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형 생존의 법칙'을 잘 알고 영리하게, 친절하게 설계한 게임

대중적인 흥행 요인을 골고루 갖췄다. 여기에 스타일리시 액션의 정체성도 얹었다.

방치형은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다는 말을 듣곤 한다. 점차 편하고 빠른 성장을 원하는 최근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효율적인 게임 설계가 중요해졌다. 유저를 얼마나 더 편리하게 해줄 것인지, 성취감은 어떤 방식으로 주느냐가 방치형 게임들의 최대 고민이다.

하지만 동시에 경쟁작들과 달라야 하는 장르이기도 하다. 방치형이 흥행 보증수표로 떠오른 만큼 신작 경쟁도 심화됐다. 품질과 개성이 받쳐주지 않으면 뒤를 잇는 신작들에 떠밀려갈 위험도 항상 안고 있다. 

'소울 스트라이크'는 티키타카 스튜디오가 개발하고 컴투스홀딩스가 이달 서비스를 시작한 신작 방치형 RPG다. 출시 후 줄곧 구글플레이 다운로드 순위 TOP3을 지켰고, 매출 순위도 상위권에 오르면서 기세가 좋다. 실제 플레이를 들여다보면, 방치형 최강자들의 틈 속에서 꾸준히 자신의 영역을 개척할 잠재력도 가지고 있다.

소울 스트라이크는 방치형에 충실한 시스템과 함께 융합 장르의 특징도 가진다. 조작이 가능한 핵앤슬래시의 맛이 중심이다. 끝없이 몰려드는 적들을 강력한 스킬로 단번에 쓸어버리는 모습이 나타나고, 화려한 액션 연출을 더해 눈을 잡아둔다.

그래픽에서 보여주는 감성도 트렌드에 맞다. 최근 모바일 캐주얼은 정교한 디자인보다 얼마나 시각적으로 편안하느냐가 중요하다. 캐릭터도 아기자기한 SD 화풍을 띠고, 몬스터 역시 선명한 2D 비주얼에 귀여운 그림체를 내세워 호불호를 낮춘다.

나의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에서는 자유도가 눈에 띈다. 999여 종의 다양한 영혼 장비가 있고, 이를 조합해 무궁무진한 꾸미기가 가능하다. 액션 취향에 맞는 캐릭터를 골라 성장시킬 수 있으며, 장착하는 무기나 액세서리가 착용 즉시 캐릭터에 반영되어 정체성을 확실히 한다.

영혼 장비는 재화를 소비해 뽑는 것이 아니다. 게이지 획득을 통한 소환 방식이라 재화나 과금 부담이 없다. 영혼 게이지가 가득찰 때 실행하는 소환마다 3종의 영혼 장비가 등장하고 그중 하나를 선택한다. 끊임없는 영혼 장비 파밍을 통해 더욱 개성 넘치는 캐릭터 외형으로 꾸미고 능력치를 갖추는 것이 동기부여로 작용한다.

광고 중심 BM도 최근 동향을 잘 사로잡는다. 과금이 어려운 저연령 유저는 광고만 보고 많은 보상을 얻을 수 있고, 적당한 과금이 가능한 유저는 광고 제거와 보상을 함께 얻어 만족스럽다. 

캐주얼 게임의 과금은 큰 강요가 없으면서도 상품을 구매했을 때 만족감은 커야 한다. 소울 스트라이크는 그 선을 적절하게 유지해냈다. 무과금도 꾸준한 성장 체감이 있고, 과금 유저에게는 캐릭터 비주얼과 이펙트 변화 등으로 성장과 감성의 만족감을 동시에 준다. 영리하게 만들어낸 설계다.

던전과 도전 콘텐츠는 방치형 가운데 무난하게 다양한 편이다. 다만 여기서도 동료 시스템으로 변수를 준다. 동료들이 각각 특수한 능력을 활용해 조력자로 활약하고, 회복과 버프 등 적절한 효과로 최고의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방치형은 어떤 게이머든 약간의 시간을 투자해 한 가지 게임을 꾸준히 잡기 좋은 장르다. 소울 스트라이크는 그 자리를 꿰차기 최적화된 특징으로 무장했다. 

게임이 지극히 가볍고, 플레이 중 답답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요소가 거의 없다. 그중 자신이 마음만 먹는다면 즐겨볼 만한 액션 콘텐츠도 갖췄다. UI 역시 간편하다. 방치형답지 않게 컨트롤이 필요한 콘텐츠도 있지만, 이 역시 본인의 선택에 따라 플레이 방향을 정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앞으로 과제는 롱런일 것이다. 방치형의 편리함과 액션을 함께 오래 잡는 일은 쉽지 않다. 유저 피드백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업데이트를 해나가는 일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어느 순간 성장 패턴이 일원화됐을 때 새로운 재미를 주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소울 스트라이크는 모난 점이 없다. 대중을 끌어들이기 적합하게 만들어낸 하이퀄리티 방치형 RPG다. 소규모 양산이라는 편견을 가졌던 방치형 게임이 계승과 변화를 통해 확장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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