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외형 개선과 신규 지역에 대한 정보도 공개

[게임플] 아키에이지는 한국 MMORPG 시장에서 독자적인 노선을 걷고 있는 게임이다. 단순하게 파밍, 전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생활형 콘텐츠와 각 캐릭터의 역학관계를 강조한 게임성으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시각적 측면에서도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게 좋은 쪽이건 나쁜 쪽이건 간에 말이다. 아키에이지 출시 초기에는 이러한 이야기가 좋은 쪽으로 해석됐다. 크라이엔진을 활용해 확실히 남다른 그래픽을 갖추고 있었으며, 게임의 아트와 디자인 요소 역시 기존 게임과는 다른 풍모를 담아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마냥 화려하지 않고, 마냥 서구적이지 않은 캐릭터 디자인과 이펙트, 색감, 배경을 두고 서구권 게이머들은 '동양적 요소가 살아있어서 남다르다'는 평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아키에이지는 제법 오래 서비스 된 게임이며, 개발기간까지 감안하면 그 기간은 더욱 길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유저들의 안목이 변했고, 더욱 발전된 그래픽을 갖춘 게임들의 수는 늘어났다. 자연스럽게 아키에이지의 약점으로 그래픽이 지적되는 시기가 왔다.

엑스엘게임즈는 이러한 시류에 맞춰 새로운 준비를 하고 있다. 아트디렉터를 교체하고, 이에 맞춰 게임의 그래픽을 개선하는 준비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지난 12월 18일, 엑스엘게임즈 본사에서 아키에이지의 새로운 아트디렉터(이하 AD) 주재익 AD를 만나 현재 준비 중인 아키에이지의 작업 상황과 추구하는 작업의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래는 현장에서 진행된 인터뷰 내용이다.

Q: 제작은 언제부터 참가했나?
A: 2017년 추석 지나고부터 아트를 담당하게 됐다. 작년 업데이트인 '히라마 서부'를 준비하는 시점에 기획 단계부터 참가했다. 

Q: 기존 작업과 톤을 맞추는 것에 어려운 점은 없었나?
A: 아키에이지는 일관성이 있었다. 고증된 세계 안에서 그 하위에 판타지를 담아낸 게임이다. 일반적으로는 판타지가 상위 개념에 자리하기 마련이다.

Q: 그 차이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드러나는가?
A: 멋지고 예쁜 여자 캐릭터를 만들었는데 송재경 대표가 '멋있긴 하지만 하이힐을 신고 어떻게 뛰냐'는 지적을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멋지긴 하지만 사실적인 범주 안에서 표현하려 한다. 

Q: 일종의 제약이 될 수도 있을 듯 한데 어려움은 없는가? 
A: 아티스트들은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좋아하는 부류가 있는 반면에, 아티스트이자 개발자들은 안되는 제약 안에서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희열을 느끼기도 한다. 픽사의 존 라세터 같은 이들은 물고기를 의인화하기도 하며, 손발이 너무 짧아서 시계를 볼 수 없는 캐릭터들도 자연스럽게 여겨지는 동작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러한 고민에서 성취감을 느끼기도 한다. 

Q: 기존과 다른 분위기를 내고 싶은 욕심은 없는가?
A: 두 가지가 있다. 중국을 타겟으로 하다보니 그래픽 다운사이징을 크게 한 적이 있다. 크라이엔진을 사용할 정도로 그래픽 욕심이 컸지만 지금은 오브젝트도 듬성듬성하고 텍스처도 아쉬운 부분이 있다. 

캐릭터의 매력에서도 아쉬움이 있다. 개발자 역량이 부족해서라기보다는 나름의 고충이 있다. 타 게임의 폴리곤은 2만개가 넘으나 우리는 9,000개 가량을 사용해서 모델링을 하고 있다. 또한 모든 종족이 같은 직업을 할 수 있어야하다보니 모든 동작이 범용적으로 그려지게 된다.

기획 의도 때문에 이를 살리지 못 한 점도 있다. 이를 개선하려 노력 중이다.

Q: 사양을 높여서라도 그래픽을 상승시킬 의지가 있다는 이야기인가?
A: 일본이나 중국 시장 때문에 32비트를 포기 못 하고 있다. 그래픽이 GTX 750급으로만 올라가도 충분한 그래픽을 낼 수가 있다. GPU 메모리가 커지기 때문에 캐쉬인- 캐쉬아웃 되는 리소스가 더 많이 움직이기 때문에 파티클이나 텍스처 해상도가 늘어나게 된다. 이런 것들을 기본 사양을 높이면서 해결할 수 있다.

현재 아트팀을 보강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경험을 한 이들을 영입하고 있으며, 기술적인 역량도 높여서 더욱 다양한 복식이 필요하고, 최적화를 거쳐서 캐릭터를 가장 예쁘게 만드는 과정도 고려 중이다. 이 모든 것들을 논의 중이고 일부는 테스트하고 있다.

Q: 기존 캐릭터 리뉴얼도 포함하고 있는가?
A: 그렇다. 본격적인 것은 내년 1월부터 시작할 것이다. 신규 종족에 대한 고민도 진행 중이다.

Q: 그래픽으로 부각되는 게임이 워낙 많은데 그럼에도 이 부분은 확실히 자신있다는 부분이 있는가?
A: 아키에이지에서 할 것도 많고 발전될 가능성도 많다고 생각한다. 애니메이션의 수가 다른 게임에 비해 월등히 많다. 물론 수량이 많다는 것이 무조건적인 장점은 아니지만. 다른 게임은 캐릭터 동작을 시스템에서 블렌딩 하는데 아키에이지는 그것을 모두 시퀀스화 했다. 

Q: 모든 동작을 시퀀스화 했다는 이야기는 작업량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재조정 작업은 어떻게 진행할 예정인가?
A: 3월 말을 1단계로 잡고 '이 정도 작업량에 이 정도 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측정할 것이다. 그 이후에 비용 산정과 인력 배정을 해서 진행을 할 예정이다. 1차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5월에 북미 재출시를 계획하고 있는데, 이 시점에 그래픽 업그레이드를 보여주면서 알릴 수 있을 것이다.

로우테크 수준에서 할 수 있는 작업을 먼저 진행할 생각이다. 드라마틱한 변화는 그 이후가 되지 않을까 싶다. 

Q: 동작 묘사 자체의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이를 개선할 예정이 있나? 
A: 모든 게임이 다 그러한데 힘을 줘서 강조하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특이한 것을 넣다보니 마법적인 요소를 넣기도 하는데, 이런 부분 때문에 생기는 연출적 부분을 정리하고 있다. 

Q: 중국 업데이트 때문에 영향을 받는 부분이 있나?
A: 지사의 방침에 따르게 될 것 같다. 중국에 특화된 작업을 많이 하고 있기는 하다. 특정 지역을 타겟으로 작업을 하거나 반대로 못 하는 경우는 없다. 

Q: 과거에 비해 유저 취향이 많이 달라졌다. 게임에 이런 점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계획이 있는가?
A: 유저 취향에 따라 서비스도 발전하고 캐릭터도 변화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그런 점이 미흡했다고 본다. 좀 더 세련되고 정통성 있는 모습을 갖춰나가야 할 것 같다.

Q: 리그오브레전드의 K/DA의 경우는 게임 세계관을 벗어난 연출에도 호응을 보내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아키에이지에 이런 시도는 없나?
A: 프랑스 애니메이션 회사가 만든 작업물인데 초창기 작업물은 어디선가 본 듯한 작품이 많았다. 유저 피드백을 계속 반영하며 나온 결과가 K/DA다. 우리도 이런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히라마 동부 지역이 일본에서 공개 예정이다. 어떤 특색을 지닌 지역인가?
A: 스코트랜드 지방의 '하이랜더'를 기준으로 다양성을 표현하려 노력했다. 업데이트 이름이 '정원으로 가는 길'인데 이번 지역에서는 '정원'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화면 내에 랜드마크 요소를 넣어서  이를 통해 게임 진행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여지를 두려 한다. 항상 보이는 이펙트를 통해 방향을 파악하거나 하는 식으로 유저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Q: 새로운 지역의 설정을 보면 연출적으로 강조할만한 요소가 많아 보인다. 
A: 아키에이지 역사상 같은 지역이 연이어서 확대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토리 텔링에 힘을 주고 있으며, 연출도 강조하려고 한다. 이런 준비가 이번에 준비하고 있는 업데이트와 맞물려 큰 인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컷신 제작을 동부와 서부 모두 진행하고 있다.

Q: 연출에 집중하는 유저들이 많아지고 있다. 아키에이지에 이런 시류를 받아들일 것인지 궁금하다.
A: 개인적인 입장임을 먼저 밝혀야겠다(웃음). 개인 미디어가 부각되면서 2차 콘텐츠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런 환경이다보니 '보는 게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이런 점을 고려하기 위해서는 연출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관찰 예능에서 나타나는 특징이 있는데 '누군가 하는 행동에 주변 사람들이 반응을 보인다'는 점이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내가 하는 게임이지만 주변 사람들이 동조할 수 있는 여지를 넣는다면 게임이 한 단계 더 발달할 수 있을 듯 하다.

Q: 상징적인 대형 몬스터를 준비 중인가?
A: 이번에는 상징적인 대형 몬스터는 이번에는 공개되지 않았다. 아트팀 입장에서는 임팩트 있는 대형 몬스터를 디자인하고 싶은 욕심이 늘 있다. 

Q: 신규 종족인 워본과 드워프에 대한 반응이 좋다. 이유가 무엇이라 보는가?
A: 워본과 드워프는 오리지널로 만든 캐릭터다. 드워프는 개그 코드를 지닌 캐릭터이며, 어떻게 커스터마이징 하느냐에 따라 캐릭터의 모습이 크게 달라진다. 노력을 많이 기울인 캐릭터를 좋아해줘서 고맙다.

Q: 동양적 느낌과 서양적 느낌 중 어느 쪽을 살려서 캐릭터를 리뉴얼 할 것인가?
A: 북미 유저의 취향을 반영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북미 유저들은 한국스러워서 한국 게임을 택하는데, 정작 한국 개발사들 중에는 북미 스타일로 비주얼을 맞추려는 시도를 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오히려 유저들을 잃게 될 수 있다. 우리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동양적 느낌을 살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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