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 구글에 승소, 스포티파이는 애플에 승소 흐름
외부 결제 금지와 일방적 수수료가 원인... 거대한 시장 변화 감지

구글과 애플이 앱마켓 '반독점'을 둘러싼 법적 수성전에서 나란히 패했다. 잃어버린 거점이 치명적 요충지라 지각 변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생긴다.

구글은 11일, 에픽게임즈가 제기한 구글 플레이스토어 반독점 소송에서 패소했다. 외신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은 "구글이 앱마켓과 결제 서비스를 불법적으로 독점 운영했다"며 만장일치로 에픽게임즈 손을 들었다. 

소송은 2020년 애플과 구글이 각각 자사 스토어에서 '포트나이트'를 퇴출하며 벌어졌다. 에픽게임즈가 30%에 달하는 막대한 수수료에 반발해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이유다. 에픽게임즈는 퇴출 조치가 반경쟁적 행위라며 두 회사를 제소했다.

이는 에픽과 애플 사이에서 진행된 소송과도 연결된다. 각각 2021년, 2023년 마무리된 1심과 2심에서 애플은 10건의 소송 중 9건에서 승소했다. 하지만 패소한 1건이 최대 쟁점인 외부 결제 시스템 문제였다. 이로 인해 애플은 대부분 승소에도 불구하고 대법원 항소 절차를 밟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애플에게도 추가 악재가 닥쳤다. 2019년 음악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가 제소해온 반독점 위반 소송도 패색이 짙어지기 때문이다.

13일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유럽연합(EU) 규제 당국은 애플을 반독점 위반으로 규정하고 연간 매출 중 최대 10%를 벌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는 방침을 세웠다. 애플이 음원 서비스 이용자가 자사 서비스인 애플 뮤직을 떠나 더 저렴한 서비스로 이동하는 것을 억지로 방해했다는 이유다.

당시 애플은 앱스토어 규정으로 애플 뮤직에 일방적 혜택을 주고, 스포티파이 등 경쟁 입점사는 높은 수수료를 책정해 고의로 경쟁력을 약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다른 업계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여럿 나타나면서 사업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오는 계기가 됐다.

이에 애플은 소송 과정에서 변화를 꾀하며 거액의 벌금을 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2022년부터 앱스토어 입점 앱이 외부 링크를 통해 서드파티 결제 수단을 이용 가능하도록 했고, 최근 탭앤고 모바일 결제시스템에도 접근할 수 있게 허용했다.

현재 구글은 안드로이드 체제의 플레이스토어를, 애플은 iOS 단독 앱마켓인 앱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두 앱마켓은 각각의 모바일 OS에서 사실상 독점 체제를 유지 중이다. 그 이유로 독단적 수수료 책정에도 반기를 들기 어려웠다.

구글과 애플이 나란히 외부 앱 결제를 허용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면서, 향후 앱마켓 독점 구도에도 균열이 생긴다. 외부 결제 시스템 금지와 편파적 수수료가 막힐 경우 사업자들이 자유롭게 경쟁하고 결제를 도입할 판로가 열린 것.

애플 앱스토어에서 1년간 발생하는 매출은 2022년 기준 1조 1천억 달러에 달한다. 애플의 수수료 수익만 따져도 연간 100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방대한 생태계 속에서 당연한 듯 이어져온 체제가 변화한다. 모바일 전체 시장의 지축이 흔들릴지도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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