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되지 않는 스토리는 보는 이의 이탈을 부른다

[게임플] 오늘(24일) 개봉한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이토록 높은 예매율을 기록한 이유는 무엇일까? 히어로 개개인의 성장 과정, 그리고 10년 간 이끌어 온 스토리에 사람들이 매력을 느껴서일 것이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 소재의 넥슨 사옥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 2019)의 첫째 날 강연에서는 ‘스토리텔링, 왜 누구나 쓸 수 있지만 모두가 좋은 스토리를 쓸 수 없을까?’라는 주제로 데브시스터즈의 김연주가 올라 노하우를 전했다.

김연주 연사가 말하는 스토리텔링은 ‘공감’이다. 읽고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공감을 이끌어내야 좋은 스토리텔링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좋은 스토리는 사람들의 감정을 움직이지만, 나쁜 스토리는 감정을 움직이지 못한다”라고 말하며, 나쁜 스토리는 스토리 자체가 아닌 외적인 요인에 감정이 생긴다고 전했다.

예컨대 공감을 통해 스토리에 푹 빠져들어, 보는 사람이 이야기와 한 몸이 되어야 한다는 것. 하지만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소은 모른다’라는 말이 있듯이, 어떤 문장과 단어가 어떤 감정을 일으키는 지를 모르기에 스토리텔링은 어려운 것이라 그는 말했다.

그는 “스토리텔링이 쉬워보이는 이유는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라며, “스토리를 쓰는 것은 많은 선택지를 하나하나 선택하며 나아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즉, 개개인의 반응이 모두 다르기에 더 많이 공감할 수 있는, ‘더 나은 답’이 존재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좋은 스토리를 위한 뼈대는 이미 많이 구축되어있다. 한 영웅이 시련을 겪고 성장하는 스토리나, 왕자가 공주를 구하러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는 이미 많은 이들이 차용하고 있는 구성이다. 하지만 이러한 뼈대에 어떤 살을 붙이느냐가 요점인데, 이를 통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인물 혹은 다음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들이 주인공의 움직임을 궁금해하며 따라갈 수 있는 스토리를 구성해야 한다”며, “뜬금 없는 이야기는 사람들의 공감을 멈추게 해, 현실로 돌아오게 만든다”라고 그는 설명했다. ‘베트맨 vs 슈퍼맨’에서 한창 싸우던 베트맨과 슈퍼맨이 뜬금없이 어머니의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둘이 친구가된 이야기가 대표적인 예시다.

스토리텔링은 구체적이어야 하고 현실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이어야 사람들이 예측을 할 수 있고 그에 대해 궁금해하며, 캐릭터에 더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연사의 설명이다.

공감을 일으키는 설명에서는 ‘클리셰’를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지루한 구간에서 전해지는 정보는 자칫 공감의 이탈을 부를 수 있기 때문에, 클리셰를 활용해 빠르게 그 구간을 넘길 필요가 있다.

하지만 클리셰로 시작해서 클리셰로 끝난다면 문제가 생긴다. 이에 대해 연사는 “보는 사람이 시간을 들여 공감을 했건만, 여타 캐릭터와 같은 사건으로 마무리된다면 문제가 생길 것”이라 말했다. 다만 게임의 경우 플레이로 인해 스토리를 주도적으로 행하며, 그 안에서 경험이 생기기 때문에 클리셰로 끝나더라도 관대한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게임의 스토리텔링에서 중요한 것은 ‘가독성’과 ‘밸런스’이다. 그는 “가독성을 최대한 노려 초반에 유저들이 이야기의 떡밥을 물도록 만들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가독성을 높인 스토리를 배치하더라도 게임과의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즉, 유저들은 언제든지 게임을 그만둘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시점에 정보를 풀고, 어떤 경험을 하게 만들지에 대해 기획자들은 끊임 없이 고민을 해야 한다. 최대한 유저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스토리를 어디에 낼 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그가 말하는 게임 내 스토리텔링의 요점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스토리텔링에 정답은 없으며, 무조건 나쁜 스토리는 없다”며, “더 나은 답이 존재할뿐이며, 이를 잘 활용해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좋은 스토리텔링을 만드는 방법이다”라고 말하며 강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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