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부산 유치, 게임사전 발간 등 굵직한 게임계 족적 이끌어
"진영 논리 떠나 게임 진흥과 규제 사안 구별 가능한 전문성 원해"

(화면: KBS선거방송기획단 유튜브)
(화면: KBS선거방송기획단 유튜브)

이재성 전(前) 엔씨소프트 전무가 정치인생 첫 발을 내디뎠다. "정치적 목소리를 낼 게임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업계 여론을 반영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2월 인재영입 2호 인사로 이재성 새솔테크 고문을 영입하면서 게임계를 들썩이게 했다. IT 계열에서 시작해 2022년 넷마블 이사를 역임했고, 2006년 엔씨 상무로 이직한 뒤 전무로 승진해 게임문화 사업을 이끈 인물이다. 최근 자율주행 스타트업 새솔테크 CEO와 고문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지스타 부산 유치의 주역으로 불리기도 한다. 2009년 당시 이재성 엔씨 상무는 한국콘텐츠진흥원 지스타 담당으로서 전국 전시회장을 조사하고, 부산 벡스코 개최를 강력히 추진했다. 지스타는 지금까지 부산 최대 행사 중 하나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달 23일, 이재성 전 고문은 더불어민주당 정강정책연설자로 KBS 방송에 출연해 중요한 경제 원동력인 스타트업 기업 투자 계획을 강조했다. 그 예시로 최근 한국에서 개최해 1억 명이 함께 시청한 e스포츠의 가치를 설명했다. 

이어 "대한민국 e스포츠 산업이 지속 성장하도록 세재 지원을 확대하고 중계 기술을 최고 수준으로 만들 것"이라면서 "레전드 선수 기념관과 e스포츠 박물관을 만드는 한편, 지스타가 열리는 부산을 e스포츠 성지로 발전시키겠다"고 정당 기조를 확립했다.

그밖에 연구 R&D 예산 확대와 벤처 투자 시장 활성화 등 가장 밑 단계부터 경쟁력을 쌓아올리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초기 벤처 운영 경험과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엔씨 다이노스 창단 등 엔씨의 성장기를 함께 한 경력이 활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게임사 출신의 정계 진출에 대해 판교 민심은 어떨까. 일부 관계자와 대화에서는 기본적으로 신중한 반응이 나타났다. 판단에 정치 논리가 엮일 우려가 있고, 소속 업계보다 개별 인물의 역량이 중요해 속단을 꺼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게임을 잘 아는 인재가 입법부에 참여한다면 긍정적"이라는 답변은 일치를 보였다. 입을 모아 게임 정책에 게임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대명제에 동의하기 때문이다.

게임계 인재의 정계 영입이 처음은 아니다. 2016년 당시 김병관 웹젠 의장이 총선 당선 후 20대 국회에 입성해 게임 인식 개선에 목소리를 낸 바 있다. 다만 게임 이슈와 정책에 디테일 접근은 어려웠다는 점이 한계로 남는다.

이재성 전 고문의 경력은 상대적으로 기대를 높인다. 엔씨 전무 재직 당시 지스타 유치 등 업계 선두에서 여론을 이끌었으며, 사회문화 활동에 방점을 두고 엔씨 재단 설립을 주도하는 한편 장애인 의사소통 지원 소프트웨어로 기술 공헌에 앞장서기도 했다.

2016년 게임사전 발간 당시 이재성 엔씨소프트 전무
2016년 게임사전 발간 당시 이재성 엔씨소프트 전무

특히 게임계에 남긴 큰 족적으로 게임사전 발간이 있다. 개발자와 게이머들이 이용하는 게임 용어를 총망라한 공으로 2016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다. 이 게임사전은 지금도 인공지능(AI)의 게임 지식 학습에서 핵심 자료로 사용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고, 기업과 게이머들의 시각도 크게 분화되면서 이를 중재할 사람이 필요하다"면서 "정치계 요직에 게임을 제대로 아는 세대와 계층이 거의 없다는 문제가 있는데, 이 점을 해결해줄 수 있다면 환영"이라고 밝혔다. 

이재성 전 전무는 부산 지역구 출마 계획을 밝혔다. 올해 4월 실시하는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거대 양당의 인재 영입이 한창인 만큼, 각 당을 가리지 않고 게임 관련 인재가 떠올랐으면 하는 업계 바람도 커진다. 

"게임 문제는 여당과 야당 구분이 없다"고 생각을 밝힌 한 개발자는 "진영 논리를 떠나 개별 사안에 따라 진흥이 옳은지, 규제가 옳은지 전문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정치인이 있었으면 한다"고 소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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