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맹 문화, '리니지M'에서도 이어가려는 엔씨소프트의 의지 엿보여

게임 안에서 유저들이 스스로 만들고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은 게임의 성공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다.

PC 온라인 '리니지'는 혈맹이라는 커뮤니티 시스템으로 유저들이 스스로 문화를 만들어 내도록 하는데 성공했다.

엔씨소프트는 모바일 차기작 '리니지M'을 발표하는 쇼케이스 자리에서 리니지M에서도 혈맹이 중요한 요소가 될 거라고 언급했다.

 

◆ '리니지'의 엔드 콘텐츠, 공성전

지금은 예전보다 덜하다지만, PC 리니지가 한창 유행했던 2000년 초중반에는 성주, 성을 점령하고 있는 군주의 위상은 대단했다.

성을 점령한 혈맹의 군주는 캐릭터 머리위에 왕관이 표시된다. 이는 성을 점령할 정도로 강력한 혈맹의 리더라는 표시기 때문에, 유저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성을 점령하기 위해선 공성전을 통해야 하고, 혈맹원들의 노력과 희생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과정 역시 쉽지 않다.

하지만 성을 점령하게 되면 해당 영지 상점에서 걷는 세금과 성을 차지한 혈맹원들만 이용할 수 있는 내성 던전 등 막대한 혜택이 기다리고 있다.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유저간 경쟁과 갈등은 매우 다양해서 성혈(성을 차지한 혈맹)을 노리는 혈맹에서 활동했던 유저라면 누구나 하나쯤 자신만의 특별한 에피소드를 가지고 있을 정도다.

때문에 PC 리니지의 많은 혈맹들은 성을 차지하기위해 서로 연합을 하기도 하고 상대 혈원의 사냥을 방해하거나 채팅창에 비방을 하는 등 견제를 하기도 했다.

 

◆ 거대 혈맹들의 사냥터 통제

전쟁 관계의 혈맹끼리 전투는 자주 벌어졌다.

혈맹과 연합이 거대해지며 서버 내에서 세력이 강한 혈맹이나 연합은 경험치나 아데나 효율이 좋은 사냥터를 통제하며 이득을 독점하기 시작했다.

리니지 유저들 사이에서 뜨거운 주제 중 하나였던 사냥터 통제를 엔씨소프트는 사실상 허용했다. 사냥터 통제를 비롯한 혈맹 간 분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유저들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혈맹원들이 사냥터로 통하는 입구를 막아 타 유저들의 접근을 제한했기 때문에 유저들의 불만이 늘어났지만, 유력 혈맹의 통제는 뚫어내기 쉽지 않았다.

사냥터 통제 외에도 혈맹 간 분쟁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 분쟁이나 공성전에서 패배한 혈맹은 승리한 혈맹에게서 많은 것을 빼앗겨야 했다.

 

◆ '리니지M'도 혈맹으로

그리고 이 문화는 그대로 리니지M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의 재미를 온전히 느끼기 위해선 혈맹 가입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미 혈맹을 만들고 혈맹끼리 연합을 만드려 시도하는 유저들의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리니지M의 사전예약이 시작하기 전에 3개 서버에서 통제를 전문적으로 행하며 혈맹을 기업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유저가 등장하며 화제가 된 바 있다.

해당 유저가 커뮤니티에 올린 글

이 유저는 혈맹 가입조건으로 월 최소 200만 원 이상 리니지M에 투자, 하루 10시간 이상 접속 등을 내걸었다.

또한 사전 캐릭터 생성이 시작된 후부터 혈맹을 이룬 유저들이 커뮤니티에서 서버를 통제하겠다며 타 유저나 혈맹과 기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PC 리니지에서 유저들의 논란거리였던 사냥터 통제는 리니지M에서도 사실상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가 사냥터 통제에 관해 쇼케이스 자리에서 게임 안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간섭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PC 리니지를 지탱했던 혈맹 문화를 리니지M에도 가져오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리니지M은 사전예약자 수가 5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게임의 흥행 여부 자체는 사실상 결정난 상황이다.

콘텐츠라는 틀 안에서 유저들이 재미를 느끼며 스스로 문화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소비하는 것은 콘텐츠 산업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대표적인 것이 아이돌 팬덤이다.

그런 점에서 리니지는 게임 콘텐츠로서 훌륭하게 성공한 사례 중 하나다. 그리고 엔씨소프트는 이제 리니지M으로 다시금 성공 사례를 쓰려고 하고 있다.

리니지M에서 혈맹을 바탕으로 유저들이 만들어나갈 문화가 PC 리니지와 비슷한 형태를 띄며 유저들 사이에서 논란이 될 지,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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