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에 들고 일어난 유저들, 운영 개선에 가장 든든한 지원자들로
게임을 놓지 않은 가장 큰 이유... 운영도, 레이스도 '절대'는 없었다

[게임플] 다사다난이라는 말은 종종 식상하다. 하지만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이하 우마무스메)'의 한국 서비스 1년간은 다사다난 이상의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다.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한국 출시 전부터 모든 화제를 집어삼켰다. 일본에서 문화현상이 될 만큼 흥행한 게임, 하지만 국내에서 생소한 경주마 미소녀화 육성. 과연 많은 유저의 사랑을 받을 수 있겠느냐는 의문도 곳곳에서 나왔다.

지난 주말, 1년 동안 플레이해온 기록이 궁금해져서 프로필과 활동 내역을 열었다. 우연히도 누적 팬수 4억을 막 넘겼다. 육성 횟수는 약 1천 회. 한국 서비스 전 일본 서버에서 쌓은 팬수는 2억 3천 정도였다. 1년에만 수십 종 게임을 해봐야 하는 업무 속에서 이 정도면 꾸준히 많이 즐겼다고 생각한다.

일본 출시일부터 직접 플레이해본 입장에서는 한국에서의 인기 역시 의심하지 않았다. 퀄리티와 재미, 감동적 이야기는 낯선 소재를 초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상은 적중했다. 우마무스메 한국 출시 첫 달 MAU는 80만을 넘겼다. 한때 최대 매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숫자보다 체감이 크게 되는 부분은 화제성이었다. 캐릭터 원본마들의 생애가 스포츠 감성 면으로 조명을 받았고, 그들의 실화를 다룬 콘텐츠는 트래픽이 치솟았다. 생소한 문화에 대한 배척이 아니라, 신선한 관심이 나타난 것이다. 

운영 미흡 논란이 불거진 것은 출시 두 달 만이었다. 작은 불만들이 여러 곳에서 쌓인 끝에 큰 규모로 터졌고, 운영진이 내놓은 대책 역시 이를 해결하기 부족했다. 결국 판교 초유의 시위 마차가 등장하면서 지상파 뉴스에도 출연하는 계기가 됐다. 

한 사람의 유저로서도 어수선한 시기였다. 팔로우 창에서 접속일이 갱신되지 않는 유저는 점점 늘어났다. 유저 이탈이 없었어도 '미래시'로 인해 엄청난 매출 순위를 유지하진 못했을 것이다. 다만 훨씬 많은 유저를 유지하는 것은 가능했다. 앞으로의 동력이 비교적 깎였다는 아쉬움도 부정할 수는 없었다. 

1주년 페스티벌에서 구현된 오락실 인형뽑기
1주년 페스티벌에서 구현된 오락실 인형뽑기

하지만 카카오게임즈는 우마무스메 운영을 근본부터 바꾸는 데 성공했다. 김상구 본부장을 필두로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했고, 개발사 사이게임즈와의 소통도 강화했다. 

그 결과, 유저들의 의견도 체계적으로 수렴되면서 편의성 패치 조기도입이 활발해졌다. 카카오게임즈 자체 개발 PC 버전 역시 준비 중이다. 결국 김상구 본부장은 '빛상구'라는 별칭을 얻었다. 가장 개선 목소리를 높이던 유저들부터 적극적으로 운영 개선을 칭찬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방송과 더불어, 오프라인 행사로 찾아가겠다는 약속도 지켰다. 지난 10일과 11일 열린 1주년 기념 페스티벌은 그동안 함께 걸어온 길을 돌아보는 축제였다. 아침부터 대기줄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게임을 함께 아껴온 인플루언서들이 참여한 프로그램에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수많은 편의성 조기도입 가운데, 인자 재획득 기능은 가장 반가운 소식이었다. 곧 시작될 뉴트랙 육성 시나리오는 1육성에 한 시간 가까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여가 시간에 좋은 인자작을 하기에는 시간 부담이 컸다. 재획득 기회 시스템을 반년 빨리 가져오면서, 가장 어려운 과제를 절반으로 단축할 수 있게 됐다. 

기자에게 스콜피오배 우승을 안겨다준 마일의 황제 타이키 셔틀
기자에게 스콜피오배 우승을 안겨다준 마일의 황제 타이키 셔틀

항상 수많은 게임을 해야 하는 업무 속에서, 우마무스메만큼은 손에서 놓지 않았다. 바쁜 정도에 따라 1~3육성 정도는 매일 꾸준히 했다.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첫째는 스토리마다 느낀 감성이고, 둘째는 아마도 내가 키운 우마무스메로 우승을 손에 넣고 싶다는 목적 때문이었을 것이다. 

우마무스메가 과금 영향이 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무과금이 예상을 뒤엎은 승리를 따내는 확률은 유독 높은 게임이다. '경주마 레이스'라는 소재를 워낙 잘 고증한 탓일까. 대회 조건에 최적화된 준비를 하고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면 절대란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80만원 정도를 과금했다. 개월 단위로 따지면 매달 6만원 정도다. 소과금 가운데 약간 많은 수준이다. 하지만 SR과 배포 SSR만을 가진 유저에게 챔피언스 미팅 우승을 놓치기도 했고, 도저히 안될 것 같다 느낀 상대와 붙어 이기기도 했다. 육성이든 레이스든 마지막까지 알 수 없는 긴박감은 결국 이 게임만이 가진 매력이다. 

난생 처음 블루레이도 샀다
난생 처음 블루레이도 샀다

우마무스메의 한국 출시일은 6월 20일이었다. 그 시기에 맞춰 유저들이 '커피 트럭'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지난 10월 글에서 "지금의 변화가 이어지면 커피 마차를 볼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구절을 적었는데, 비록 마차는 아니지만 기분 좋은 예상 적중이었다. 

극한의 '다사다난'이었던 우마무스메가 1주년을 축제로 맞이한 가장 큰 비결은 유저다. 운영이 파행으로 흐를 때 강렬하게 채찍질을 했고, 좋은 서비스로 돌아서자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호응해주고 있다. 결국 환골탈태에 성골한 운영진, 그 옆에서 함께 지켜봐준 모든 이들도 공신들이다.

엄청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우마무스메 플레이는 이어나갈 생각이다. 메지로 브라이트, 애스턴 마짱, 다이타쿠 헬리오스 등 앞으로도 얻어서 키워보고 싶은 캐릭터는 많다. 달리기 위한 이들의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는 이상, 함께 달리기 위한 트레이너들의 이야기도 계속될 것이다. 

나름의 애캐들을 모아 아오하루 곡으로 기념 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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