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달군 이세계 페스티벌, 국내 최초 '메타버스 오프라인 축제' 기념비
젊은 세대에서 온라인-오프라인 경계 무의미... 화면 뛰어넘는 영역으로

[게임플] 여전히 화면 속에 등장한다. 하지만 활동 범위는 한계가 없다. 

버추얼 아이돌, 줄여서 '버튜버'라고 부르는 새로운 방송 문화는 이제 낯설지 않다. 국내 버튜버 돌풍을 선도한 왁타버스와 이세계아이돌(이세돌)은 올해 발매하는 신곡마다 음원 차트를 흔들고 있다. 6월부터 한 달 단위로 선보인 'LOCKDOWN', 'Another World', 'KIDDING' 3곡은 역대 최초 멜론의 전당 3관왕을 달성하는 계기가 됐다. 

초창기 버튜버는 북미와 일본 등지에서 먼저 유행이 불었지만, 국내의 경우 서브컬처 가운데서도 철저한 비주류 취급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세돌을 비롯해 후속 주자들의 화제몰이가 계속되면서 대중문화에서도 존재감이 드러날 만큼 국내 입지가 커졌다. 

이들의 활동이 디지털 세상을 넘어 실제 오프라인 영역으로 전진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이세돌을 중심으로 열린 '이세계 페스티벌(이세페)'은 국내 최초의 오프라인 메타버스 페스티벌이라는 역사를 썼다. 

9월 송도에서 열린 이세계 페스티벌 현장(사진: LG전자 보도자료)
9월 송도에서 열린 이세계 페스티벌 현장(사진: LG전자 보도자료)

인천 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공연을 보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엄청난 규모의 유료 관람객 인파가 몰아닥쳤고, 전국 7개 CGV 상영관에서 진행한 이원 생중계도 일찌감치 매진됐다. 단독 콘서트 못지 않은 가격이었지만, 이세돌 팬들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세돌 페스티벌은 단순한 버튜버 행사를 넘어선 의미를 가진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LG전자가 후원하는 공인 문화행사였고, 현실 유명인들이 함께 모여 버튜버 아이돌과 무대를 구성했다는 점에서도 대중적 이목을 끌었다.

권은비, 로꼬, 멜로망스, 프라우드먼 등 인기 아티스트들은 먼저 무대에 올라 열광적 호응을 이끌어냈다. 그밖에 왁타버스의 주요 고정멤버를 비롯해 수상할 정도로 김장훈과 목소리가 닮은 버튜버 '숲튽훈'도 참여하는 등 버튜버의 다양한 변주를 실감하게 했다.

잠실 영화관 오프라인 진행으로 이목을 끈 유니 홈파티(이미지: 유튜브 '아야츠노 유니' 채널)
잠실 영화관 오프라인 진행으로 이목을 끈 유니 홈파티(이미지: 유튜브 '아야츠노 유니' 채널)

올해는 후속 주자들의 성장세도 눈에 띄는 시기다. 이세돌 이후 가장 눈부신 성장세로 평가받는 스텔라이브는 지난 5월 소속 버튜버 아야츠노 유니의 '생일 홈 파티'를 가졌다. 다만 온라인이 아닌 서울 잠실에서 팬미팅이 진행됐다는 것이 특징이다.

팬들은 이날 롯데시네마 상영관에 모여 다양한 축전 영상을 함께 감상하고, 유니와 일대일 대화도 번갈아 이어나가면서 기념비적인 시간을 보냈다. 시청자와 버튜버의 소통이 공간을 초월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다.

국내 최대 버추얼 연합체인 버추얼 유니온은 지난 8월 광명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브이 페스티벌'을 개최하기도 했다. 입장료가 2만 5천원으로 결코 낮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1,500장 가량의 티켓이 판매됐고, 버튜버와 팬미팅 및 굿즈 구매를 위한 팬들의 발걸음이 줄을 이었다. 

조금씩 나타나는 버튜버 오프라인 행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희미해짐을 뜻한다. 유튜브와 트위치 등 소통 채널의 대중화, 그리고 이슈를 빠르게 전달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활성화가 핵심 이유로 꼽힌다. 

이런 온라인 문화에서 파생된 '밈'이 젊은 SNS인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도 퍼져나가면서 대중적으로 거부감이 크게 줄어든 모습을 보인다. 특히 '이세페'와 같이 한 지역의 공식 문화 행사로 후원을 받으며 야외 현장을 수놓는 모습은 진정한 메타버스의 가능성을 봤다는 반응이 나온다.

버튜버는 '가상'을 뜻하는 단어 'Virtual'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가상의 영역이 늘어나면서 더 이상 가상에만 머무르지 않는 모양새다. 현실과 가상 구분 없이 새로운 미디어가 팽창해가는 시대상이 버튜버를 통해 비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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