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사설 가운데 "인터넷 게임에 빠진 남성" 부분 특히 부각
핵심 이유 빠지고 3대 원인 돌변... 남성보다 '젊은이' 해석이 맞다는 지적도

'만물 게임설'이 이제 저출산 문제까지 다다랐다. 외신 분석을 입맛대로 가공해 들여온 보도라 게이머들의 분노가 다시 커지고 있다.

지난 3일, 다수 매체에서 미국 유력 매체 뉴욕타임스의 글을 전했다. '남한은 사라지고 있나(Is South Korea Disappearing?)'라는 제목으로 2일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오피니언에 게재된 분석을 인용한 것이다. 

그중 채널A 방송인 '뉴스TOP 10'은 이 글에서 분석한 저출산의 원인이 크게 세 가지라고 전했다. 극심한 입시 경쟁, 남녀 갈등, 그리고 한 가지는 인터넷 게임에 빠진 남성들이었다. 남성들이 이성보다 가상의 존재에 빠져들게 된 점이 대한민국 인구 감소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뉴욕타임스 원문을 살펴보면 게임에 빠진 남성들을 핵심 이유로 꼽았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핵심 원인을 다루는 내용이 아니며, 분석 파트 말미에 'OR'을 붙이면서 "혹은 이런 이유도 있을 수 있다"며 첨언한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

저출산 원인을 짚은 핵심 이유는 지나친 학업 경쟁쟁로 인한 비용과 심리적 부담, 보수적인 사회에 반발한 페미니즘과 반페미니즘으로 인한 갈등 심화, 그밖의 보수주의의 성격이 전통적이고 가정적인 것을 들고 있다.

(이미지: 유튜브 '채널A 뉴스TOP10' 채널)
(이미지: 유튜브 '채널A 뉴스TOP10' 채널)

게임에 빠진 것에 대한 이야기도 원인보다 결과에 가까운 개념이다. 위와 같은 환경 속에서 한국이 인터넷 게임 문화 선두를 달렸고, 이성보다 가상에 끌린 현상이 나타났을 수도 있다는 결론이다. 

남성만을 지칭한 점 역시 오역의 여지가 있다. 'young men'은 젊은 남성보다는 '젊은 사람들', '청년', '젊은이들' 등으로 주로 번역된다. 경우에 따라 남성들로 사용하기도 하나, 그 뒤에 여성이 아니라 '이성(opposite sex)'과의 만남이라고 적은 것을 감안하면 맥락상 젊은이 쪽이 맞아 보인다. 실제로 YTN 등 일부 매체는 '젊은이'라는 번역으로 인용했다.

사실관계에 입각해서도 남성만을 게임과 엮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다. 한국은 남성 못지 않게 여성 게임 이용층도 방대하다. 2022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 중 75.3%가, 여성 중 73.4%가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저출산 문제 원인을 게임으로 돌리는 것에 더해, 성별이나 세대 같은 갈등을 부추기는 소재로 희생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스럽다"면서 "게임계가 혐오와 갈등 조장 표현을 없애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이렇게 본질에서 벗어난 호도가 되는 것을 보면 힘이 빠진다"고 심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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