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미널 스페이스 배경 이상현상 찾는 방식까지, 고민 없는 복제
'위몽', 독자적인 시스템과 개성으로 호평 나타난 게임

하나가 유행하면 그것의 ‘카피캣’이 우후죽순 쏟아진다. 게임에서도 마찬가지다. ‘8번 출구’의 유행 이후 소위 ‘8번 출구 라이크’가 불리는 게임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지난 해 일본의 1인 개발 게임 ‘8번 출구’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플레이 타임은 두 시간이 채 되지 않으며,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앞뒤로 걷는 것이 전부인 단순한 게임은 인터넷 방송 문화와 만나면서 화제가 됐다.

문제는 다음이다. 8번 출구의 사칭 게임이 출시된 것으로도 모자라, 게임의 그래픽만 살짝 손 본 수준의 유사 게임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8번 출구의 모방작 '에스컬레이터'
대표적인 8번 출구의 모방작 '에스컬레이터'

불쾌한 이질감이 드는 ‘리미널 스페이스’ 속 숨겨진 차이점을 찾는 플레이 방식은 완전히 동일하다. 단지 그 배경이 에스컬레이터 또는 지하철 승강장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패러디라고 보기도 힘든 모방작, 아류작의 연속이다.

이를 장르적 유사성이라는 말로 포장하는 것에도 무리가 있다. 8번 출구 이전에 공포 시뮬레이션 장르의 새로운 지평을 연 ‘사일런트 힐즈 P.T.’가 있었고, CCTV를 통해 숨겨진 이상 현상을 찾는 ‘I’m on Observation Duty’가 있었다. 8번 출구는 이 두 게임의 특징을 영리하게 활용한 게임일 뿐, 별개의 장르로 보기는 어렵다.

다만 소위 ‘8번 출구 라이크’라 불리는 유사 게임 중에도 나름의 매력을 가진 게임도 있다. ‘위몽’이 대표적이다. 게임 플레이 방식은 8번 출구와 동일하지만, 카메라를 통해 이상 현상을 찾는다는 독자적인 시스템과 적절한 이상현상의 배치로 8번 출구만큼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8번 출구가 출시된지 3개월이 지났다. 최근까지도 8번 출구 라이크의 흐름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카피캣 중 어떤 게임이 살아남을지는 해당 게임이 가진 독창성에서 판가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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