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던 게임이 역시나.. 킥스타터 역대 최악의 게임에 이름 올려

2013년 이나후네 케이지 대표가 소셜 펀딩 ‘킥스타터’ 프로젝트로 해당 프로젝트를 올릴 때까지만 해도 매우 신선한 시도로 언론은 물론 전 세계 유저들의 이목을 사로 잡은 게임이다.

록맨의 아버지 이나후네 케이지 대표가 정신적 계승작으로 내세운 이 게임은 유저들의 펀딩 금액을 통해 만들어졌다. 게임성은 록맨 시리즈가 가진 특징과 흡사하다.

쏘고 피하는 런앤건 방식의 횡스크롤 액션과 패턴을 파악해 싸우는 보스전, 그리고 보스 제거 후에 보스의 능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 등은 거의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과정은 매끄럽지 못했다. 계속적으로 올라가는 펀딩 금액과 달리 게임의 발전은 매우 미비했고 여러 차례의 출시 연기가 나오면서 논란은 조금씩 커져 갔다.

마이티 넘버9

결국 한화로 40억 원에 가까운 펀딩 금액을 사용했지만 부실한 그래픽과 콘텐츠, 그리고 엉성한 밸런스의 레벨 디자인은 후원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게 됐다.

*장점
솔직히 말하면 일반적 게임으로 봤을 때, 아니면 인디나 소규모 개발사 또는 다양한 캐주얼 프로젝트를 운영, 개발 중인 중소 개발사 수준이라고 본다면 나쁘지는 않다.

슈팅이나 점프, 퍼즐과 흡사한 부분들은 록맨 시리즈가 가진 장점과 비교하면 다소 부족하긴 하지만 공격 성향을 강조한 대시 시스템은 꽤나 좋은 손맛을 제공한다.

몇몇 보스전은 꽤나 재미있다. 여러 개의 패턴을 리듬 게임처럼 빠르고 쏘고 피하는 과정은 록맨의 그 재미와 유사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정말 몇몇 보스만이고 나머지는 그저 그렇다.

레벨 디자인은 좋다, 나쁘다 의견을 내긴 조금 애매하다. 뭔가 초보 유저를 겨냥한 듯하면서 어느 과정에서는 다소 과할 정도로 어려운 느낌을 준다.

이 과정에서는 그럭저럭 괜찮은 손맛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레벨 디자인마다 사람이 느끼는 난이도의 편차가 존재하기 때문, 무조건 긍정이라고 보긴 힘들다.

이 외에는 별 다른 장점을 찾기 어렵다. 자막 한글화가 됐지만 스토리 비중이 약한 작품이라 크게 장점으로 생각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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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
이 게임이 40억 원 이상의 펀딩 금액을 모여 제작했다는 것 자체가 단점이다. 이미 3차례 이상의 연기로 인해 쌓인 불신을 개발사가 해소 못하겠다는 식으로 그냥 내버린 느낌이 든다.

가장 문제인 점은 그래픽이다. 초기 컨셉과 비교해 보면 이 게임의 그래픽은 너무 칙칙하고 어둡다. 뭔가 찰흙을 보는 것 같다. 화사하고 밝은 것이라는 예상과는 꽤나 먼 색감이다.

신경을 안 썼다고 할 수는 없지만 초기 컨셉과 다른 색감은 물론 특정 구간에서는 정말 어색해 보인다. 특히 이런 아쉬움은 시작부터 느낄 수 있으며 마지막까지 그대로 이어진다.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빠른 대시에 비해 다소 답답한 느낌의 다른 동작들이다. 뛰는 동작이나 이런 건 록맨과 흡사하지만 매달리는 과정이나 몇몇 동작은 흐름을 깨는 느낌이 든다.

대시로 충분히 올라간 속도감을 다른 동작에서 이어주지 못하는 그런 느낌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동작 때문에 몇몇 레벨 디자인 구간은 다소 짜증이 나가도 한다.

마이티 넘버9

적들의 존재감도 약하다. 록맨 특유의 스테이지의 테마에 맞춘 적들은 이 게임에서 나오지만 개성이 부족하고 특징들이 반복되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몇 번의 플레이 이후에는 새롭게 다시 하고 싶은 마음보단 엔딩 봤으면 됐다는 식의 마음으로 넘어간다. 아마 이 문제는 해보면 좀 더 공감이 갈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1회차 이후 도전해야 할 목적이나 추가적인 재미 요소는 거의 없다. 오히려 짜증을 넘어 엔딩 본 이후에는 안도감이 들 정도다.

*총점 (10점 만점 기준 3점)
이나후네 케이지 대표의 컨셉트가 이 게임을 만들지 않았다면 또는 펀딩 금액이 ‘언더테일’ 수준 정도였다면, 첫 발매 시기에 맞춰 나왔다면 이만큼 끔찍한 평가를 받았을까.

게임의 재미가 부족한 점도 사실이지만 이 게임의 평점을 깎은 건 킥스타터 펀딩 모금액 역대 11위에 오를 정도로 많은 금액을 후원 받은 이 게임이 겨우 이정도 수준이라는 점 때문이다.

설령 모르고 했거나 록맨의 정식적 계승작이 아니어도 매우 긍정적이라고 보기 어렵지만 과도한 펀딩과 그에 어울리지 않는 부족한 게임성을 가진 이 게임을 높게 평가할 수가 없다.

우리가 기대했던 이 게임은 설마 '시궁창'에 간 건 아니겠지?

또한 세계 게임 시장에서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던 이나후네 케이지 대표가 참여한 프로젝트라는 점을 고려하면 평점 3점은 오히려 높은 점수 일지도 모른다.

소셜 펀딩은 인디 게임 개발사 및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소, 중 규모의 회사들이 희망을 걸고 진행하는 공간이다. 그러나 대형 개발자가 물을 흐리면 그 피해는 다른 개발자들에게 간다.

그럼 이제 남은 건 이나후네 케이지 대표와 컨셉트의 답변이다. 그 많은 펀딩 금액을 어디에 썼는지, 상세한 내역을 공개할 생각이 있는지 말이다.

40억 원이 넘는 돈을 얻었지만 이나후네 케이지 대표가 잃은 건 전 세계 유저와 후원자들의 신뢰다. 록맨의 아버지는 이제는 없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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