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 브리온, DRX, 농심... 아픔과 서머 시즌을 향한 희망

[게임플] 2023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정규 리그가 끝났다. 10팀 중 4팀은 봄 잔치에 더는 함께 하지 못한다. 하지만 아직 여름은 남아 있다.

이번 정규 리그는 플레이오프 진출팀과 탈락팀의 윤곽이 여느 때보다 일찍 드러났다. 6위 리브 샌드박스와 7위 광동 프릭스의 승차는 무려 4승. 2라운드 들어설 때쯤 사실상 진출팀은 결정됐고 순위 싸움만 남았다는 말이 정설이 됐다.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을 향한 여정에서, 스프링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서머다. 포인트 분배가 상대적으로 많고, 롤드컵과 선발전을 앞둔 시점 경기력도 중요하다. 아래 팀들 중 하나 이상이 서머 들어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은 충분히 높다. 조명에서 한 발짝 물러났지만, 다음 시즌 도약을 꿈꾸는 4개 팀의 스프링을 되돌아봤다.

■ 7위: 광동 프릭스 - 6승 12패 (2R 4승 5패)

좋은 의미로 예상을 빗나가기 시작한 팀이다. 라인업 대부분이 유망주와 완전 신인으로 구성됐고, 1라운드 2승에 그치면서 "역시 약한 전력"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에 비례해 점차 경기력이 적극적으로 변한 끝에, 2라운드 들어 이변을 연달아 일으키며 서머 시즌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하위권 팀의 업셋이 거의 일어나지 않은 이번 시즌에서, 광동은 플레이오프권 팀을 세 번이나 잡아냈다. 특히 1라운드 KT전과 2라운드 젠지전은 패기와 저력을 십분 발휘한 쾌거였다. 처음엔 스타 감독 'CvMax' 김대호가 화제의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불독' 김태영과 '두두' 이동주 등 선수 위주의 화제성도 함께 빛난다.

■ 8위: 브리온 - 4승 14패 (2R 1승 8패)

리그 초반 빠르게 승리를 거듭해 기대감을 높인 만큼 이후의 아쉬움도 컸다. 정글러 '엄티' 엄성현의 리더십과 초반 설계가 눈에 띄나, 중반 이후 팀 운영과 호흡에서 점차 한계가 드러났다. 세트 승패로 따질 경우 2라운드에서 가장 부진한 성적(5승 17패 -12)을 거둔 팀이다.

그만큼 다음 시즌을 대비하는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스프링은 원거리 딜러 '헤나' 박증환의 캐리력에 의존했는데, 더욱 다양한 승리 플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외 유저들에게 '브리온 킹덤' 밈으로 큰 관심을 받는 만큼, 서머에 '로드 모건'과 같은 네임콜이 더욱 자주 들리길 기대해본다.

■ 9위: DRX - 3승 15패 (2R 2승 7패)

좋지 않은 방향으로 가장 예상을 빗나간 팀이다. 서포터 '베릴' 조건희를 중심으로 굵직한 선수들을 영입해 최소한 플레이오프 경쟁은 무난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라인전부터 무너지는 의외의 경기 내용이 연출되면서 팀 전체가 크게 흔들린 채로 스프링이 마무리됐다.

정글에 '주한' 이주한이 소방수로 투입되며 승리를 챙기기도 했지만 여전히 기본 팀 파워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그래도 탑 '라스칼' 김광희 등 아직 빛나는 장면을 보여주는 라이너가 존재하고, 이미 고점을 맛본 적이 있는 선수들이 모였다. 그간 경험을 살려 다음 시즌을 철저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 10위: 농심 레드포스 - 2승 16패 (2R 1승 8패)

전원 신인으로 구성된 이례적 팀이었다. 지난해 챌린저스 리그를 우승한 라인업 그대로 LCK의 문을 두드린 것. 돌풍을 기대하기도 했지만, LCK의 벽은 높았다. 라인전이나 운영, 챔프폭 등 여러 방면에서 밀리는 모습이 보였다. 베테랑이 없다는 특징 때문에 게임 내 사령관이나 정신적 지주가 필요하지 않았겠느냐는 소감도 나온다.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리그 막바지 투입된 미드라이너 '콜미' 오지훈이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라운드 전패를 막아냈다. 날카로운 교전 능력도 종종 드러난다. 휴가까지 줄여가면서 서머를 위한 연습에 매달리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제 첫 발을 내딛은 선수들의 향후 발전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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