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대중적'이었던 장르가 다시 깨어난다

[게임플] 영상만으로도 심상치 않다. 신작 '언디셈버'가 13일 언박싱 테스트를 앞두고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언디셈버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올해 4월 라인게임즈 발표회 LPG 2021(LINE Games-Play-Game 2021)이었다. 당시 공개된 5종 신작은 모두 도전적인 장르를 표방했지만, 그중 언디셈버는 우려도 흘러나왔다. 경쟁이 어렵다고 판단된 핵앤슬래시 RPG였기 때문. 

디아블로와 패스 오브 엑자일(POE) 등 글로벌 메이저 게임들이 꽉 잡고 있고, 대중성보다는 마니아 중심으로 굳어졌다는 말이 나오던 시장이다. 인지도 없는 한국 개발사의 신작 IP가 파고들 자리가 있겠느냐는 의문이 존재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추가 영상이 공개되고 게임 스타일이 밝혀지면서 화제성은 점차 올랐다. PC-모바일 크로스플레이에서 상상 가능한 최대한의 그래픽과 연출을 보여줬고, 시스템 역시 유저들이 선호하는 방식이었다. 또한 최근 게임계 지각변동으로 인해 핵앤슬래시가 다시 대중적 트렌드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기 시작했다.

핵앤슬래시는 한때 지극히 대중적인 장르였다. 결정적 계기는 2000년 출시한 디아블로2였다. 그전까지 '자르고 벤다'라는 단어 뜻 그대로 단순 액션에 그쳤던 장르는 이 시기를 기점으로 파밍 액션의 진수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한국 역시 마찬가지였다. 스타크래프트에 이어 '준 국민게임'으로 자리잡았고, 게임 흥행을 넘어 PC방 산업 부흥을 이어나가는 공신이 됐다. 자연스럽게 '뮤' 시리즈처럼 핵앤슬래시를 표방한 PC온라인 신작들이 국내에서 개발됐고, 대부분 좋은 성적을 거뒀다. 2000년대는 분명 핵앤슬래시의 황금기였다. 

분위기가 꺾인 것은 2010년대 초반부터였다. 과거 시스템 답습이 이어지면서 발전이 정체되자, 대중적 유저들이 조금씩 떨어져나갔다. 패키지 판매나 정액제 채택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과금모델의 균형을 찾기도 어려웠다.

'던전 스트라이커'나 '데빌리언'처럼 신개념 핵앤슬래시를 전면에 걸고 나온 게임들이 일제히 고배를 마셨다. 실패율이 올라가자 전망은 어두워졌다. 설상가상으로 모바일 액션RPG들이 사업성을 대체하면서 설 자리를 잃었다. 해외 핵앤슬래시 게임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었지만, 적어도 국내 개발 환경에서는 아니었다.

부정적 전망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고, 올해 들어 인식은 극적 변환을 맞이했다. 국내 개발사 사이에서도 PC 플랫폼이 재평가를 받고, PC와 모바일의 크로스플레이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시원한 액션을 원하는 유저의 절대값도 다시 오르는 분위기다.

"핵앤슬래시는 여전히 매력적이며, 그동안 제대로 된 게임이 나오지 못했을 뿐"이라는 주장이 다시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 디아블로2: 레저렉션의 기대 이상 흥행은 그 말을 뒷받침한다. 게임성을 잘 갖췄다면 액션과 파밍에 빠져들 잠재력을 가진 유저는 많다.

언디셈버는 PC 버전을 스팀에서 서비스할 예정이다. 다양한 갈래로 뻗어나가는 스킬 세팅은 POE를 떠오르게 하며, 호쾌한 액션 영상은 그 이상의 퀄리티를 기대하게 만든다. 여기에 멀티플레이 콘텐츠도 다수 추가할 것을 알리면서 호기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정체된 핵앤슬래시 시장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게임성을 향한 회귀, 퀄리티의 발전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발생한 결과다. 언디셈버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까. 그 답의 일부를 13일 언박싱 테스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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