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시안에서 차가운 은발의 10대 소녀가 되기까지

[게임플] '리니지W' 시그니처 클래스 '수라'의 정교한 디자인이 이목을 끈다.

엔씨소프트는 이달 초 리니지W 1주년 업데이트를 통해 신규 영지 오렌, 첫 시그니처 클래스 수라를 추가했다. 수라는 오직 리니지W에서만 만날 수 있는 클래스로, 거대한 설산 지역 오렌과 캐릭터 배경 및 디자인이 어우러지면서 각별한 재미를 자랑하고 있다.

리니지W에서 표방하는 다크 판타지의 정체성에 맞춘 만큼, 유독 어둡고 진지한 이야기와 비주얼을 통해 설계됐다. 리니지에서 보기 드문 디자인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플레이엔씨 홈페이지에 공개된 자료를 통해 제작 과정을 되짚었다.

수라 러프 컨셉 원화 1안
수라 러프 컨셉 원화 1안

■ 초기 기획은 '동양적 느낌의 붉은 머리 성인 여성'

수라는 본인의 몸보다 큰 태도를 사용하는 강인한 마물 사냥꾼으로, 마물에게 아버지를 잃은 후 오직 복수만을 위해 살아가는 인물이다. 기획 초기는 성인이라는 설정 하에 수라를 디자인했으나, 작은 체구의 아이가 큰 태도를 드는 반전 매력을 활용하고자 10대 후반 소녀의 외형으로 디자인을 변경했다.

초기 시안 작업에서는 동양적인 느낌을 많이 차용했다. 이후 게임의 배경인 중세 클래식 풍으로 시안 작업을 발전시켜 나갔다. 붉은 머리는 마물 사냥꾼의 느낌보다는 일반 사냥꾼의 느낌이 강했기에 은빛 머리로 최종 스타일을 결정했다.

수라 러프 컨셉 원화 2안
수라 러프 컨셉 원화 2안

얼굴은 설정상 차갑고 초연한 인상을 풍기도록 작업했다. 처음에는 여러 가지 문신과 얼굴로 캐릭터 성격을 표현하고자 여러 시안을 제작했고, 최종적으로 문신은 삭제하고 주근깨가 약간 있는 앳된 얼굴로 마무리했다.

복식도 초기에 비해 구체화됐다. 짐승의 뼈를 추가해 마물 사냥꾼의 특징을 살렸다. 설원 지대인 오렌 지역 출신임을 드러내기 위해 부피감 있는 짐승의 털을 복식에 추가하기도 했다.

수라 스토리 영상 콘티
수라 스토리 영상 콘티

■ 배경 스토리에서 '슬픔'과 '결연함'이 함께 느껴지도록

수라 스토리 영상은 원화 작업 시 서사를 단순화하고 감정선은 극대화했다.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슬픈 서사로 캐릭터의 성격을 유추하게 하고, 태도를 사용하는 캐릭터임을 보여주어 게임 내에서 어떤 전투를 전개할지 전달하고자 했다.

아버지의 죽음 앞에 절규하는 어린 수라의 장면은 초기 작업에 달이 없었다. 하지만 배경을 더 풍성하게 구성하기 위해 추가했다. 또 어린 수라의 처절함이 느껴지도록, 죽은 아버지를 가냘픈 몸으로 끌고 가려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표현했다.

처음 시안은 나이가 있어 보이게 그렸지만 조금 더 어린아이의 느낌이 들도록 수정 작업을 거쳤고, 표정에서 슬픔과 결연함이 함께 느껴지도록 했다. 또 성장한 외형의 수라와 동인인물임을 알 수 있게 하는 장치도 중요했다. 이를 위해 흰색 머리카락과 장신구 등 포인트를 강조했다.

영상은 성장한 수라가 야히족 마물들을 태도로 쓰러트리고 등장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아픔을 이겨내고 성장한 캐릭터로 표현했으며, 이는 오렌 영지의 설원 배경과 맞물려 차가운 분위기를 극대화하고 있다.

엔씨는 수라 이후에도 다크 판타지 세계관에 몰입하게끔 하는 클래스, 게임에 어울리는 각종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느낌을 꾸준히 전달할 계획이다. 내러티브와 디테일에 점차 공을 들이는 리니지W가 보여줄 새로운 이야기가 궁금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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