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와 턱 미세 이동으로 마우스 조작, 'TFT' 다이아 랭크까지 달성
"해외 고가 장비 직구로 구매해야"... 장애 게임 접근성 과제 되새겨

(유튜브 '눈으로 쓰는 근육병 일상' 채널)
(유튜브 '눈으로 쓰는 근육병 일상' 채널)

희귀 근육병으로 전신을 움직이지 못한 채 누워 생활하는 유튜버의 게임 라이프가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3년 전부터 채널 '눈으로 쓰는 근육병 일상'을 운영하는 장익선 씨는 어릴 적부터 진행성 근이영양증을 앓아왔다고 밝혔다. 전신의 근육세포가 점차 파괴되면서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되며, 호흡할 근육과 심장기능도 약화되어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살아가야 한다.

20세 내 사망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을 받았으나, 30대 후반인 현재까지 생존을 넘어 활발한 활동을 전개했다. 검정고시 합격 후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근육병 환우들을 위한 협회를 설립하고 회장으로서 운영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이머 사이에서 알음알음 퍼진 계기는 3개월 전부터 시작한 게임 라이브 방송이다. 힘겹게나마 손발을 쓸 수 있었던 10대와 20대 시절 게임을 무척 즐겨했다고 밝힌 장 씨는 "'스타크래프트'는 배틀넷 승률이 85% 정도 나올 정도였고, '리그 오브 레전드' 역시 북미 서버부터 시작해 3시즌까지 즐겼다"고 유튜브 영상을 통해 말했다.

누워만 있어야 하는 지금은 어떻게 게임을 즐기는 것일까. 장애 유저들을 위해 해외에서 제작된 고가의 제품을 사용해야 가능한 일이었다.

모니터를 천장에 달고, 눈으로 조종할 수 있는 안구 마우스와 턱의 미세한 움직임을 감지해 컨트롤하는 '깃털 조이스틱'이라는 특수 기기를 사용한다. 그리고 손가락에 미세한 힘으로 클릭이 가능한 마이크로 라이트 스위치, 발등에 국산 스위치 버튼을 입력 장치로 장착한다. 여기에 별도 구매한 스위치 인터페이스로 장치를 합쳐야 한다.

방식은 매우 복잡하지만, 이런 노력을 통해 닌텐도 스위치와 플레이스테이션 게임도 플레이가 가능하다. '디아블로4'나 힐링 게임인 '목장이야기' 시리즈부터 시작해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처럼 실시간으로 민첩한 컨트롤이 필요한 콘솔 게임도 무난하게 소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게임 실력도 일반 게이머 못지 않다. '전략적 팀 전투(TFT, 롤토체스)'는 지난 시즌 다이아 랭크까지 올랐다. 스타크래프트 역시 AI 상대로 1:3 정도는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줘 지켜보는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게임 커뮤니티를 통해 많은 이들이 채널에 찾아와 감탄과 응원의 댓글을 남기고 있다. 유저들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주신다", "저보다 게임 잘하시네요", "동기부여를 제대로 얻었다" 등의 훈훈한 반응을 보였다. 

장 씨는 닌텐도 스위치 사용기 영상을 통해 "외국은 장애인 게임 접근성에 대한 관심이 높고 소니, MS 등 큰 게임사에서도 적극적으로 반영하려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반면 "아직 우리나라는 관심도가 떨어지고 개인이 해외직구로 장비를 수입해 사용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접근성 인프라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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