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간 분량의 체험판, 보스 대전 모드 등 부가적 즐길 거리도 담아
다채로운 확장 트리의 액션, 입체적인 청각 표현, 듀얼센스의 공격적 활용
모든 것 떠나 AAA 대작으로 기대하기 충분한 체험

꽤 기대했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기대치를 조금 더 올려도 될 것 같다. 

29일,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가 체험판을 전 세계 PS스토어에 무료 공개한다. 본편은 4월 26일 PS5 독점 플랫폼으로 정식 출시된다. 시프트업 첫 콘솔 도전작이자 한국 게임계 최초 소니 세컨드파티, 그리고 트레일러 속 현란한 그래픽과 캐릭터로 인해 국내외 관심이 모두 높다. 

살짝 '김'이 새는 일도 있었다. 지난 8일 북미 스토어에 실수로 잠시 페이지가 노출되면서 적지 않은 유저가 데모 체험이 가능하기도 했다. 플레이 영상만으로도 준수한 퀄리티가 엿보여 기대감은 떨어지지 않았다.

체험판 공식 배포를 며칠 앞두고 미리 체험해볼 기회를 얻었다. 직접 플레이는 확실히 달랐다. "이런 게임이었구나"라는 느낌이 새삼 다가온다. PS5이기 때문에 가능한 조작과 손맛, 그리고 청각 효과가 게임 속에 있었다. 

체험판 클리어는 한 시간 정도 소요된다. 본편 게임의 최초 시작 부분이자 튜토리얼 파트를 지나 첫 메인 보스전까지 즐길 수 있다. 본편을 구매할 경우, 체험판 보스 직전 체크포인트부터 출시 후 게임 재개가 가능하다. 

의문의 괴생명체 네이티브에 점령당한 지구를 되찾기 위해 콜로니에서 공수부대가 낙하하고, 주인공 이브가 홀로 살아남아 동료를 만나고 길을 열어나가는 초반 파트를 체험했다. 도입부부터 충격적인 연출과 전개가 벌어지면서 앞으로 이야기에 궁금증을 더한다.

확실한 것은, 적어도 그래픽 분야에서 실망스러울 전조는 절대 보이지 않는다. PS5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한 디테일과 아트 표현이 느껴진다. 레벨 디자인에서 얼마나 정교할지는 데모만으로 알기 어렵지만, 플레이하는 동안 감탄스러운 현실감을 아포칼립스 세계에서 느낄 수 있었다. 

난이도는 일반적인 스타일리시 액션에 비하면 약간 어려운 편이다. 보스전 패턴은 현란하게 쏟아지고, 강한 공격에 잘못 맞으면 바로 위태로워진 체력을 볼 수 있다. 다만 스토리 모드가 따로 있고, 스토리 모드는 누구나 쉽게 엔딩까지 플레이가 가능하다고 하니 컨트롤에 자신이 없다 해도 선택지는 마련된 듯하다.

소울라이크에 영감을 받은 듯한 요소는 몇 있다. 한도가 정해진 회복약 사용, 맵 거점에서 휴식하면 리젠되는 일반 적들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사망한다고 재화를 잃진 않고 성장 방식도 완전히 다르다. 어디까지나 스타일리시 액션으로 분류하는 것이 맞다. 

강력한 적과 싸울 때는 패링과 회피로 대처가 나뉜다. 무수한 스킬 트리는 둘 중 한 가지의 방향을 강화시킨다. 저스트 판정 시간을 늘려주거나, 저스트 발동 후 다양한 연계 액션이 가능해진다. 단 패턴에 따라 가드나 회피 중 하나가 불가능하기도 하므로 상황에 맞는 선택이 필요하다. 

제3의 선택지도 있다. 적극적인 선공이다. 대시 후 강공격을 먹인 다음, 바로 약공격-강공격을 조합한 콤보로 연결해 스타일리시한 난무를 펼치는 것도 가능하다. '베타 스킬'도 다양한 강화와 연계가 열려 있어서 액션 트리 다양성은 확실하다.

가장 매력을 크게 느낀 부분은 표현이었다. 주인공 이브의 도발적인 비주얼은 굳이 더 언급할 필요가 없겠다. 그런데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그 이브의 모습에 시선이 가지 않을 만큼 액션 연출이 역동적이고 탐색할 분야도 많다.

특히 청각 표현은 '니어 오노마타'의 흔적이 곳곳에서 나온다. 필드에서 잔잔하게 흐르던 음악이, 적을 만날 때와 같은 상황에 반응하며 템포가 오르고 세션이 추가된다. 적을 모두 해치후면 서서히 평화로운 느낌으로 음악도 가라앉는다. 다음 컷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그런 사운드의 흐름이 끊기지 않는다.

주변 환경음과 조작 효과음도 방향에 반응해 현실적으로 들려온다. 날씨에 따른 물 떨어짐과 괴물들이 내는 소리, 잠수 중 환경음, 그리고 공격해올 때 방식에 따라 입체적으로 울리는 사운드까지. 소리를 통한 표현력에 큰 공을 들였음을 짐작케 한다. 음향 장비에 신경을 쓴 유저라면 플레이할 때 그 체감을 더욱 크게 느낄 것이다. 

듀얼센스의 극한 활용도 좋은 감각을 이끌어낸다. 스토리 컷신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구조물을 뛰어 건널 때 같이 다양한 상호작용에서도 매번 상황에 어울리는 섬세한 진동을 지원한다. PS5 게임 중에서 이 정도로 적극적인 활용은 찾기 어렵다.

다만 이 점에서는 적응이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전투에서 수많은 패턴과 정보가 교차할 경우 진동으로 들어오는 감각마다 무엇을 의미하는지 헷갈리기도 했다. 적응되면 오히려 극한을 체험할 가능성도 있지만, 체험판 플레이만으로는 정보 처리에 혼란이 다소 있었다.

수트 착용을 해제하면 '스킨 슈트'라는 이름의 의상으로 처리된다. 국내외 커뮤니티에서 폭발적 화제를 일으킨 그것이다. 심의 규정상 위험해 기사에 올리진 않겠지만, 굉장히 정밀한 디테일을 자랑한다.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받은 이유는 확실하다.

다만 이것이 단순한 감상 용도는 아니다. 스킨 슈트로 세팅할 경우 이브 대미지를 일정량 막아주는 실드가 완전히 사라진다. 일종의 하드 모드다. 그밖에도 슈트나 장비에 따라 다양한 효과를 체감할 수 있으니 세팅의 재미는 충분하다.

그밖에는 버튼 배치가 흥미롭다. 아이템 줍기나 상자 열기, 문 열기 등 일반적인 상호작용이 모두 R2 버튼에 기본 할당되어 있다. L2를 누른 채로 R2를 누르면 흔히 쓰는 사격 조작으로 전환되며, 근접 공격은 □-△ 버튼을 사용한다.

이렇게 트리거 확장 버튼을 많은 곳에 사용하는 게임은 드물어 위화감이 들었다. 다만 이를 질문하자 김형태 대표는 "플레이하다 보면 왜 진작 이렇게 하지 않았지 싶을 정도로 간섭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좋은 버튼"이라고 답변했다. 플레이가 익숙해진 뒤 얼마나 편리하게 손에 익을지 믿어보기로 했다.

체험판 플레이가 짧게 느껴졌다. 한 시간 정도에 보스 모드 포함이면 분명 체험판으로서 준수한 분량인데, 흥미로운 부분이 많다 보니 더욱 그렇게 느껴진 듯하다. 대신 보스 대전 모드에서 실험할 수 있는 세팅과 액션이 많아, 게임의 전반적 시스템을 파악하기는 충분한 체험판이다.

이 정도면 국적을 넘어, 이브 캐릭터에 대한 이슈를 넘어 글로벌 AAA급 게임으로서 손색이 없는 만족감이다. PS5 독점 대작으로도 마찬가지다. 콘솔 게이머라면 모처럼 몰입해 즐길 수 있는 액션 게임이 될 듯하다. 이제, 정식 출시일인 4월 26일을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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