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MMORPG에도 수동 조작의 당위성을 부여한 트라하

[게임플] 모바일 MMORPG에서 ‘자동 사냥’이란 빼놓을 수 없는 단어다. 일상 생활 와중에도 알아서 캐릭터가 사냥을 하고, 경험치를 얻는 시스템은 이제는 게임 내에서 뺄 수 없는 시스템이 된 것이다.

그렇기에 게임사들은 모바일 MMORPG를 개발할 때, 수동 조작을 그리 염두에 두지 않는다. 모바일 MMORPG를 즐기는 유저들 중, ‘손맛’을 원하는 유저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아이게임즈가 개발, 넥슨이 지난달 18일 출시한 트라하는 수동 조작에 ‘당위성’을 부여했다. 쉽게 말하자면, 수동으로 조작하면 성장에 3시간이 걸리는 구간을 1시간 만에 주파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

이에 바탕이 되는 것은 바로 ‘전투 보너스’. 몇몇 스킬을 유저가 직접 사용한다면 몬스터 처치 시 얻는 경험치가 증가하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너클’ 클래스에서 타이밍 스킬로 분류되는 ‘백열권’은 타이밍을 직접 터치해 사용한다면 그에 따라 전투보너스가 늘어나며, 이는 홀드 스킬로 분류되는 ‘선풍각’도 마찬가지다. 오랜 시간 스킬을 누르고 있으면 전투 보너스가 추가된다. 

스킬을 통한 전투 보너스를 시작으로 여러가지 측면에서 유저는 트라하를 ‘직접’ 조작하게 된다. 일단 트라하의 ‘메인’이라 볼 수 있는 언리얼엔진4를 활용한 그래픽은 보는 맛을 살렸다.

물론 보는 맛만 있다면 플레이는 하지 않을 터. 스킬을 사용에 있어 여러 CC기(상태이상기)와 함께 타격감까지 더해, 유저가 직접 기기를 잡도록 만들었다. 특히 스킬은 상황별로 다르게 세팅할 수 있어 각 상황에 따른 자신만의 프리셋을 만들 수도 있다.

하나의 스킬에는 약 2~3개의 룬(하위 스킬)이 존재한다. 이를 통해 ‘체인지 스킬’로 각 상황에 맞는 스킬을 사용할 수도, ‘스킬 강화’로 피해량을 늘리거나 CC기를 추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뇌룡격(너클 스킬)’에는 ‘폭렬권, 유연타, 파고들기’라는 세 개의 룬이 존재하는데 세팅에 따라 회피율을 높이거나 적을 기절 시킬 수 있으며, 폭렬 구슬을 획득할 수도 있다.

폭렬 구슬 시스템은 ‘너클’ 클래스에서 피해량을 스택에 따라 피해량을 높일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각 클래스마다 이러한 시스템이 존재하기에 유저들은 자동보다는 수동 조작으로 입히는 피해량을 높일 수도 있다. 일종의 타이밍과 전략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스킬 세팅을 활용해 ‘자동 전투’에 유리한 구성을 선택할 수도 있다. 체력 회복, 생명력 흡수와 같은 룬을 세팅해 가만히 방치하더라도 죽지 않고 사냥할 수 있도록 스킬을 구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효율 측면에서는 수동 조작이 훨씬 우위에 있는 데다가, ‘분쟁 지역’에서는 언제 어디서든 상대 진영 유저에게 공격 받을 수 있기에, 크게 추천하지는 않는다.

트라하의 소개에서 강조됐던 또 다른 하나인 ‘전문 기술’은 일종의 미니게임 형태로 구현됐다. ‘대장’의 하위 분류인 채광의 경우 타이밍 스킬과 마찬가지로 알맞은 타이밍에 터치 시 빠르게 광물을 얻는 것이 가능하며, 요리의 하위 분류인 낚시는 일정 구간에 커서를 위치하도록 만들면 빠르게 진행된다.

이는 고고학과 공예도 마찬가지로, 같은 그림을 찾는 미니 게임으로 해당 전문 기술을 올릴 수 있다.

트라하의 ‘전문 기술’은 타 게임에서는 보통 생활 콘텐츠로 분류된다. 이러한 생활 콘텐츠는 전투가 중심인 유저들에게는 외면 받기 십상인데, 트라하에서는 이 또한 전투에 연관이 있게끔 기획됐다.

트라하에는 ‘특성’이 존재한다. 클래스 레벨업을 통해 얻는 포인트로 공격력, 관통력, 방어력, 체력 등을 올릴 수 있는 일종의 ‘스탯’과 같은 형태인데, 트라하에서는 이 포인트를 ‘전문 기술’의 레벨업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다.

물론 바탕은 다르다. 클래스 레벨업으로 설정하는 특성 페이지와 별도의 페이지로 구성되는 것이다. 하지만 능력 자체는 동일하기에, 클래스와 더불어 전문 기술까지 레벨업한다면 두 배의 수치 상승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따라서 클래스 레벨업에 따른 특성만을 올리는 유저는 전문 기술의 특성까지 올린 유저보다 전투력이 낮을 수 밖에 없다. 이로 인해전문 기술은 트라하 내에서 선택이긴 하지만 ‘필수’적인 콘텐츠로 자리하고 있다.

전투력 상승에 도움을 주는 것은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코어, 정령 카드, 펫, 소환수 등 여러 부가 콘텐츠들이 캐릭터의 전투력을 상승시키는데, 정령 카드를 제외한다면 모두를 게임 내 재화나 루팅한 장비로 강화할 수 있다.

유일하게 유료 재화로 뽑아야 하는 정령 카드 또한 ‘던전’ 콘텐츠를 통해 얻을 수 있기에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이처럼 유저들이 직접 기기를 잡도록 만들고 그에 따른 풍성한 콘텐츠를 구현한 트라하이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존재한다. 바로 최적화 상태다. 물론 높은 사양의 그래픽을 구현했기에 그에 따른 프레임 드랍은 있을 수 밖에 없지만, 아직까지 현역이라 볼 수 있는 여러 기기에서도 발열과 버벅임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다소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오늘 진행한 첫 업데이트에서 유저들의 요구 사항을 십분 반영해 개선을 취했던 만큼, 이후에는 기기 최적화 측면에서도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출시 2주가 지난 현재 트라하는 이제서야 고레벨 유저들이 등장해, 부 클래스를 키우거나 PvP, 던전 등의 콘텐츠를 즐기는 모습이다. 콘텐츠 소모에 있어서도 적절히 조절했다는 평인데, 과연 이후에도 롱런 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그런 면에 있어서 부 클래스 성장을 통해 경험하는 ‘인피니티 클래스’, 본격적인 진영간 대립 등을 유저들이 즐기기 시작한다면, 충분히 롱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PC게임과 같은 모바일게임을 바라는 유저들에게는 추천하는 바이며, 다만 ‘주구장창’ 자동 사냥으로 게임을 하려는 유저에게는 다소 비 추천하는 트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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