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한 현지화로 출시된 게임, 읽고 보고 듣는 재미 커.. 예상을 깬 코믹 요소 눈길

니혼이치 소프트웨어사의 하야리가미 시리즈는 도시전설을 소재로 만들어진 ‘추리’ 개념의 노벨식 어드벤처 게임이다. PS2부터 PSP, 닌텐도DS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출시됐고 ‘신 하야리가미’부터는 PS3, VITA, PS4 등의 플랫폼으로 출시되기 시작했다.

도시전설을 소재로 만들어진 이 게임들은 심령 현상처럼 보이는 사건을 현실적인 트릭으로 밝혀내는 과학 루트와 반대의 입장인 오컬트 루트로 접근, 이야기가 달라지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신 하야리가미2는 원작 회귀라는 캐치프라이즈를 내건 신작 어드벤처 게임이다.

또한 자신이 파악한 결과들을 바탕으로 해 결과를 정리하는 ‘추리 로직’과 자신의 입장에서 문제를 곱씹어보는 셀프 퀘스천, 한정된 포인트를 사용해 선택지를 선택하는 커리지 포인트 등 이 시리즈만의 특징이 다수 존재한다.

신 하야리가미2는 이 같은 전통적인 요소를 그대로 가져왔다. 오히려 전작에서 약해졌던 과학, 오컬트 루트와 셀프 퀘스천 시스템 등이 부활됐다. 또한 시리즈의 전통이었던 옴니버스식 전개 방식을 더해 에피소드 하나하나를 즐기는 재미가 높아졌다.

시리즈 전통 중 하나인 '셀프 퀘스천' 기능

이 게임은 전작 신 하야리가미의 사건 중 하나였던 ‘블라인드맨’ 편에서 약 2년이 흐른 후 갑작스러운 G현 수사1과로 배치된 주인공 호죠 사키의 입장에서 겪게 되는 괴상한 사건들과 여러 인물들 간의 드라마를 담고 있다.

게임 자체는 전작보다 훨씬 나아진 느낌이다. 전작의 경우는 중심이 약했던 시나리오와 공감대 형성이 낮았던 주인공, 미비한 시스템으로 혹평을 받았다. 물론 다양한 시각에서 나오는 분기점은 상당히 괜찮았지만 그 외 부분은 기대했던 것에 비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심리전 특유의 재미를 더한 시스템 라이어즈 아트

신 하야리가미2는 ‘원점 회귀’라는 캐치프레이즈에 맞춰 기존 시리즈가 가졌던 전통적인 재미를 잘 표현하고 있다. 좀 더 공감적인 느낌이 강해진 주인공과 독특하면서도 개성 넘치는 주변 인물, 그리고 주요 특징인 ‘라이어즈 아트’가 대폭 개선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히 라이어즈 아트는 확실히 나아졌다. 기존 시리즈에서 라이어즈 아트는 큰 의미를 두기 어려울 정도로 어색했지만 이번에는 실제로 심리전을 즐기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부분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분기가 등장해 곱씹어 보는 재미가 상당하다.

추리 로직은 게임을 마무리 하는 단계이자 시리즈의 대표 특징이다.

총 5개의 에피소드들은 하나하나 파고 드는 재미가 좋다. 다만 네 번째 에피소드에 대해서는 단점 부분에서 따로 언급하겠다.

에피소드들은 심령적인 측면에서 벌어진 사건을 과학적, 오컬트 루트로 분석하고 나름의 결말을 내는 형태로 전개된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엔딩들이 존재하고 해피, 배드, 노멀 등 다양한 엔딩과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야기의 전개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지만 전개 과정에서 나오는 예상치 못한 전개나 반전의 엔딩, 그리고 선택에 따른 여러 분기 등은 파고 드는 재미가 상당했다. 이 과정에서 나오는 ‘F.O.A.F 데이터 베이스’와 ‘후일담’도 신선하고 즐겁다.

차곡차곡 데이터 베이스를 모아가는 재미도 상당하다.

텍스트 어드벤처답게 읽는 재미가 뛰어나다. 데이터 베이스에는 전개되는 과정에서 나오는 다양한 언어를 파악하고 분석할 수 있는 것으로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돼 있어 파고 드는 요소를 즐기는 것을 찾는 유저들 입장에서는 큰 매력 요소가 아닐까 싶다.

효과음과 연출, 일러스트도 수준급이다. 실제 하나의 에피소드를 꼼꼼히 읽고 즐기는 과정은 몇 시간이 훌쩍 지나갈 정도로 몰입도가 높다. 특히 첫 번째 에피소드 ‘OO녀’는 전편, 후편으로 나눠 오랜 시간 여러 번 반복해 즐길 이유가 있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기능적인 측면은 상당히 편한 부분이 많다.

이 과정은 효과음과 시리즈 특유의 연출, 그리고 파고 드는 재미의 라이어즈 아트 등의 요소 덕분이다. 사실 연출적인 측면이 비주얼 노벨 방식의 텍스트 어드벤처라는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지만 신 하야리가미2는 그런 부분을 최대한 잘 채워 냈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들도 있다. 우선 아까 언급한 네 번째 에피소드는 긴 분량과 독특한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지만 괴담 위주로 전개되는 상황에서 코믹한 전개의 기담이 과연 필요했을까 싶은 느낌이 든다.

실제 에피소드 세 번째까지는 흥미진진한 괴담에 대해 과학, 오컬트 루트로 접근하며 즐기는 상황이 전개된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네 번째 에피소드는 이런 흥미진진했던 과정을 깨버릴 정도로 허탈하다. 

물론 이야기는 재미있고 “그럴싸 한데?” 느낌은 있지만 괴담 위주의 전개를 바랬던 유저들 입장에서 본다면 뜬금 없는 요소가 아니었나 싶다. 오히려 이런 부분은 진행 과정에서 얻게 되는 후일담에서 다뤘다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네 번째 에피소드는 다소 뜬금 없지 않나 싶다.

또한 과학, 오컬트 루트가 존재하지만 과학 루트 자체가 오컬트 루트에 비해 빈약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오컬트 루트는 상당히 신선하고 재미있다. 그러나 과학 루트는 중반 이후 힘이 빠지고 서둘러 결과를 내는 것처럼 밋밋해진다.

기존 시리즈의 경우는 과학과 오컬트 루트 자체의 차이가 상당히 커서 2개의 루트가 완전히 다르다는 느낌을 줬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그런 느낌이 들지는 못했다. 오히려 한 개의 루트로 만들어진 에피소드를 억지로 과학 루트를 추가한 느낌이 들 정도다.

그리고 선택지의 요소 중 하나인 커리지 포인트는 이번 작품에서는 거의 의미가 없다. 사실 이 기능 자체는 시리즈 내에서 여러 번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 든 사항이기도 하다. 이번 작품에서는 그런 문제는 그대로 나왔다.

커리지 포인트는 연출을 제외하면 이번 작품에서는 쓰임새가 부족하다.

몇몇 에피소드의 선택지에서는 커리지 포인트가 쓰이긴 하지만 대 부분 그걸 선택하는 과정이 ‘쓸모’가 없는 경우가 많다. 거창하게 만든 시스템이지만 오히려 이걸 선택해서 부정적인 결과를 얻는 상황이 자주 생긴다. 이 부분은 참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었다.

그러나 게임 자체가 주는 재미는 상당하다. 이야기 하나하나를 읽어 나가고 엔딩 이후 후일담을 읽으며 전개 과정에서 나온 궁금증을 풀어내는 과정은 멋진 괴담 소설을 읽는 재미처럼 즐겁고 푹 빠져든다.

이야기에 대해서는 정말 아쉬울 것이 없다. 빠져드는 재미를 놓치지 말자.

멋진 캐릭터와 독특한 이야기, 그리고 가끔 사람을 놀라게 만드는 연출, 아름다운 일러스트도 매력적이다.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이 최근 많이 나오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 게임은 즐길 이유, 재미가 충분하다. 기회가 된다면 놓치지 말고 즐겨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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