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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이어진 게임시장 '메카닉 잔혹사'... 어째서?소재의 특수성 그 자체가 진입장벽이 된 메카닉
김한준 기자 | 승인 2018.07.10 18:04

[게임플] 씁쓸한 소식이 전해졌다. 넥슨지티가 개발 중이던 온라인 FPS게임 타이탄폴 온라인의 개발이 중단됐다는 소식이다. 

일렉트로닉 아츠의 FPS IP인 타이탄폴 시리즈를 온라인게임으로 옮겨온다는 소식으로 큰 주목을 받았던 타이탄폴 온라인이지만 결국 정식 서비스 단계에 도달하지 못 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타이탄폴 IP의 이름값이 높아서 더욱 부각되는 면이 있기는 하지만 개발 중인 게임이 정식 출시에 이르지 못 하고 중단 되는 것은 놀랄 일은 아니다. 데뷔하지 못 하고 연습생 단계에서 물러나는 아이돌 지망생이 많은 것만큼이나 정식 출시 단계에 도달하지 못 하는 게임들의 수도 많다.

하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특히 이 게임의 소재가 '메카닉'이라는 점은 더더욱 큰 아쉬움을 남긴다. '한국 게임시장에서 메카닉 소재는 통하지 않는다'는 격언 아닌 격언에 힘을 실어주는 사례가 됐기 때문이다.

'메카닉'은 원래는 기계를 다루는 숙련공을 뜻하는 단어지만 게임 시장에서는 기계 형태를 띈 대형 병기와 이런 병기가 등장하는 SF 세계관을 통용하는 뜻으로 사용되고는 한다. 또한 날렵한 디자인이 아닌 프레임이 드러나고 무게감이 느껴지는 디자인과 묵직한 움직임을 갖추고 있는 대형 병기를 칭하기도 한다.

해외 게임시장에서는 특유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소재지만 유독 '메카닉'은 한국 게임시장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 하고 있는 소재다. FPS, TPS 시점의 맥워리어, 이를 RTS로 변환한 맥커맨더, 다크소울 시리즈를 개발한 프롬 소프트웨어의 아머드코어 시리즈 등 북미와 일본 등지에서는 '메카닉' 소재의 게임이 오래 전부터 꾸준하게 출시됐지만 유난히 한국에서는 그 힘을 발휘하지 못 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유난히 '메카닉' 소재가 힘을 못 쓰는 것은 한국 시장의 문화적 측면과 '메카닉'을 소재로 한 게임의 특성적인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메카닉'은 SF(Science Fiction)의 하위 범주에 속하는 소재인데, 한국은 그 역사가 70년대부터 이어져 왔음에도 SF 장르가 큰 힘을 발휘하지 못 하는 나라 중 하나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스타워즈, 스타트렉 시리즈가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맥을 못 추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서브컬쳐 계열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판타지 장르와 함께 SF 장르까지 담아낼 정도로 한국 서브컬쳐 시장의 유저풀은 크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과 한국의 뿌리 깊은 이과계열에 대한 몰이해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을 하는 이들도 있다. 또한 SF에 도전한 몇몇 작품들이 크게 실패하며 이에 대한 투자 심리가 얼어붙고 이는 2000년대 이후 SF 장르에 대한 인식이 재고될 여지를 없애기도 했다.

결국 SF 장르가 뿌리를 내리지 못 한 한국 문화산업의 특성이 게임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메카닉'을 소재로 한 게임의 특성 또한 이 소재에 대한 선입견을 만드는데 한 몫 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메카닉' 소재는 무게감과 묵직함을 강조하고 그 대신에 속도감과 날렵함과는 거리를 둔 묘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게임에서 이런 특징을 살리려다보니 필연적으로 캐릭터의 움직임이 느릿느릿하게 구현되고 진행 템포가 느려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초창기 PC 게임들은 그 기술력의 한계 때문에 이런 대형 기계 병장기에 속도감을 부여하는 연출을 하기 어려웠다. 느릿느릿한 게임진행은 유저가 '메카닉' 소재를 즐기기 어렵게 만드는 장애물과도 같은 것이었다.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메카닉'을 소재로 한 게임들도 얼마든지 빠른 속도감을 연출할 수 있었지만, 이미 유저들 뇌리에는 '메카닉'에 대한 선입견이 새겨진 이후였다. 

타이탄폴 온라인의 개발 중단으로 당분간 한국 게임시장은 다시금 '메카닉 빙하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이런 '메카닉 잔혹사'를 끊을 게임은 언제쯤 출시될 것인지 궁금하다.

김한준 기자  khj1981@gamep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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