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 POE, 언디셈버까지... 플랫폼 초월한 '차세대 전쟁' 예고

[게임플] 핵앤슬래시 전설의 귀환과 함깨 신구 타이틀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9월 24일 출시된 '디아블로2: 레저렉션'의 초반 기세는 매섭다. 27일 게임트릭스 기준 PC방 점유율 5%를 넘기며 4위 자리를 굳혔고, 트렌드 지표와 스트리밍 시청자 수 모두 상승세를 이어나간다. 해외에서도 명작의 부활을 향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핵앤슬래시 장르의 재발견에 관심이 모인다. 원작 디아블로2가 액션 RPG의 부흥을 이끈 동시에 핵앤슬래시의 개념을 정립한 게임이기 때문. 그만큼 최근 해당 장르에 이렇다 할 신작이 없었고, 편리함보다 게임의 본질을 그리워하는 수요가 많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뒤를 이을 신작 '디아블로 이모탈'을 향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올해 말 출시 예정이었으나, 완성도 보강을 위해 한 차례 일정이 연기됐다.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최대 4인 동시 플레이가 가능한 디아블로 시리즈 계승작이다.

발표 당시 핵앤슬래시를 모바일로 플레이한다는 점에 우려가 잇따랐으나, 클로즈 알파테스트를 거치면서 예상 이상으로 액션 완성도가 갖춰졌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모바일 플랫폼에서 보기 드물게 자동전투 없이 순수 수동전투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궁금증을 낳는다.

여기에 국내 게임사도 도전장을 낸다. 모바일-PC 멀티플랫폼 신작 '언디셈버(UNDECEMBER)' 언박싱 테스트가 10월 13일부터 실시되는 것. 니즈게임즈가 개발하고 라인게임즈가 서비스하는 핵앤슬래시 게임으로, 테스트 전날까지 누구나 사전등록에 참여할 수 있다.

핵앤슬래시 기존작들의 장점을 혼합한 구조가 엿보인다. 무수한 갈래로 뻗어나가는 스킬 획득과 조합은 패스 오브 엑자일(POE)의 그것을 닮았고, 액션의 기본 틀은 디아블로 시리즈를 연상시킨다. 또한 디아블로 이모탈과 같이 자동사냥을 지원하지 않고 순수 컨트롤에 의한 재미를 전달하겠다는 각오다.

또다른 특징은 크로스플랫폼이다. PC와 모바일에서 접속이 가능한 동시에 스팀 지원까지 예정되어 있다. 단순 반복파밍을 넘어 다양한 콘텐츠를 게임 속에서 공개할 것을 예고하며 핵앤슬래시 장르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핵앤슬래시는 액션 RPG의 갈래로 분화되면서, 디아블로 시리즈를 계기로 하나의 계보를  형성했다. 디아블로2 이후 황금기를 그리면서 무수한 게임이 쏟아졌다. 20년째 서비스를 이어가는 웹젠의 뮤 온라인 역시 넓은 의미에서 핵앤슬래시에 포함된다. 

하지만 게임성의 정체로 인해 침체에 빠지는 시기도 있었다. 스팀에서 그림 던, 토치라이트처럼 일부 중소 개발사들의 게임이 간신히 유저들을 만족시키는 정도였다. 그런 핵앤슬래시가 최근 몇년 사이 다시 활성화되는 현상은, 직관적인 게임 방식과 액션의 손맛을 원하는 유저 수요가 다시 늘어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패스 오브 엑자일 2'가 어느 시점 공개될지도 미지수다. POE는 디아블로2의 시스템을 심화시킨 게임성으로 2013년 처음 출시했으며, 엄청난 자유도의 스킬 빌드를 통해 마니아들을 충족시켰다. 현재 개발이 늦어지면서 2024년까지 출시 일정을 길게 보고 있으나, 베일을 벗을 경우 경쟁 구도는 또다시 달라질 수 있다.

국적은 물론 플랫폼도 가리지 않는 핵앤슬래시 경쟁 구도가 열리고 있다. 21년 전 '근본작'의 귀환부터 신규 IP의 도전까지 사연 역시 다채롭다. 유저를 가장 열광시킬 손맛의 정답을 어느 게임이 찾아낼 것인지, 그 결과를 궁금해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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