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노래 넘어 엔터테인먼트 바깥까지, 영상 시대의 새 흐름으로

(이미지: 강서구청 유튜브 채널)
(이미지: 강서구청 유튜브 채널)

[게임플] 지난달, 강서구청 공식 유튜브 채널에 3D 가상 진행자가 나타났다. 

이 진행자는 강서구 마스코트 '새로미'를 의인화한 캐릭터로, 모션캡처를 통해 실제 직원이 연기하는 버튜버(버츄얼 유튜버)다. 국내 지자체가 직접 버튜버 콘텐츠를 활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상 내용 역시 기존 지자체 유튜브의 정갈한 홍보를 답습하지 않았다. 최신 감성에 맞춰 의식의 흐름이나 자학 유머 등 솔직함과 자연스러움을 저변에 두고 이야기를 진행했다. 

"높으신 분들이 압박을 줘서 아이디어를 짜냈다"거나, 강서구 출신 유명인으로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을 소개하다가 마포고가 강서구에 있고 강서고는 양천구에 있다는 사실에 혼란에 빠지는 등 웃음을 자아내는 내용이 이어졌다. 

초기 반응은 폭발적이다. 당시 공개된 1화 영상은 현재 조회수 12만을 넘어섰다. 채널 내 다른 영상이 많아야 1~2천인 것과 비교하면 독보적인 성공이다. 여러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는 한편, 강서 크리에이터 모집 영상도 참가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자유롭게 시작한 만큼 열악한 마이크 음질 등 기묘하게 낮은 퀄리티로 구성됐는데, 이 점이 오히려 컬트적 감성으로 받아들여진 점이 있다. 이로 인해 정장 사과 콘셉트의 이미지를 올리고 사운드를 개선 중이라고 밝히면서 최신 밈을 활용하는 모습도 보였다.

영상 콘텐츠 활용에서 '버튜버'는 점차 필수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수년 전부터 게임과 음악 등 젊은 세대를 겨냥한 소재에서 영향력을 떨쳐왔다. 이제는 더욱 대중적인 영역에서도 다양한 캐릭터를 버튜버 버전으로 활용하는 흐름이 보인다.

버튜버 불모지로 불리던 아프리카TV조차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흐름이 바뀌었다. 트위치에서 이적한 버튜버들이 플랫폼 시청자를 다수 흡수했고, '마인크래프트' 등 게임 합방으로 함께 판을 키워나가는 풍경도 보인다. 

강서구 유튜브 역시 영상 초반에서 이러한 분위기를 설명했다. 지자체간 홍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유튜브 콘텐츠 아이디어에 고민을 거듭했고, 그 과정에서 최근 트렌드로 떠오른 버튜버를 택했다는 것. 

단순히 버튜버 캐릭터 활용뿐 아니라 토크 내용도 감각적인 재미를 유도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이미 파격적인 콘텐츠로 인기를 모으는 충주시 유튜브와 같이, 기존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최신 감각이 성패를 가르는 모습이다.

유튜브를 기반으로 한 영상 콘텐츠는 마케팅의 중심이 됐다. 또한, 마케팅에서 캐릭터는 예로부터 빠질 수 없는 요소였다. 버튜버는 그 캐릭터가 살아 움직이면서 직접 시청자와 소통하는 시대를 만들었다. 이 물결은 아마도, 더욱 큰 해류가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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