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게임을 즐기기 시작한 사람들

정진성 기자

[게임플] 2018년 한해 동안의 유튜브 게임 콘텐츠 시청 시간이 500억 시간을 돌파했다. 2018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의 총시청자 수는 9,960만 명으로 1억 명에 약간 못 미치는 수치를 기록했다.

지금까지는 게임을 즐기고 플레이 하는 사람을 ‘게이머’라고 지칭해왔지만, 이제는 그런 시선을 조금은 바꿔야 할 것으로 보인다. 비단 게임을 하지 않고 ‘보는 것’만으로도 그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자의 지인 중 다수는 e스포츠 방송이나 게임 스트리밍 방송을 자주 시청하는 편이다. 거의 매일 시청하는 이도 있는데, 이 지인은 기자보다도 다양한 게임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들 중 대부분이 게임을 실제로 플레이 하지는 않는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PC의 성능적인 문제, 콘솔 소유 여부의 문제도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자신이 직접 ‘플레이’하는 것을 딱히 선호하지는 않는 이들이다. 마치 우리가 축구나 야구 등의 스포츠를 보는 것은 즐기지만, 직접 하지는 않는 것처럼 말이다.

이제 게임도 스포츠, 영화, 드라마와 같이 ‘시청’에서 오는 즐거움을 파생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게임에서 느끼는 재미가 직접 체험하고 경험하는 것에서 오는 것이었다면, 다른 사람의 플레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즐길 수 있는 형태로 변화한 것이다.

어제(12일) 개막한 한국 국제게임콘퍼런스에서 기조 강연을 맡았던 오스카 클락(Oscar Clark)은 이런 이들을 ‘관중(Audience)’이라고 지칭했다. 게임사들은 이 ‘관중’들이 자신의 게임사를 팔로우하고 구독하게끔 만들어야 한다는 게 오스카의 설명이었다.

유저는 게임을 직접 경험하며 즐기는 이들이고, 게임이라는 ‘작품’을 시청하고 보는 이들은 바로 ‘관중’인 것이다. 오스카는 이러한 ‘관중’과 게임사, 그리고 유저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점차 게임사들이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이제는 게임을 하는 이들뿐만 아니라 보는 이들도 고려해야 한다는 말이다. 게임의 개발 자체를 시청을 염두에 둔다는 것은 아니다. 이후에 게임을 보는 이들과의 ‘소통’을 생각한다면 더 큰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8년 올 한해를 뜨겁게 만들었던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와 포트나이트 모두 보는 이들의 입소문을 타고 흥행했다. 지난 11월만 해도 트위치 스트리밍에서 포트나이트는 게임 플레이 시청시간 1억 990만 시간을 기록했다.

“직접 해야 게임을 즐기는 거지”라는 말이 당연시되던 시대는 지났다. 게임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만큼, 게이머라는 범주에 더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제 게임이라는 문화를 즐기는 모두가 ‘게이머’가 되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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