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유의 가속도와 관성 활용한 조작감이 게임만의 개성 이끌어
난투보다는 대전 격투 게임에 가까운 전투... 신중한 방어와 공격 중요

빠르게 이동해 정신없이 치고받는 난투형 게임이라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웨이크러너’는 오히려 한 수 한 수가 신중해야 하는 대전 격투 게임에 가까웠다.

지난 5일 민트로켓이 준비 중인 차기작 ‘프로젝트 TB’가 ‘웨이크러너’라는 이름으로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 참전했다. 웨이크러너는 탑뷰 시점으로 진행되는 팀 대전 액션 게임으로, 속도와 관성에 기반한 조작과 이를 활용한 전투가 특징이다.

게임을 직접 해보니 이러한 특징이 더욱 크게 와 닿았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에 걸맞게 맵의 바닥은 모래와 철판으로 꾸며져 있지만, 실상은 빙판과 다를 게 없다. 마찰력이라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어서 조작에서 체감되는 가속도와 그에 따르는 관성이 엄청나다.

전세가 불리할 때는 이렇게 부리나케 달려가서 전황을 뒤집어야 한다.
전세가 불리할 때는 이렇게 부리나케 달려가서 전황을 뒤집어야 한다.

이 독특한 조작감이 게임의 개성을 만든다. 다채롭게 구성된 맵을 종횡무진할 때는 청량감이, 치열한 전장 한복판에 들어가 무기를 내리꽂을 때는 호쾌함이 느껴진다. 의도치 않은 감탄사가 때때로 터져 나올 정도였다.

다만 이 속도감에 취해 무턱대고 공격을 던지다 보면 순식간에 바닥을 나뒹구는 캐릭터를 보게 된다. 정신없이 벌어지는 난투를 기대한 것이 오산이었다. 웨이크러너의 전투는 오히려 찰나의 시간에 서로의 수가 오가는 대전 격투 게임의 그것과 가깝다.

캐릭터 상단에 표시된 붉은 원은 가디언의 공격 범위다. 공격 위치를 알아도 가속 시스템 때문에 저 위치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캐릭터 상단에 표시된 붉은 원은 가디언의 공격 범위다. 공격 위치를 알아도 가속 시스템 때문에 저 위치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현재 웨이크러너엔 총 6명의 캐릭터가 있고, 이들은 모두 고유의 공격 방식과 능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모든 캐릭터가 동일하게 갖고 있는 기능이 있으니, 바로 방어다. 고작 몇 프레임 남짓한 이 방어를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프로게이머의 말대로 “잘 막고 잘 때려야” 전투에서 이길 수 있다.

특유의 가속 시스템 때문에 다가오는 적의 공격을 정지 상태에서 이동을 통해 회피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적절한 타이밍에 상대의 공격을 방어로 막아내야 한다. 한 번 막아내면 기회는 온다. 방어에 성공하면 공격자는 경직에 걸리기 때문에 이때를 노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좁은 외다리 구조의 맵에서 궁극기를 맞은 상황. 프로게이머가 와도 어떻게 대처할 수가 없다.
좁은 외다리 구조의 맵에서 궁극기를 맞은 상황. 프로게이머가 와도 어떻게 대처할 수가 없다.

마냥 어렵게만 느껴지지만 사실 그렇진 않다. 이 역시 1:1 상황에서 중요한 것이지, 다수 앞에 장사는 없다. 그렇기에 되도록 편대를 구성해 교전하는 편이 용이했으며, 캐릭터의 고유 능력을 활용한다면 불리한 전황을 유리하게 바꾸는 것도 가능했다.

인상깊었던 것은 웨이크러너가 콘솔용 게임 패드를 훌륭하게 지원했다는 점이다. 마우스를 활용한 이동도 좋았지만, 조이스틱을 활용할 때는 특유의 조작감이 더욱 부각됐다. 이를 바탕으로 PC를 넘어 콘솔 플랫폼으로도 진출한다면 서구권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진 게임으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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