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말부터 거론된 라이브 서비스 위기론... 전 세계적인 추세
라이브 서비스 게임 중심으로 산업 이끈 국내 업계 큰 타격 우려

2023년 최고의 게임들의 등장으로 전 세계 게이머들은 즐길 거리가 넘쳐 고민에 빠졌다. 그러나 그 속에서 게임사들은 효율화를 위한 정리 해고를 단행하며 허리띠를 졸랐다.

2024년에도 이와 같은 고용 불안은 게임 업계 전반을 덮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군다나 올해는 예년보다 예고된 대작 타이틀의 숫자도 적어 활기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런 와중 가장 먼저 산업에서 위협을 받는 장르는 다름 아닌 라이브 서비스 게임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라이브 서비스 게임 중심으로 게임 산업을 일군 국내 게임 업계가 그 중심에 있다.

2023년 말부터 라이브 서비스 게임 위기론이 거세졌다.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 스튜디오 폐쇄 및 축소의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서비스를 이어오며 노후화로 인한 서비스 종료 게임도 있었지만, 나름 탄탄한 실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대형 스튜디오 작품들이 1년 만에 서비스 종료를 알린 사례도 많았다.

대표적으로 해외에는 EA의 ‘APEX 레전드 모바일’가 있으며 국내 스튜디오는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X’, 넥슨의 ‘베일드 엑스퍼트’가 있다. 서비스 종료의 주된 이유는 역시 이용자 감소로 콘텐츠 업데이트와 서버 유지가 더 큰 적자 폭을 만들고 이탈하는 유저를 막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빠른 서비스 종료는 개발 비용 증가와 함께 치열해진 시장 경쟁이 거론된다.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솟아오른 개발 비용은 이제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를 감당하는 것이 웬만한 스튜디오 입장에서도 큰 부담이 된 것이다.

연 매출 4조에 이르는 넥슨이 ‘베일드 엑스퍼트’를 서비스 종료했고 시프트업은 ‘승리의 여신:니케’로 흥행을 이어 나가는 중이었지만, ‘데스티니 차일드’의 서비스 종료를 선택했다.

시장은 이미 지배적인 라이브 서비스 게임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견고한 성벽은 무너질 생각을 하질 않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 뉴주의 톰 위즈먼 연구원에 따르면 PC, 콘솔 시장의 게임 플레이 시간의 전체 60%는 상위 19개 게임이 차지하고 상위 33개 게임이 75%를 차지한다.

‘리그 오브 레전드’, ‘포트나이트’, ‘원신’, ‘콜 오브 듀티’ ‘카운터스트라이크2’와 같은 장기 서비스를 이어나가는 게임들의 독주를 신생 게임이 탈취하기는 더 어려워졌다. 기존 게임의 콘텐츠 성벽은 더 두터워지고 있다.

물론 스튜디오의 잘못된 선택이 유저 이탈을 걷잡을 수 없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특히 시장에 이미 대안이 쏟아져 있는 작품의 경우 유저 이탈은 더욱 가속화된다. ‘오버워치’와 ‘앤섬’이 대표적인 예이며 최근 하락세가 이어지는 ‘APEX 레전드’, ‘데스티니 가디언즈’도 마찬가지다. 시장에 대안이 없는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는 시즌마다 화제가 되며 우상향을 그린다.

현재의 과금 모델 피로도가 유저들에게 쌓인 것도 문제다. ‘포트나이트’의 배틀 패스 등장 이후 이 혁신적인 과금 모델은 전 세계 라이브 서비스 게임을 지배했다. 패스 모델은 다양한 치장품과 유용한 게임 내 아이템을 제공한다. 그리고 페이백이 존재해 다음 시즌 패스를 구매하는 재화도 함께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처음에는 한 번의 구매로 게임 아이템을 다량 얻을 수 있다는 점에 각광 받았지만, 일간, 주간, 월간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 이용 시간을 강제해 유저 스트레스를 가중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콘솔과 패키지 시장의 강세가 두드러지면서 게임 이용자들의 플랫폼 전환도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국내 콘솔 유저 숫자가 늘고 있다는 지표가 명확하다. 지난해 게이머들을 즐겁게 만든 AAA 타이틀 화제성과 성공은 콘솔 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런 전 세계적인 라이브 서비스 게임 쇠퇴 현상은 라이브 서비스 게임에 편향된 국내 게임 산업에 더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최근 여러 보고에서 유의미한 지표가 포착된다.

지난 3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발간한 2023년 상반기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게임 분야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0.9% 준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액 역시 전년 동기보다 5.7% 감소했다.

흥미로운 점은 10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게임 이용자 실태 조사 보고에 따르면 국내 게임 이용자의 게임 분야별 지출 비용과 이용 시간은 증가했다는 점이다. 전체 이용자가 줄었지만, 모바일 위주 하락세가 크다. 기존 내수 시장의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고 더 많은 돈을 쓸 준비가 됐다.

국내 게임 이용자들이 이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쏟고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 헤비 유저로 변했다. 그런데 과연 이들이 어떤 게임 시장에서 기꺼이 소비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지 확인 해봐야할 대목이다.

콘텐츠 수출 효자 노릇을 하던 게임의 수출액 감소 역시 주목할 만하다. 특히 라이브 서비스 게임 강세를 보였던 한국 게임 산업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2023년 4분기 국내 게임 업계 실적이 다시 한번 주춤할 것으로 전망된다. 라이브 서비스 게임 위기에는 한국 게임 산업이 중심에 서 있다. 강도 높은 산업 변화가 예고되는 가운데 국내 게임 업계가 내놓을 대비책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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