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한 이야기와 세련된 전투 스타일, 그러나 중, 후반부터 급격히 무너지는 게임성

‘스타 오션5’는 트라이에이스에서 개발하고 스퀘어에닉스가 유통해온 인기 RPG 시리즈 ‘스타 오션’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슈퍼패미컴 버전을 시작으로 총 4편이 제작됐으며 파고 들 요소와 독특한 이야기 전개, 그리고 뛰어난 게임성으로 일본 RPG 유저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아왔다.

스타 오션5는 2015년 초 처음 공개됐다. 일본에서는 올해 3월말 출시됐고 국내는 갑작스러운 자막 한글화 발표와 함께 6월9일 정식 출시돼 유저들을 만났다.

스타 오션5의 전투는 빠르고 시원하다. 이는 초반에는 큰 재미이자 장점이 됐다.

시리즈 첫 PS4 버전 제작이라는 점과 60프레임의 부드러운 움직임과 연출, 그리고 스타 오션 시리즈가 가진 다양한 즐길 요소 등을 장착했다.

-장점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빠르고 화려한 연출로 가득한 전투 부분에 있다. 기존 스타 오션 시리즈보다 한층 발전된 전투 스타일은 속도감이 넘치고 화려하고 시원하다.

특히 승리 포즈나 연출 등으로 시간을 잡아 먹는 형태와 달리 곧바로 전투가 시작되고 실시간으로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속도감을 중시하는 유저들에게는 호평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바로 펼쳐지는 전투는 기존의 일본식 RPG 전투를 선호하지 않는 유저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전투 시작 시 로딩이 전혀 없기 때문에 게임을 접하는 과정에서 막힘이 전혀 없다는 느낌이 든다. 일부 필드 로딩은 있지만 이 게임에서는 로딩이 거의 등장하지 않아 쾌적하다.

재미있는 점은 전투 외에도 이벤트 장면들이 로딩 없이 곧바로 실시간 연출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개발사가 PS4의 성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생각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연출 내 캐릭터들의 풍부한 감정 연기부터 표정 연기, 그리고 이벤트 신의 다양한 연출은 게임 내 이야기에 몰입하도록 도와준다.

이벤트 연출도 실시간으로 곧 바로 이어지기 때문에는 꽤나 쾌적한 느낌을 받게 된다.

-단점
사실 위의 장점은 초반에 경험하는 부분이다. 이 게임은 중, 후반부터는 방향을 잃고 표류하기 시작한다. 가장 문제는 스타 오션 시리즈가 가진 장점들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투가 주는 빠른 속도감과 실시간 전투의 재미는 사실 초반을 넘어서면 너무 단순해진다. 조작의 의미를 상실한 무의미한 연타 전투가 발생하는 일도 많다.

특히 등장하는 아군이 7명 가까이 되고 적도 20마리 정도 등장한 상태에서 조작을 하는 액션을 펼치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것은 알지만 공방 자체를 죽인 밸런스는 이해하기 어렵다.

아군 7명과 적군 수십 마리가 격돌하는 과정은 전략 요소를 날려버린 케이스가 됐다.

중반부터는 아이템 하나만 잘 착용하면 거의 죽지 않고 보스까지 물리치며 전진할 수 있다. 이는 아이템 제작 시스템과 다소 당황스러운 성장 요소 덕분이다.

이중 아이템 제작 요소는 1~2시간의 반복 플레이만으로도 최강의 무기를 제작할 수 있다는 다소 어이 없는 요소가 반영돼 전투의 재미와 게임의 재미를 반감 시켜버린다.

그리고 게임의 재미이자 RPG의 백미인 던전 및 보스 공략은 심심하고 반복적이며 때로는 무의미하다고 느껴질 정도다. 특히 모든 던전이 특징이 없고 단순하다는 점은 황당할 정도다.

이곳을 정말 많이 오게 된다. 서브 임무들 때문에 말이다.

여기에 카메라 움직임에서 오는 시각적 불편함은 큰 아쉬움 중 하나였다. 물론 옵션으로 조절하면 덜 하긴 하지만 액션 부분을 강조한 게임임에도 카메라 동선이 정리가 안된 건 아쉬운 대목.

-총평 (10점 만점 기준 4점)
트라이에이스 개발사의 능력은 이미 오랜 시간 검증돼 왔다. 사실 PS4 버전의 스타 오션5 등장에 대해서는 꽤나 긍정적으로 생각했고 전작의 실패가 큰 교훈이 됐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스타 오션 시리즈라고 보기에도 민망한 수준의 게임성이 나왔다. 초반의 설정이나 전투 방식은 좋았으나 중반부터 급격히 무너지는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다.

내가 아는 스타 오션 시리즈는 이런 맛이 아닌데..

정말 무언가를 잃어버리고 표류하는 그런 느낌이 든다. 중반의 지루함, 억지로 늘려놓은 듯한 서브 임무, 쓸 때 없이 느린 이동 속도 등이 그런 생각을 강하게 만든다.

이제 이야기를 해볼 부분은 하나다. 우리가 발키리 프로파일 신작을 기대해볼 필요가 있을까? 스타 오션5는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작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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