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스런 수록 게임, 최적화면에서도 문제 발생

[게임플] 닌텐도 클래식 미니로 시작된 레트로 게임기 ‘복각 열풍’이 네오지오를 거쳐 소니까지 불어왔다. 지난 12월 3일부터 플레이스테이션1의 복각판, ‘플레이스테이션 클래식(이하 PS 클래식)’의 판매가 시작된 것이다.

이러한 열풍은 1990년대에 어렸던 게이머들이 이제 30~40대로 접어들어, 이들을 타겟으로 삼기 시작하며 불기 시작했다. SNK의 ‘네오지오 미니’는 출시 넉 달 만에 판매량 50만대를 기록하는 등 좋은 분위기지만, 어째 소니의 PS 클래식은 썩 좋지 않은 분위기다.

닌텐도, 네오지오 등의 레트로 게임기들이 인기를 끌었던 것은 단순한 ‘미니어처’가 아닌 ‘게임기로서의 가치’를 게이머에게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PS 클래식은 지금 즐기기에 무리가 있는 겉만 ‘예쁜’ 기기로 출시됐다는 것이 문제다.

우선 게임 구성 측면에서 게이머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PS 클래식의 발매 소식을 들은 게이머들은 내장 타이틀의 개수, 그리고 그 종류에 대한 관심이 지대했다. 무엇보다 플레이스테이션은 명작이라 불리는 타이틀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록된 총 20개의 타이틀에 게이머들은 실망했다. 파이널판타지7, 메탈기어솔리드 등의 타이틀이 수록되긴 했으나 파이널판타지 택틱스, DDR 등 다수의 명작 타이틀이 포함되지 않았고 다소 인지도가 낮은 타이틀이 수록된 것이다.

수록된 타이틀 문제뿐만이 아니다. PS 클래식에는 어떤 화면 조정도, 최적화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HD가 기본이 되는 현 모니터, TV에서 PS1의 게임이 보정 없이 업스케일링만 되어 그대로 구동되니 도트는 더욱 도드라질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추억으로 ‘보정’을 한들 무리였다.

심지어 PS1 시대 당시의 유럽 아날로그 방송 수신 규격이었던 PAL 방식의 게임도 수록되어 있다. 투신전, 쿨보더스2, GTA, 철권3, 레인보우 식스 등의 게임이 PS 클래식에 수록된 PAL 방식 게임들이다. PAL 방식은 주로 유럽 지역에서 사용되던 방식이다.

NTSC 방식에 기반한 에뮬레이터에서 이를 그대로 구동하게 되면 게임의 진행 속도에 문제가 생긴다. 심한 경우에는 NTSC 방식 게임과 비교했을 때 최대 83.3% 수준으로 게임이 느릿느릿하게 진행된다. 게다가 PAL 방식이 적용된 게임들이 대전격투게임, 레이싱 파생 장르 게임처럼 속도감을 요구하는 게임들이기에 이런 속도 저하 현상은 더욱 크게 느껴진다.

초당 재생 프레임(fps)에서도 손해를 볼 수 있다. PAL방식은 최대 50프레임을 지원하며 통상적으로 25프레임을 지원한다. 최대 60프레임을 지원하는 NTSC 방식에 비해 어딘가 부족한 동작이 구현되며, 이에 따른 입력지연 현상도 발생하게 된다. 플레이스테이션 클래식으로 게임을 즐기다 보면 어딘지 모르게 조작감이 어색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이유다.

결론적으로 이번 PS 클래식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모두 부족한 면모를 보였다. 패드가 아날로스 스틱이 없는 초기형 디자인의 패드인 점도 게이머들의 실망에 한몫을 했다. 소니는 과연 이렇게 ‘뿔난’ 게이머들을 달랠 수 있을까? 게이머들이 그저 ‘장식품’을 산 것이 아니라는 걸 이후에라도 개선을 통해 증명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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