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판타지 클래스, 장기전, 그리고 단체전

[게임플] 엔씨소프트 대표 MMORPG '리니지W'에 등장한 신규 클래스가 게임 구도를 흔들고 있다.

엔씨는 리니지M부터 리니지2M, 리니지W에 이르기까지 개별 게임에만 존재하는 오리지널 클래스를 순차적으로 추가해왔다. 자칫 한 단위로 묶일 수 있는 위험을 피하고 각 게임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살리는 의도가 엿보인다. 

그중 '수라'는 리니지W에 처음 추가된 오리지널 클래스로, '시그니처'라는 표현을 대신 사용해 등장했다. 1주년 기념 업데이트에 추가된 만큼 엔씨가 공들여 제작한 흔적이 보인다. 특히 그동안 리니지 IP에서 보기 힘들었던 방식의 액션으로 큰 변수가 예고된다.

짚고 넘어갈 것은 또 있다. 리니지W가 유지하려고 시도하는 딥 다크 판타지 세계관이다. 지난 '베르세르크'와의 컬래버레이션에서도 게임 특유의 어둡고 파괴적인 분위기를 접목한 움직임이 읽힌 바 있다. 

수라 역시 배경 스토리부터 잔혹하다. 어린 시절 '죽음'이라는 마물에게 아버지가 죽는 것을 눈앞에서 지켜보고 복수를 다짐하며, 죽음의 태도를 지닌 채 마물 사냥꾼이 되어 상아탑에 오른다. 

그러나, 되려 마물의 힘을 주입당해 정신을 잃고 마물이 되어 살아갈 위기에 처한다. 아버지의 유품인 비수 덕택에 간신히 정신은 되찾았지만, 이미 자신의 스승을 살해한 뒤였다. 그렇게 모든 것을 빼앗은 죽음에게 복수할 힘을 키우기 위해 세상에 나서게 된다. 

지난 신규 클래스 다크엘프가 리니지 시리즈를 계승하는 클래스였다면, 수라는 리니지W만이 가진 감성을 더욱 진하게 드러내는 정체성을 지닌다. '시그니처 클래스'라는 표현도 이를 명확히 하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수라의 기본 특징은 공격 성공 시 일정 확률로 발동되는 '스티그마'다. 치명타 공격과 유사한 개념이다. 해당 공격 피해량이 크게 증가하고 대상에게 상처를 남겨 중첩 지속 피해를 주며, 수라 자신은 공격력이 증가하는 낙인 버프를 얻는다.

또한 공격이 적중할 때 일정 확률로 적의 영혼을 흡수해 소울을 얻는다. 소울은 받는 피해를 일부 상쇄하고, '소울 번' 스킬로 큰 체력을 순간 회복한다. 수라를 플레이할 때는 체력이 낮아도 도망치기보다 끝까지 맞서 싸우는 쪽이 생존에 유리할 수 있다. 

마물 사냥꾼답게 적을 추적하기 좋은 스킬도 갖고 있다. '길로틴' 스펠로 적 이동을 제한하고, 순간 돌진해 적을 베어내는 '카오스 미라쥬' 스펠로 마무리가 가능하다. 이 스펠들은 획득이 쉽지 않으므로 수라의 최종 성장 형태를 상징할 것으로 보인다.

수라의 전투 가치는 '장기전'으로 요약된다. 몬스터 상대 사냥이 빠르지 않아 까다롭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결국 일정 궤도 이상 성장한 수라는 PvP에서 엄청난 잠재력이 보이는 것. 서로 단단한 내구력을 가진 캐릭터끼리 오래 싸울 경우, 스펙이 비슷하다면 수라가 패배할 가능성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차후 공성전에서 높은 스펙의 수라가 많은 진영이 유리할 수 있다. 카오스 미라쥬 스펠이 적 방어선을 무시하고 돌진이 가능해 전술적으로 매우 유용하기 때문. 전열 힘싸움으로만 참전해도 자신의 버프와 적들의 디버프를 중첩시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리니지 시리즈는 기본 틀이 비슷하다. 하지만 각자의 고유 클래스로 인해 섬세한 틀에서 전략과 전술이 달라진다. 수라는 게임 세계관에 잘 녹아들었고, 독특한 전투 스타일과 높은 전쟁 잠재력을 가졌다. 리니지W의 구도에 거대한 변화가 감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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