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우리는 게임을 즐기고 있는가?

[게임플] “Thanks for playing my game”

최근 개봉한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의 대사이자, 몇몇 게임을 클리어 한 후에도 볼 수 있는 문구다. 게임을 개발하는 이들은 ‘자신의 게임’을 즐겨준 이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게임은 개발자 자신이 만든 하나의 ‘세상’이며, 유저는 그 ‘세상’을 탐험하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은 게임을 영화화한 것이 아닌, ‘게임’ 자체를 주제로 다룬 영화다. 영화 속에는 다양한 실제 게임의 캐릭터, 드라마나 영화 주인공이 등장하는 ‘이스터에그’가 존재한다. 때문에 게임을 좀 안다고 하는 관객이나 대중 문화에 관심이 많던 이들은 그러한 영화 속 요소들에 좋은 평가를 내렸다.

영화는 ‘현실과도 같은 가상 게임 세계를 지키려는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거기에 더해 영화를 관통하는 게임은 아타리 2600의 ‘어드벤처’다. 최초의 ‘이스터에그’를 도입한 게임으로 유명하며,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 게임은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 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보통 여러 대중 문화물, 특히 게임에서 숨겨진 ‘이스터에그’를 찾는 이들은 게임의 결말이나 끝을 무조건적으로 지향하기 보다는, 게임 자체를 즐기는 이들이 대다수다. 게임의 진행 방향성과는 상관없이 개발자들이 ‘숨겨놓은 무언가’를 찾기 위해 노력하며, 그 포인트에서 재미 또한 함께 찾는 것이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을 관통하는 내용도 이와 같다. ‘오아시스’라는 게임을 지배하려 하는 ‘기업’에 맞서 싸우는 유저들의 이야기. 그 게임 세상 자체를 ‘살고 즐기는 이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그들은 ‘오아시스’를 즐기는 이들이며 단순히 끝을 보기 위해, 그리고 기업과 같이 ‘돈벌이’ 수단으로 게임을 이용하지 않는다.

이와 다르게 요즘 우리네 주변의 게임들에는 ‘확률형 뽑기’, ‘PVP 경쟁’, ‘캐릭터의 스펙’ 등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 좋은 아이템을 뽑아 캐릭터에 좋은 장비를 착용시키고, 그것으로 말미암아 타 유저들보다 우위에 서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비인가 프로그램(핵)을 이용하는 유저도 마찬가지다. 그런 이들 또한 게임을 즐기기 보다는 그저 ‘승리’라는 결과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물론 여러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온라인 게임의 특성과, 점차 흘러가는 게임의 특성에 따라 ‘즐기는 형태’가 바뀌었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게임 자체의 ‘과정’을 즐기는 것이 아닌, 마치 그 옛날 다마고치를 하듯 잠깐씩 캐릭터의 ‘관리’만 해주는 행태가 과연 ‘게임을 즐기는 것’이라 말할 수 있을까?

스토리를 즐기기 위해, 게임 속 세상이 더 넓어지길 바라며, 게임 속을 헤매면서 답을 찾고 끝을 향해 달려가는 ‘과정의 즐김’이 없는 요즘 우리의 ‘게임 플레이’가 조금은 안타깝다.

“Thanks for playing my game”. 과연 우리가 이 말을 들을 자격이 되는 것일지 의문이 든다.

저작권자 © 게임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