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투자사에서 역량 발휘한 인물, 엔씨 안팎 조직 개편 전망
공식 언급된 '컴퍼니 빌딩' 전략... 신선한 외부 프로젝트 투자-영입 암시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공동대표가 선임된다.

엔씨는 11일,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영입하는 동시에 공동 대표이사 후보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컴퍼니 빌딩' 전략을 실행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박병무 후보자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시작으로 플레너스 엔터테인먼트(구 로커스홀딩스) 대표, TPG Asia(뉴브리지 캐피탈) 한국 대표 및 파트너, 하나로텔레콤 대표, VIG파트너스 대표를 역임했다. 

이번 공동대표 선임은 엔씨에게도 거대한 지각 변동으로 읽힌다. 엔씨는 1997년 창사 이래 줄곧 김택진 대표가 CCO(최고창의력책임자) 직을 겸해 기업 방향성과 신규 프로젝트를 주도해왔다. 공동 명의로라도 새로운 대표가 선임되는 것은 26년 역사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자연스럽게 박병무 공동대표 후보자의 이력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글로벌 대형 사모펀드 투자사에서 한국 대표직을 역임했으며, 특히 외부 투자와 M&A에서 역량을 발휘해온 인물로 평가받는다.

엔씨 박병무 공동대표 후보자
엔씨 박병무 공동대표 후보자

뉴브리지 캐피탈은 세계 4대 사모펀드 기업으로 불리는 TPG가 아시아 시장 투자 확대를 목적으로 세운 거점이다. 국내 주요 기업의 인수 및 합병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온 곳이다. 박 후보자가 2011년부터 대표직을 역임한 VIG파트너스 역시 한국 중견기업 투자를 적극적으로 펼쳐온 사모펀드 투자사다.

업계에서는 이번 내정이 엔씨의 안팎 재정비를 위한 큰 그림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엔씨는 5년 전부터 황금기를 누려왔지만 최근 실적이 악화되고 있으며, 장르와 플랫폼의 다양화를 타개책으로 내세웠다. 이를 위한 내부 조직 정비와 외부 아이템 투자를 동시에 추진하는 그림이 예상된다. 

엔씨가 공식 발표한 '컴퍼니 빌딩'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해외 IT기업 사이에서 먼저 유행한 개념이다. 외부의 도전적인 스타트업 아이템을 발굴해 성장을 지원하고, 직접 사업을 추진하거나 자사에 합류시키기도 하는 전략을 뜻한다. 

현재 국내 일부 게임사가 이와 유사한 전략을 통해 다양한 결과물을 배출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효과를 보고 있다. 엔씨도 새로운 시각을 가진 인재들이 필요한 만큼, 외부 투자 및 영입으로 흐름을 반등시키고자 하는 청사진이 읽힌다.

박병무 후보자는 2024년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통해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엔씨의 대표 체제에 최초로 지각 변동이 발생하는 만큼, 조직 구조 역시 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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