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모판 통한 두 번째 체험... 정식 출시는 9월 19일
최적화, 액션감, 정체성, 완성도 모두 '부디 이대로만'

[게임플] 이번에도 큰 불만을 찾지 못했다. 플레이할수록 더 재미있다. '이건 진짜다'라고 표현했던 첫 시연기 감상은 여전히 유효하다.

네오위즈 신작 'P의 거짓(Lies of P)'이 9월 19일 출시된다. 서머 게임 페스트와 쇼케이스를 앞두고 데모판 버전 플레이를 먼저 할 기회를 얻었다. 지난해 11월, 지스타에서 30분간 시연을 한 뒤 두 번째 플레이다.

데모는 초반 특정 지역부터 플레이가 가능했던 시연과 달리, 게임 최초 지점부터 시작해 초반부를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열어둔 버전이다. 시간에 쫓길 필요 없이 여유롭게 즐길 수 있어 다양한 시도가 가능했다.

P의 거짓은 네오위즈 산하 라운드8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PC-콘솔 소울라이크 액션 RPG다. 8월 글로벌 출시 예정이며, 플레이스테이션을 비롯해 엑스벡스 게임패스에도 입점한다. 지난 게임스컴에서 기대작 부문 3관왕에 오르면서 실제 플레이 평가를 높이기도 했다.

튜토리얼 챕터에서 처음 만나게 될 보스
튜토리얼 챕터에서 처음 만나게 될 보스

데모판 선행 플레이는 PC 버전으로만 지급됐다. 본편은 PS5로 플레이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사양이 걱정되기도 했다. 기자의 그래픽카드는 GTX 1660ti, 슬슬 업그레이드를 알아보는 시기다. 최근 PC 최적화 문제도 여러 신작에서 나오다 보니 그에 따른 부담도 있었다.

그런데 요구사양이 생각보다 낮아서 놀랐다. 깔끔한 최적화로 높음 옵션의 구동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발열이나 메모리 부담도 크게 없었다. 최소사양은 인텔 i3-6300과 GTX 960인데, 실제로 이 정도만 되어도 아무 문제 없이 플레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이동 로딩이 약간 길지만, 각 지역이 큼지막해서 자주 볼 일은 없다.

유저가 체감하게 될 진짜 첫 보스
유저가 체감하게 될 진짜 첫 보스

데모 구간은 게임 시작부터 챕터 2까지다. 각 챕터 마지막에 대형 보스가 있다. 챕터 1은 튜토리얼에 해당하는 파트다. 주인공이 깨어나 크라트 호텔에 도착할 때까지 짧은 구간을 다룬다. 챕터 2는 예전 시연과 플레이 영상에 나왔던 곳으로, 중간 보스격 상대도 만날 수 있다.

첫 보스는 두 번째 시도에서 잡았다. 소울라이크에 익숙한 유저라면 크게 높지 않은 난이도다. 시작하자마자 달려가면 '다크소울 3'의 최초 군다 정도는 되겠지만, 도착 전에 레벨 업 작업이 가능해서 실질적으로 훨씬 쉽다. 챕터 2 길거리에 망토 쓰고 진압봉을 든 채 걸어다니는 녀석이 더욱 큰 난관이다.

챕터 2 보스는 슬슬 소울라이크 보스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까다로워진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익힌 액션 감각을 최대한 활용해야 수월하게 공략할 수 있다. 소위 패링으로 부르는 퍼펙트 가드를 얼마나 편하게 성공할 수 있느냐에 따라 난이도가 갈린다.

어떻게든 뒤통수를 치겠다는 악의가 보이는 배치
어떻게든 뒤통수를 치겠다는 악의가 보이는 배치

초반 구간 성장은 매우 순조롭게 설계됐다. 별바라기(다크소울 화톳불) 주변 자잘한 적들만 잡으면서 경험치를 모아도 레벨업까지 금세 모인다. 경험치를 늘려주는 아이템도 후하게 주는 편이다. 이 점은 정식 출시 버전에서 어떻게 바뀔지 모르지만.

지스타 시연 버전에서 달라진 부분도 꽤 많다. 특히 UI가 더욱 깔끔해진 점이 마음에 든다. 무기 관련 정보가 오른쪽, 팔 정보가 왼쪽 아래 자리잡으면서 시선을 직관적으로 둘 수 있게 됐다. 그밖에 정비 메뉴도 조금씩 알아보기 쉽게 변한 부분이 눈에 띈다.

소울라이크의 정통 레벨 디자인을 따라가면서도, 장르 초보가 쉽게 적응하도록 초반 장벽을 허물려 노력한 흔적이 많다. 그래서 취향에 따른 플레이 스타일 선택도 유연하다.

칼 한 자루만 들고 피하고 막으며 정통 소울라이크처럼 플레이할 수도 있고, 온갖 19세기 기준 첨단 기술을 활용하면서 스타일리시 액션으로 장르를 바꿀 수도 있다. 앞으로 이 게임이 더 익숙해지더라도 단조로울 일은 없어 보였다.

예전 시연에서 어렴풋이 감을 잡은 단서는 확신으로 돌아왔다. 이 게임 액션의 핵심은 흔히 패링으로 표현하는 '퍼펙트 가드'다.

적을 락온했느냐 아니냐에 따라 액션도 다르다. 락온 없이 회피를 누르면 비교적 먼 거리로 구르면서 피하고, 락온한 채 누르면 살짝 뛰면서 짧은 거리를 움직인다. 블러드본 같은 방식이지만 그보다 약간 짧고, 판정도 더 위험하다. 이 점도 의외로 전략적 선택 요소가 됐다.

패링에 성공한다고 해서 적이 바로 휘청이는 것은 아니다. 그로기 게이지가 쌓이고, 여기서 강공격이나 추가 패링 등 액션을 가미하면 쓰러뜨릴 수 있다. 그렇게 이어지는 액션의 흐름에서 타격감이 아주 만족스럽다. 소울라이크에서 중요한 사운드, 효과음과 음악 역시 적재적소에 잘 스며든다.

강화 소재가 한정됐다 보니 무기별 성능까지 비교하기는 조금 까다로웠다. 다만 전투 방식의 극적인 변화는 확인할 수 있었다. 리전 암은 '세키로'의 의수를 생각나게 하지만 실제 기능은 많이 다르다. 유틸리티 기능은 많지 않고, 대신 기계의 설정에 맞춰 더욱 자유로운 액션과 기능을 제공한다. 개조 자유도 역시 예상 이상으로 높다.

초반부 스토리도 어느 정도 맛볼 수 있었다. 이 장르에 맞게 스토리를 길게 설명하지 않지만, 스토리를 향한 흥미는 여느 소울라이크보다 커졌다. 저항 없이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피노키오 세계관, 그 속에서 움직이는 캐릭터들이 궁금증을 유발한다.

인형인지 인간인지 묻는 첫 질문에서 거짓말 여부를 선택해야 하고, 하나를 선택하면 톱니바퀴가 서서히 움직이는 연출을 보여준다. 인간이 되려면 거짓말을 배워야 하는 피노키오, 제페토 영감을 찾아가야 하는 이유 등 여러 미스테리들이 얽힌다.

크라트 호텔은 초반 플레이의 본거지다. '다크소울' 시리즈의 화방녀 같은 역할을 하는 소피아라는 인물이 등장하며, 물건 판매와 무기 강화 등을 담당하는 NPC들도 개성을 가지고 존재한다.

레벨업은 이 호텔에서만 가능하다는 점, 대신 별바라기간 순간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으로 인해 다크소울 3와 비슷한 구조를 지닌다. 다만 본거지 콘텐츠는 더 다양할 듯하다. 호텔 2층의 여러 방들이 데모에서는 잠겨 있었는데, 게임 진행에 따라 무언가가 하나씩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조작 체계는 기대 이상의 장점이었다. PS5 패드인 듀얼센스와 키보드-마우스로 번갈아 플레이해봤다. 물론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패드 플레이가 좋지만, 키마 플레이의 기본 설정은 프롬 게임들보다 깔끔했다. 손가락 이동이 많지 않고 액션간의 연계도 편하다. 많은 소울라이크를 직접 즐기면서 연구했다는 흔적이 여기에 남는다.

P의 거짓 데모 플레이는 첫 시연에서 느낀 확신을 더욱 강화하는 과정이었다. 지금까지의 인상을 요약하면, 걸작 소울라이크 게임들의 장점을 재료 삼아 벨 에포크 시대 속 잔혹동화에서 아름답게 조리해낸 형태다.

지역을 탐사하면서 퍼즐처럼 길이 열리는 레벨 구성, 원하는 스타일의 액션으로 느끼는 쫄깃한 타격감, 악독하면서도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적 배치 등 소울라이크의 기본이 충실하다. 짜깁기에서 만족하지도 않았다. 무기의 손잡이와 날을 바꿔 끼면서 조합해가는 액션은 스타일리시 게임의 미학을 느끼게 만든다.

P의 거짓은 4월 네오위즈 사옥에서 비공개 FGT를 실시한 바 있다. 다수 크리에이터도 여기에 참여했고, 수십 시간 동안 체험한 몇몇 인플루언서들이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초반부의 강한 인상이 후반에도 이어지리라 믿게 되는 대목이다. 

게임의 국적을 떠나, 소울라이크 장르의 이름을 떠나 순수하게 게임 재미로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P의 거짓은 분명, 올해 하반기 글로벌 전체에서 가장 기대할 만한 콘솔 액션게임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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