재미였다. 당시는 한글화 타이틀이 적었기 때문에 이 게임의 현지화는 큰 화제가 됐다.

그러나 큰 변화점이 없는 후속작의 등장이 얼마나 큰 매력을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그리고 2016년 11월24일 선행 출시된 일본보다 약 4개월 정도 지나 토귀전2가 등장했다.

*시각적 변화보단 게임성 자체에 대한 차별화가 우선
토귀전2는 기존 시리즈의 특징을 보강하고 몬스터 헌터 시리즈와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한 다양한 장치를 더한 느낌이었다. 부위 파괴나 미타마 조합을 통한 성장 부분은 물론 전투 자체의 즐거움도 한층 풍부해진 형태였다.

손으로 잡아서 괴롭혀 줍니다. 이것이 귀신의 손 오니노테!

가장 눈에 띄는 차별성은 ‘오니노테’로 불리는 귀신의 손 기능이다. 이 기능은 무기의 형태로만 접근할 수 있는 날아다니는 오니나 뿔 등의 부위 파괴를 어떠한 무기로도 가능하게 만든 새로운 기능이다. 이걸 사용하면 원하는 위치를 잡아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

이 오니노테 기능은 단순히 접근용으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높은 지형으로 이동할 때나 특정 사물을 파괴할 때, 그리고 5대 속성 원소를 획득하거나 붉은 기운을 내뿜고 있는 거대 오니를 쓰러뜨릴 때도 사용된다.

오니노테로 실행하는 완전 부위파괴는 솔솔한 신기술이다.

특히 거대 오니의 부위 중 하얗게 빛나는 부위를 공투 게이지가 최대 상태에서 오니노테로 잡게 되면 해당 부위를 ‘완전 파괴’할 수 있게 돼 전작보다 한층 전략적인 전투가 가능해졌다.

전작이 단순히 연속적인 부위 파괴 후 공격을 연타하는 개념에 가까웠다면 토귀전2는 오니노테를 활용해 오니들을 더 빠르게 그리고 확실하게 제압하는 방식으로 재미를 부여한다.

덕분에 게임 전체적인 속도가 빨라졌다. 30~40분 걸리던 사냥은 정말 후반 지옥 같은 난이도의 임무 정도만 해당이 되며 이야기 상 임무나 중반까지 임무들은 대략 3~10분 이내로 완료할 수 있다. 그래서 전작처럼 큰 맘 먹고 접속하는 느낌이 확실히 줄었다.

덕분에 싸우는 시간이 대폭 줄었다. 이점은 참 만족스러운 부분.

전장 자체가 오픈 월드화 됐지만 기본적인 구성은 전작과 흡사하다. 임무를 받으면 특정 지역으로 바로 이동돼 사냥을 하게 되고 이야기 상 임무는 유저가 사냥터로 직접 이동해 수행해야 한다. 이 과정은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고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

바로 귀질풍으로 불리는 빠른 이동 기능 때문이다. 전작은 크게 이동을 해야 할 일이 적다 보니 빠른 이동에 대한 수요가 적었지만 오픈 월드로 변한 토귀전2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기술이 됐다. 그래서 오픈 월드이지만 이에 대한 불편함은 거의 느끼지 못한다.

귀질풍은 도망갈 때도 좋습니다.

오픈 월드가 도입되면서 필드 내 무언가를 찾는 요소들이 많아졌다. 이점은 호불호가 갈릴 부분으로 보인다. 막상 필드 내 사물들의 가독성이 좋은 편은 아니라서 특정 소목표를 바로 옆에 두고 지나치는 일도 다반사로 생긴다. 미니 맵도 이런 불편함에 한 몫 한다.

물론 사냥터를 찾아 다니며 다양한 요소를 찾는 재미는 전작보다 확실히 좋아졌지만 이 과정 자체가 매우 재미있다고 보긴 어려웠다. 이 과정에서 얻는 요소들이 뭔가 큰 보상보다는 대 부분 수집적인 요소 (비문, 궤짝, 표식 등)에 불가하기 때문이었다.

*오니노테로 만들어진 신 전투, 새로운 신무기의 액션도 볼만
오니노테가 추가되면서 전투 자체의 속도감이 높아졌고 이를 활용해 전작에서는 무겁고 느렸던 무기인 금쇄봉과 수갑 등이 활용 방안이 커졌다. 이 부분이 토귀전2의 전투에서 가장 많이 변한 부분이다. 추가된 무기는 순검과 사입편이다.

순검은 칼과 방패로 구성된 공수 밸런스가 좋은 무기였다. 수비 형태와 공격 형태 2가지로 나눠 거대 오니를 탱거 입장에서 상대하거나 작은 오니들을 빠르게 제압하는 것이 가능했다. 특히 적의 파고들기를 받아 치는 카운터 ‘위봉’은 거대 오니 사냥에서 필수다.

또한 사입편은 데미지 자체는 작지만 여러 번의 연속 공격이 빠르게 가능했으며, 고무 사출로 부위를 약화 시킨 후 폭파 시키는 형태의 ‘야기’ 기술을 통해 빠르게 부위 파괴가 가능한 무기다. 지상과 공중에 따라 액션 자체가 조금 달라지는데 자동 록 온 상태에서는 큰 무리가 없었다.

변화 폭이 거의 없는 활. 무난 하지만 그렇다고 딱 좋다고 보기 어렵다.

두 개의 무기 모두 준, 상급자용이었다. 액션 자체를 기본적으로 습득하는데는 쉬웠지만 제대로 사용하려면 많은 연습이 필요했다. 그러나 기존 무기와 차별화도 좋고 새로운 무기를 기다려온 유저들 입장에서도 만족스러운 결과물들로 생각됐다.

기존 무기들도 몇몇 기술을 추가해서 활용 방안을 높였다. 가장 복잡해진 건 태도와 사슬낫, 총이었다. 이중 총의 경우는 오니노테를 사용해 공중에서 피격하는 방식을 더했고 척탄 사격와 영탄 사격의 중요도가 매우 높아져 중급 이상의 유저에게 어울렸다.

또한 저격탄과 관통탄 위주로만 쓰였던 것과 달리 산탄, 폭발탄, 흡인탄, 시한탄 등의 전체적인 효과가 높아져 활용 방안이 다양해졌다. 예를 들어 오니노테 이후 파괴를 노리는 부위에 다가가 산탄을 쏘는 방안은 머리나 뿔 등을 파괴하기에 더 없이 좋다.

무기는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 1~2개를 찾아 파고드는게 제일 좋다.

다만 반대로 지지 부진한 무기들도 있다. 활의 경우는 오니노테를 거의 쓸 일이 없어졌고 전작과 큰 차이가 없어 전술적인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 조금 상황이 나아졌지만 수갑은 여전히 금쇄봉과 비교해서는 선택할 이유가 부족하고 신규 추가 턱 분쇄 기술이 매우 쓸모 없다.

그래도 전작과 비교해보면 전체적인 속도감이 상승됐다는 점과 쾌속 부위 파괴 등이 가능해 특정 아이템을 획득하지 못하는 일이 확실히 줄었다. 그리고 연속 부위 파괴에 완전 파괴 등이 이어질 때의 손맛은 정말 상당해서 전작보다 호쾌한 플레이를 느낄 수 있었다.

*다소 답답한 이야기 전개, 여전히 매력적인 캐릭터
그러나 이런 속도감 넘치는 플레이 환경에 비해 중심 이야기 전개는 매우 답답할 정도로 느리다. 코에이테크모 특유의 마을 환경 시스템 때문인데 누굴 만나고, 찾아가고 하는 과정들이 정말 느리고 답답하다. 전투에서 신났다가 임무로 돌아오면 힘이 다 빠질 지경이다.

중심 임무 진행하다가 졸려서 잠들 뻔.. 왜 이렇게 느리고 답답하게 만들었을까.

특히 중심 임무 진행은 기자에겐 곤욕에 가까웠다. 급한 상황에서도 느릿느릿 걸어오는 캐릭터 모습이나 스킵이 불가능한 실시간 이벤트, 하나의 중심 임무 진행 하는 사이 넓은 마을 여기저기를 뛰어다니게 하는 과정은 섬세하지도 재미있지도 않았다.

물론 이야기는 과거와 미래, 현재를 오고 가는 판타지 물로서 꽤나 수준 높게 제작돼 있다. 이야기 자체는 몰입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고 전작이 가진 느낌을 잘 살려 새로운 캐릭터들이지만 크게 부담 없이 다가올 수 있게 만들어준다.

그나마 CG 영상은 스킵이 가능했다. 다른 것도 가능하게 해줘!

그러나 과정 자체가 너무 속도감이 떨어진다. 일일이 임무를 확인하러 직접 만나야 하고 수 많은 대사를 한 번에 스킵 할 수 없게 해서 버튼 연타를 하도록 만드는 일이 너무 많이 생겼다. 이 지루함만 없었다면 토귀전2는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이런 환경 속에서 캐릭터는 빛난다. 독특한 천재 캐릭터 ‘박사’나 알고 보니 용사인 ‘토키츠구’, 눈을 즐겁게 해주는 그웬과 베니즈키, 열혈 바보 캐릭터 ‘츠바키’, 전작의 주역인 소마와 하츠호 등은 그 특유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유저들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멋진 캐릭터마저 없었고 그들에게 어울리는 뒷 이야기마저 없었다면 아마 이야기 진행은 역대 최고 난이도 높은 고행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캐릭터는 너무 좋다.

*이젠 몬스터 헌터의 아류작이 아닌 토귀전 본연의 맛을 준다
물론 이야기 진행이 싫다면 온라인이나 싱글 플레이 환경으로 즐기면 된다. 통합본부에 들어가서 온라인, 싱글 등 선택해 즐기면 단계별로 중심 임무 전개랑 상관 없이 필드 내 임무를 모두 즐길 수 있다. 여기에 NPC들이 주는 오픈 월드 임무는 포함되지 않는다.

게임 자체는 매력적이다. 전작에서 느껴진 단점들을 최소화 시키면서 몬스터 헌터 시리즈와 차별성에도 성공했다는 느낌이다. 아마 이 게임하다 몬스터 헌터를 하라고 하면 답답해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 정도였다.

거대 오니를 보면 어딜 파괴할까 부터 생각난다.

그리고 사냥 자체가 주는 쾌감이 전작보다 몇 배나 좋아졌고 아군과 함께 하는 인공지능 캐릭터들의 능력이 한층 좋아져 ‘나만 잘하면 되는’ 게임이 됐다. 호적패 좋은 걸 획득하면 정말 인공지능들이 싹 쓸어 격파하는 그런 명장면들을 다수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래픽은 정말 아쉽다. PS4로 즐겨봐도 그래픽은 그리 좋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고 전투 도중에는 프레임 드랍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처음에는 타격감 효과인가 싶었으나 특정 상황에서 프레임이 끊어지듯 ‘틱틱’ 거리는 장면이 많이 생겼다.

목욕은 여전히 돌발 변수로 가득하다.

토귀전2의 총점은 10점 만점 기준 8점이다. 게임성 자체는 나무랄 것이 없고 전작보다 한층 풍부해진 액션성은 속이 다 시원할 정도로 좋다. 다만 부족한 편의성과 기대보다 낮은 그래픽 수준, 여전히 애매한 무기 밸런스는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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