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대표 겸 디렉터, 이동기 테크니컬 디렉터를 만나다

"손으로 직접 플레이하는 감각, 분명히 다를 겁니다."

시프트업의 콘솔 액션 대작 '스텔라 블레이드'가 3월 29일 체험판을 공개한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나면, 글로벌 정식 출시일인 4월 26일이 다가온다.

체험판은 게임 본편의 시작 지점인 강하 부대 낙하 장면부터 시작한다. 네이티브에게서 지구를 되찾기 위해 내려온 주인공 이브를 따라 시작부터 첫 보스전까지 게임 플레이를 체험할 수 있다. 클리어 후 보스 대전 모드를 통해 다양한 세팅으로 또다른 보스를 상대해볼 기회도 제공한다.

김형태 대표는 그동안 해외 다양한 웹진을 만나 인터뷰를 가지고 게임 정보를 공개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물어볼 말은 많았다. 시프트업 콘솔 AAA 도전의 의미, 한국 게임 최초 소니 세컨드파티, 액션과 캐릭터에 관한 궁금증이 줄을 이었다.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 겸 '스텔라 블레이드' 디렉터, 이동기 테크니컬 디렉터를 시프트업 사옥에서 만났다. 김형태 대표는 "직접 플레이할 때 더욱 재미있을 게임이며, 다회차 플레이에서 얻는 특별한 경험이 있을 것"이라면서 게임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시프트업 김형태 대표(왼쪽), 이동기 테크니컬 디렉터(오른쪽)
시프트업 김형태 대표(왼쪽), 이동기 테크니컬 디렉터(오른쪽)

Q. 근접 무기인 '블러드 엣지'를 머리핀처럼 뽑아 사용하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어떤 의도로 디자인했나?

김형태: 보통은 검을 등에 매거나 하지만, SF 방식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캐릭터 특성에 맞게 핀 형태에 아이디어를 뒀고, 수납형으로 분열되어 머리에 들어가되 머리띠와 조화를 이루게 디자인했다.

롱 포니테일 헤어는 전투에서 여러 흐름을 보여주는 데도 쓰이는데, 이와 연결해 액세서리처럼 보이다가 전투에서 칼로 변하는 기믹이 완성됐다. 결과적으로 깔끔하게 의상과 어울리는 처리가 된 것 같다.


Q. 세팅 장비나 수트에 여러 능력치가 붙어 있었다. 조합에 따라서 액션 커마 범위가 넓어 보이는데,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설계했나?

김형태: 장비는 엑소스파인과 기어로 나뉘는데, 둘 모두 유저 플레이에 깊게 반영한다. 방어나 신중한 플레이로 할 수도 있고, 속도 중심이나 힘 중심의 치명타 플레이도 가능하게 디자인했다. 엑소스는 성장 3단계까지 시키고 옵션이 개방되며, 기어는 4개까지 장착 가능하다.

개인적으로는 속도 상승 기어만 3개 장착해 빠르게 공격하는 형태를 즐긴다. 굉장히 시원한 액션이 가능하기 때문에다. 반대로 극단적으로 묵직한 플레이도 가능하니 취향에 맞게 선택해서 플레이해보시길 바란다.


Q. 최근 여러 게임에서 최적화에 대해 말이 많다. 어떻게 준비했나?

이동기: 옵션을 세 가지로 준비했다. 1440p 기반 가변 해상도에서 고정 프레임이 되는 성능 옵션이 있고, 균형 옵션은 50~60프레임 정도에 일반 전투는 더욱 안정적으로 나온다. 그래픽 우선 옵션은 네이티브4K에 30프레임이다. 최적화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개발팀 모두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김형태: 성능 모드로도 그래픽이나 플레이에서 부족한 느낌은 없을 것이다.

Q. 체험판에서 일반과 보스 전투의 호흡이 서로 다른 것 같았다. 자세를 무너뜨리는 패링 손맛이 있었지만, 필드 일반 전투에서 느끼기에는 몬스터 체력이 낮고 균형 게이지는 많았다. 의도된 설계인가?

김형태: 균형 게이지가 모든 적에 있지만 필수로 강요하진 않는다. 콤보나 베타 스킬을 이용해 적 공격을 기다리지 않고 몰아붙이는 전투가 가능하다. 전투 깊이는 후반부로 갈수록 성장 트리가 개방되면서 조합에 따라 플레이 성향이 매우 달라진다. 어떤 유저는 패링에 집중하고, 누군가는 어그레시브한 콤보를 넣어 승부하기도 한다.

일방적인 패턴을 보이지 않으려 노력했다. 보스는 HP가 높다보니 패턴 파훼가 중요하지만, 그것도 스킬과 기어에 따라 공격적인 해법이 존재한다. 패링과 회피의 차이 역시 나중 갈수록 저스트 회피를 해서 쌓이는 게이지나 후속 연결 스킬이 생겨서 회피 플레이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이동기: 개발진에서도 모두 선호하는 공격 패턴이 달랐다. 유저마다 원하는 전투 호흡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Q. 기본 키설정을 보면 약-강공격이 □와 △버튼, 일반 상호작용이나 아이템 줍기가 R2 버튼이다. 흔히 보기 어려운 배치인데 이렇게 한 이유가 따로 있나?

김형태: 인터랙션에 따라 많은 충돌이 일어날 수 있었다. R2 버튼을 슈터 게임에서 트리거로 많이 사용하곤 하는데, 스텔라 블레이드를 해보면 "왜 진작 이렇게 하지 않았지?" 싶을 정도로 간섭 없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좋은 버튼이라 생각한다. 불편하다면 근처 아이템을 자동으로 줍는 옵션도 있으니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다.


Q. 다른 액션 게임들에 비해 주인공 사망 신이 짧다. 의도한 것인가?

김형태: 사망 연출로 즐겁게 하는 게임이 많다. 그런데 우리는 중반부를 넘어가게 되면 자주 죽을 수 있다. 그때마다 연출을 보여주니 지루해졌다. 우리는 시간을 끄는 연출을 거의 하지 않았다. 사망 패널티도 없다. 죽음에 부담감 없이 플레이할 수 있도록 연출을 최소화하고 빠르게 재도전하는 형태로 준비했다.


Q. 데모에서 듀얼센스 활용이 굉장히 좋았다. 어느 정도까지 구현했고, 어떤 경험을 주고 싶었는지 궁금하다.

김형태: 게임 몰입감을 올리는 데 좋은 피처라고 생각했다. 현장감을 주거나 공격을 강조하고 싶을 때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드론을 변형시켜서 원거리로 공격하는 부분도 있는데 어댑터 트리거를 통해 탄환을 발사하는 느낌 등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직접 체험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데, 체험판은 원거리를 포함해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영상으로만 보지 마시고 꼭 직접 플레이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Q. 메인을 비롯해 서브를 대부분 플레이했을 때 타임은 어느 정도인가?

김형태: 평균적으로 눈에 보이는 서브 콘텐츠를 적당히 따라갔을 경우 25시간 정도 걸렸다. 꼼꼼하게 할 경우 30~35시간, 모든 퀘스트를 완벽하게 클리어하려 한다면 40시간 이상이다.


Q. 다회차 요소나 하드 모드 플레이에서만 얻을 수 있는 보상이 있나?

이동기: 출시 시기에는 없지만 준비 중이다. 그중 뉴 게임 플러스는 빠르게 업데이트 예정이다.

김형태: 별도 보상은 없지만, 다회차 플레이를 해야 얻게 되는 경험은 존재한다. 자세히 말하려 하면 스포일러가 된다.


Q. 오프닝에서 동료가 죽을 때와 같은 중요한 장면에 BGM 볼륨을 절제했다는 느낌도 있었다.

김형태: BGM을 굉장히 신경 써서 연출 타이밍에 맞게 준비했다. 볼륨 조절이나 스피커 세팅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모든 부분에서 음악이 꽉 차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대사에 집중할 때는 안 나오기도 하면서 영화 같은 템포를 가져갔다.

이동기: 사운드 팀에서 컷신에서 대사와 음악이 겹칠 경우 섬세하게 밸런스 조절을 했다. 그런 식의 처리를 하나씩 해서 의도한 대로의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Q. '승리의 여신: 니케'도 그렇고, 시프트업이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선호한다는 느낌이 든다. 취향이라고 봐야 할까? 개발 관점에서 장점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김형태: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아포칼립스는 폭력이 필요한 상황을 만들기 가장 적합하다. 인류가 위험에 처했고 모든 것이 무너졌기 때문에, 타개를 위해 여러가지를 동원하면서 유저 플레이 동기를 이어나가기 좋다. 

비주얼에서도 안 부서진 것보다 부서지고 무너져가는 것 표현이 훨씬 매력적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일상적 풍경에서 벗어나 게임을 즐기기에 적당한 세계관이다. 개발진 취향도 물론 담겼다.


Q. 소니 세컨드파티에 합류한 한국 최초 게임사다. 소니는 어떤 도움을 줬나?

이동기: 첫 콘솔게임을 개발하면서 유형, 무형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로컬라이제이션을 음성과 언어 모두 지원해줬고, QA도 큰 도움이 됐다. 또 유저 테스트도 소니 유저 리서치팀에서 진행해줘서 게임 유저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밸런스는 어떤지 잘 알 수 있었다.

김형태: 소니는 자체 채널의 유저 접근성도 높다. 전 세계 유저들에게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 PR 쪽도 회사에 직접 찾아와 며칠간 긴 회의로 게임 장단점을 논의하고 파악한 뒤 소니와 소통을 돕고 있다. 유저들에게 진면목을 보여주는 과정을 보고 감탄한 적이 있다. 현재 최적의 파트너고,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Q. 체험판부터 접근성 옵션이 굉장히 많이 보였다. 어느 정도까지 플레이가 가능한가?

이동기: 우리 개발팀에게 익숙한 과제는 아니었다. 이것 역시 소니 측에서 초창기부터 많은 조언을 해줘 진행하게 됐다. 간단한 멀미 제어 옵션부터 텍스트 시각 제어, 색약 등 색각 옵션, 중요 부분 색을 다르게 표현해 인지를 돕는 옵션 등을 지원한다.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라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Q. 게임 정식 명칭을 스텔라 블레이드라고 지은 이유는?

김형태: 주인공은 콜로니에서 고향을 되찾기 위해 내려온 전사다. 캐릭터 자체가 검과 같다고 생각했다. 별에서 온 칼날 느낌을 살리기 위해 지었다.

Q. 체험판에서 두 개 보스를 상대할 수 있는데, 보스 대전 모드의 '스토커'를 기준으로 전체 보스 난이도를 설명한다면?

이동기: 스토커는 게임 중반에서 살짝 뒤쪽에 나오는 보스다. 실제보다 데모에서 약간 더 강하게 세팅된 편이다. 유저가 개방된 스킬을 통해 다양한 조합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 이유다.


Q. 트레일러에 다양한 동료 인물이 있었다. 이브만 단독 조작하는 게임 속에서 이들의 이야기를 어느 정도 비중과 어떤 방식의 내러티브로 풀어낼지도 궁금하다.

김형태: 한국은 내러티브와 동료 이야기를 직접 이끌어가는 게임이 흔치 않다. 우리도 비중에 고민이 많았다. 이번은 이브 여정이 가장 중요하지만, 동료들도 끝까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러 주요 기점에 주인공과 함께 고민하고, 사이드킥 역할이나 동료로서 유머와 심각한 대화도 나눈다. 메이저 콘솔 게임과 비슷한 수준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다만 조작이나 전투는 이브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맞다.


Q. 혹시 블러드 엣지 외에 다양한 근접 무기 종류가 있나?

김형태: 블러드 엣지를 핵심으로 깊이 있게 사용하도록 했는데, 게임을 진행하면 뭔가 더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Q. 완전히 원거리 공격 중심으로 간다거나 하는 조합 자유도가 있을까?

김형태: 이와 관련해 재미있는 기믹이 들어간 레벨이 있을 것이다. 기대해도 좋다.


Q. 체험판 일부에 불쾌할 수 있는 기습도 있었다. 또 가드 불가 공격 등을 쓰는데 초반에 안내가 없어 불친절하기도 했다.

김형태: 전투나 탐험이 긴장감을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점프스케어도 게임성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불쾌함을 덜기 위해 스캐너를 써가며 조심해서 가는 것도 가능하다. 가불기는 처음에 유저들이 수동적 대응을 하게 되는데, 진행하다 보면 적극적으로 전황을 유리하게 만들 수 있는 해법이 나온다. 오히려 가불기 등장을 반기게 될 정도로 즐겁게 바뀌니 기다려주셨으면 한다.


Q. 출시 후 DLC 계획은 어떤가? 아이템 등을 별도로 파는 상품은 없나?

김형태: 당장은 계획이 없지만 의상 업데이트는 많이 할 예정이다. 추가 결제가 필요한 시스템은 전혀 없다.

Q. 수위 높은 신체 표현에 해외에서도 극과 극의 반응이 나왔다. 비판도 있고 또 큰 환영도 보이는데, 이런 반응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하다.

김형태: 좋아해주시는 분들을 보고 반가우면서 진심으로 감사했고, 비판하는 분들 역시 그 이유가 명확하기 때문에 존중한다. 다만, 개인적으로 모든 콘텐츠가 똑같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체험판과 게임 출시를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김형태: 의도치 않게 유저들이 영상으로 먼저 게임을 접했다. 하지만 직접 플레이를 해보고, 더 많이 할수록 재미있는 게임이다. 최선을 다해 체험판을 준비했고 본편은 더욱 매력적인 플레이를 담고 있으니 꼭 직접 플레이를 권한다. PS5가 없다면 빌려서라도 한번 느껴주셨으면 한다. 손으로 느끼는 감각이 다를 것이다.

이동기: 하는 것에 훨씬 매력이 있는 게임이다. 영상 시청 이상으로 많은 매력을 느낄 것이다. 재미있게 즐겨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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