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한 콘텐츠와 레이드를 강조한 콘텐츠와 시스템으로 승부

[게임플] 모바일 MMORPG 시장은 진입하기에 만만한 시장이 아니다. 가뜩이나 개발이 쉽지 않은 장르인데다가 이미 시장에 깊숙하게 자리를 잡은 기존 대작들의 위세도 만만하지 않다. 성공 한다면 적지 않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으나 그 성공이 무척 어렵고, 개발비가 큰 탓에 실패 시에는 리스크가 만만치 않은 시장에 뛰어들 이는 그다지 많지 않다.
 
도탑전기를 국내에 선보이며 모바일게임 생태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던, 하지만 한동안 잠잠한 행보를 이어갔던 가이아모바일이 이런 모바일 MMORPG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4월 26일부터 정식 서비스에 돌입하는 모바일 MMORPG 이터널라이트를 내세워서 말이다.
 
"비공개테스트를 1주일간 진행하는 동안 4만 명의 유저가 게임을 즐겼습니다. 평균 접속시간도 130분에 달할 정도로 반응도 좋았죠. 기존 유저를 끌어올 수 없는 신규 IP 게임이 거둔 성과이기에 더욱 만족스럽습니다"
 
가이아모바일코리아의 한진 글로벌 퍼블리싱 총괄(이하 한진 총괄)은 이터널라이트의 출시를 앞두고 지난 테스트에 대한 성과를 이야기했다. 실제로 기존 IP를 활용하는 경향이 강한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신규 IP인 이터널라이트가 거둔 성과는 꽤나 흥미로운 것이다.
완전히 새로운 게임, 생소한 IP가 이 정도 호응을 얻을 수 있던 것은 미디어 광고의 영향이 컸다. 누구나 인정하는 톱스타인 배우 정우성을 기용한 광고는 큰 화제가 됐다. 특히 연예인을 기용한 광고의 대부분이 게임 장면을 보여주지 않고 연예인의 이미지만 강조하는 사례가 많지만, 이터널라이트 광고에서는 정우성만큼이나 게임의 콘텐츠와 인게임 영상도 큰 비중을 차지해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모바일 MMORPG 시장에 등장한 새로운 IP이기 때문에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유명 연예인을 활용할 수 밖에 없었다. 정우성을 모델로 기용한 광고 이외에도 걸그룹 레드벨벳을 전면에 내세운 광고를 통해 인지도를 더욱 높일 것이다"라고 한진 총괄은 이야기했다.
 
한진 총괄의 이야기처럼 가이아모바일코리아 측은 국내 모바일 MMORPG 시장이 험난한 경쟁의 연속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폭풍 속으로 뛰어드는 것과 같은 결정. 그렇다면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던 근거는 무엇일까? 한진 총괄은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하드코어한 MMORPG를 원하는 이들이 분명히 존재할 것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나치지 않은 BM으로 거부감을 줄일 수 있다는 전략도 내세웠다.
 
"이터널라이트는 전형적인 모바일 MMORPG와는 달리 VIP 시스템이나 노골적인 BM을 택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핵심 콘텐츠인 레이드 콘텐츠는 자동 전투가 아닌 수동 전투로 진행이 되죠. 적응이 쉽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플레이를 선호하는 유저는 반드시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게다가 다인 레인드가 모바일 MMORPG 시장에서 흔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더욱 승산이 있다고 봤죠"
 
실제로 이터널라이트는 다인 PvP와 대규모 레이드를 내세워 북미, 중국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게임이다. 하지만 레이드 콘텐츠만 갖고 정면승부를 걸기에 한국 게임시장은 만만한 시장이 아니다.
 
한진 총괄 역시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진영 대립과 PvP 시스템만으로는 돌파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한계를 타파하기 위해 이터널라이트에 도입된 것이 기존과는 사뭇 다른 거래소 시스템이다.
 
"MMORPG는 PvE를 통해 재화와 아이템을 수급하고, 이렇게 수급한 것들로 자신의 캐릭터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 PvP에 뛰어드는 순환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이터널라이트의 거래소는 이런 순환구조를 더욱 원활하게 돌아가게 만드는 요소가 될 것입니다. 무과금 유저는 자신이 던전 플레이를 통해 수집한 재화나 아이템을 거래소에서 판매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과금에 집중하는 유저는 이런 상품을 게임 내 다이아로 구매할 수 있죠. 아이템 구매에 사용된 다이아는 판매자에게 전달됩니다. 즉, 무과금 유저도 인게임 재화를 판매하면서 캐시 재화인 다이아를 손에 넣을 수 있고, 이를 통해 자신의 캐릭터 육성에 속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던전이나 레이드에서 획득한 아이템이 적합한 파티원이나 클라스가 없는 경우에 이를 해당 파티가 '월드 경매장'에 올릴 수도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렇게 경매장에 올린 아이템이 판매되면 그 이득을 파티원 전원이 분배해서 받게 되는 개념으로 이터널라이트의 경매장은 구성되어 있다. 경매장이 단순한 아이템 거래의 장을 넘어 게임임 내 콘텐츠와 경제 순환구조에 윤활유 역할을 하는 개념은 꽤나 신선한 부분이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이터널라이트는 대규모 PvP와 레이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게임이다. 큰 규모의 PvP 콘텐츠는 MMORPG의 꽃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뚜렷한 재미를 보장하는 콘텐츠. 하지만 화면 크기가 작은 모바일 디바이스에선 자칫 불편함을 줄 수도 있으며 불폄함을 넘어 제대로 된 재미를 전하지 못 할 여지도 있다.
 
"모바일 디바이스의 한계로 피곤함을 줄 수 있고 세밀한 조작을 못 하게 될 수도 있다. 분명히 불편한 부분이다. 때문에 우리는 모바일버전을 출시한 이후 빠르게 여타 플랫폼 버전의 이터널라이트를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정확한 출시 시기를 말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빨리 선보이기 위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른 플랫폼으로 출시된 이터널라이트가 인상적인 것은 모바일버전과의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한다는 부분이다. 캐릭터 아이템 창을 확인하고 거래소를 이용하는 정도가 아니라 스마트폰 이용자와 다른 플랫폼 이용자가 동시에 레이드를 플레이하거나 같이 아이템 파밍을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크로스플랫폼은 비디오게임 시장과 PC게임 시장에서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개념이다. 이러한 개념을 모바일게임에서 먼저 선보인다는 것은 무척이나 인상적인 부분이다. 가이아모바일코리아 측 역시 이러한 기능의 개발이 완료되는 즉시 유저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PC 온라인게임 시장과 모바일게임 시장의 경계가 점점 흐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시점에서 이터널라이트가 그 증명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인지도 눈길을 끈다.
 
앞서 설명한 모든 것들은 이터널라이트의 레이드 콘텐츠로 귀결된다. 레이드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스펙을 빨리 맞출 수 있도록 거래소가 존재하고, 레이드의 본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다른 플랫폼 버전도 개발 중이니 말이다. 이래저래 이터널라이트의 핵심은 레이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레이드를 집중적으로 즐기는 이들은 대부분 하드코어 유저들이며, 한국의 하드코어 유저들은 콘텐츠 소모가 그 누구보다도 빠르다. 충분한 콘텐츠가 갖춰지지 않으면 감당할 수 없는 시장이다. 
 
"콘텐츠는 충분합니다. 유저들이 즐기는 속도에 맞춰 콘텐츠를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구요. 특정 레이드를 클리어한 유저의 수가 많아지면 그만큼 빨리, 클리어한 유저의 수가 많지 않으면 그만큼 천천히 레이드를 선보일 겁니다. 애초에 빠르게 진행을 해도 2~3달은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정식 출시와 함께 공개할 것이니 충분히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유저 보폭에 맞춰나가는 게임이 될 것이라는 것이 한진 총괄의 설명이었다. 또한 2~3달 이후 유저들 중 다수가 콘텐츠를 충분히 즐기게 되면 지체 없이 대형 업데이트를 할 것이라고 이야기해 눈길을 끌었다. 이미 많은 것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에서 은근한 자신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한진 총괄은 유저의 보폭에 맞춰나가는 만큼 차근차근 성과를 거두고 싶다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BM 자체도 쥐어짜는 형태의 BM이 아니어서 단기간 내에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최대 성적은 TOP 10에 들어가는 것을 기대합니다만,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후 20~30위권을 유지하며 많은 유저들과 꾸준하게 소통할 수 있는 게임이 되면 좋겠네요"
 
가이아모바일코리아가 한국 시장에서 후발주자이며 대형 게임사도 아니라고 설명한 그는 크게 허세를 부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좋은 목적을 갖고 노력하면 유저들이 이를 알아줄 것이며 성적은 그에 따라오는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런 기조가 가이아모바일코리아가 지금 가지고 있는 기조일까? 아니면 이터널라이트에만 적용되면 전략일까?
 
"그동한 가이아모바일코리아는 이렇다 할 행보를 보이지 않았는데 이터널라이트로 일단 이런 침묵을 깨고 싶습니다. 그리고 여러 장르의 게임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생각이에요. 우선 미소녀 캐릭터를 내세운 '영원한 7일의 도시'를 서비스 준비 중이며 이후에는 SLG도 출시할 겁니다"
 
이렇게 다양한 장르를 다루려는 이유를 묻자 한진 총괄은 다양한 게임을 한국 시장에 선보이고, 그 과정에서 한국 시장과 유저들에 대한 이해도를 넓히고 싶다는 이유를 들었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더 좋은 게임을 한국에 선보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추후의 바람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늘 발전하려 하고 있습니다. 저희 게임을 많이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특히 이터널라이트는 유저들의 피드가 중요한 게임입니다. 많은 의견을 주시면 좋겠습니다. 좋은 의견도 나쁜 의견도 모두 존중해서 이를 게임에 반영하도록 할 것입니다. 다소 미흡한 것이 여겨지더라도 인내심을 갖고 우리를 믿어주면 그만큼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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