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환수의 등급보다는 전략이, 로그라이크 콘텐츠도 존재

[게임플] 어느새인가부터 모바일게임에는 ‘간단히’, ‘편리한’, ‘쉬운’ 등의 요소들이 자주 보이기 시작했다. 조작보다는 자동이, 몬스터의 공략을 배우기보다는 캐릭터의 장비, 등급, 스펙을 올리는 것이 중심이 됐고, 이는 ‘시간’이라는 재화에 쫓기는 모바일게임 유저들의 입맛에도 맞았다.

그런 면에서 지난 17일 라인게임즈가 출시한 퍼스트 서머너는 모바일게임 시장의 유행과는 궤를 달리하는 작품이었다. 100% 수동 조작, 어려운 난이도, 여기에 유저들의 호불호까지 갈리는 다크 판타지 요소까지. 다소 마니악하다 볼 수 있는 요소들이 게임 내에 모두 도입됐던 것이다.

그럼에도 결론적으로 게임은 재미가 있었다. 각 소환수의 조합에 따라 스테이지의 난이도가 달라지며, 이를 연구하기 위해 몇 번이고 스테이지를 도전하는 동기 부여는 충분했다.

유저는 자신의 영웅 캐릭터 ‘레이첼’을 중심으로, 총 6개의 칸에 소환수와 스펠 카드를 구성해 스테이지를 공략해나간다. 각 스테이지에는 출몰하는 적의 특성이 모두 다른데, 해당 특성에 맞게 덱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광역 스킬을 사용하는 몬스터에게는 근접 딜러보다는 탱커와 원거리 딜러 소환수를 배치하는 것이 좋고, 공중 몬스터가 등장하는 스테이지에서는 공중 공격이 가능한 소환수를 배치하는 식이다. 특히 공중 몬스터의 경우 지상 공격 몬스터로는 손끝 하나 댈 수 없기에, 스테이지 시작 전에 반드시 출몰하는 적을 확인해야 한다.

약 30에 달하는 ‘마나 코스트’를 활용해 소환수를 배치하는데, 배치 이후 조작은 불가능 하기 때문에 유저 캐릭터인 ‘레이첼’로 탱커, 딜러 등 여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렇더라도 출몰하는 몬스터를 파악해 적재적소에 소환수를 배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마나 코스트’는 시작 이후에도 몬스터의 제압, 주변 오브젝트의 파괴를 통해 한정적으로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스테이지는 난이도도 상당하다. 불과 2~3스테이지를 진행함에도 막히는 구간이 나오며, 이를 뚫기 위해서는 공략을 찾아보거나 자신이 직접 부딪혀보는 수밖에 없다. 상술했듯 무조건 높은 코스트, 등급의 소환수를 활용한다 해서 스테이지를 클리어 하는 것은 아니기에, 이런 난이도가 과금과 직결되지는 않는다.

몇 번의 시도 이후 얻는 성취감은 마치 PC, 콘솔의 다크소울 시리즈를 플레이 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게임 내 문구 중 ‘절대로 깨지 못하는 캠페인은 없습니다’라는 말처럼, 어떤 식으로든 깰 방법은 존재한다는 것이 게임의 주된 재미다. 다만 이런 다회차 시도에 있어 피로도를 느끼는 유저에게는 다소 맞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퍼스트 서머너 콘텐츠의 꽃은 ‘무한의 혼돈’이다. ‘무한의 혼돈’은 각 층을 계속해서 클리어 해나가는 일종의 로그라이크 콘텐츠다.

보상이 엄청나지만 각 층의 끝에 도달하기 전에 죽는다면 모든 보상을 잃어버리게 된다. 덱은 자신이 가진 모든 카드들 중 랜덤으로 선택하게 되기에, 이러한 운도 콘텐츠의 진행에 영향을 미친다.

동일한 층에서는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더라도 소환수가 계속해서 남게 된다. 소환수 병력을 최대한 유지해야 클리어가 수월하며, 일반적인 스테이지 외 버프나 회복을 주는 스테이지, 병력을 얻을 수 있는 스테이지 등이 있기에 취사선택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로그라이크식으로 진행되는 '무한의 혼돈'은 상당한 난이도를 자랑한다

‘무한의 혼돈’에서 얻는 ‘혼돈의 코인’은 몬스터와 레이첼의 버프나 회복을 할 수 있는 재화다. 이를 통해 부대를 강력하게 만들고, 회복을 시키며 끝까지 스테이지를 깨나가야 한다. 끝까지 클리어 하지 못한 채 죽었을 경우에는 ‘유언’을 남겨 다른 유저들이 볼 수도 있다.

엔드 콘텐츠 중 하나인 ‘무한의 혼돈’은 엄청난 보상을 주지만, 입장에 필요한 ‘혼돈석’을 얻기가 힘든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물론 엄청난 보상을 주는 것을 감안하면, 입장에 제한을 두는 것은 당연하나 즐기고 싶어도 즐기지 못하는 것은 유저들에게 불만을 살 수도 있다.

PVP 콘텐츠인 ‘뱀의 혼돈’은 비동기로 이루어지며, 자신이 방어 덱을 구성해 상대 유저의 공격을 방어하는 방식, 그리고 그런 상대 유저의 방어에 공격을 가하는 방식 두 가지가 존재한다. 레벨, 덱의 구성 차이가 극심하지만 않다면 깨는 것에 큰 무리는 없으나, 실시간 PVP가 있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모바일계의 다크소울’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로 어려움 안에서 재미를 잘 찾아냈다. 세로화면에 최적화된 UI도 여기에 한 몫을 하며, 스테이지가 어렵기는 하지만 파훼법만 찾는다면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 점에서도 모바일 환경에서의을 신경썼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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