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콘진, 게임문화의 올바른 정착을 위한 토론회 열어

[게임플] 금일(9일) 국립 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는 게임문화재단 주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는 ‘게임문화의 올바른 정착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한덕현 중앙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윤태진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 이장주 이락 디지털문화연구소 소장이 발제자로 나서 게임에 대한 국제적 인식, 역사, 현 문제점 등을 역설했다.

세 발제자 모두 전세계적으로 게임에 대한 인식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을 토대로 발제를 진행했다. 게임의 발전과 현 행태는 미디어가 책에서 텔레비전으로, 그리고 인터넷으로 발전하는 것과 같이 자연스러운 흐름일 뿐 ‘질병’으로 규정하며 낙인 찍는다면 더 좋지 않은 방향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덕현 교수는 국제적인 게임의 인식에 대해 설명하며 “그간 진행된 연구들 모두 ‘넌 게임을 많이 했으니 환자다’라는 식의 단면적인 평가와 판단이 주를 이뤘기에 문제가 있다”며,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 공존 질환이 함께 있기에, 게임 질환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에 무리가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게임 자체를 질환으로 보기에는 조사된 대상자들 중 75%가 우울증, 57%가 불안장애를 가지고 있었으며, 특히 과잉성 행동발달장애인 ADHD의 경우 그 관련성이 100%로 나타났다고 한 교수는 설명했다.

윤태진 교수는 게임의 질병화도 현재까지 역사적으로 이어온 ‘뉴미디어 포비아’와 ‘신세대 문화’ 포비아’에 토대를 둔 ‘게임 포비아’가 된 것이라 주장했다. 윤 교수는 “게임에 대한 현 인식은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에 대한 올드 미디어의 저항”이라며, “새로운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나 저항감에 기반한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윤 교수는 이러한 게임 포비아 현상이 정상성, 교육, 건강, 현실적 유용성 이상 네 가지 대립 요소를 기반으로 각기 다른 방식으로 게임에 대한 ‘공포’를 내비치고 있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게임을 질병으로 분류하면서 공포를 지닌 사람들은, 사회문제의 원인을 쉽게 찾고 싶어하는 정치인이나 언론인, 교육이나 건강의 분명한 적이 필요한 교사나 학부모, 지속적인 환자에 대한 정당성이 필요한 의사가 아닐까라는 것이 윤 교수의 주장이다. 게임을 질병으로 단정 짓는 것은 공포에 대한 담론이 만들어낸 허상에 가깝다는 것이다.   

마지막 발제자인 이장주 소장은 게임 장애라는 명칭이 어떻게 부르느냐에 따라서 속성이 바뀌는 ‘실행성’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태양이나 달, 나무와 같이 우리가 어떻게 부르던 그 속성 자체가 바뀌지 않는 자연류가 아닌, 이름이 어떻게 지어지느냐에 따라 속성이 바뀌는 인간류라는 것이 이장주 소장의 생각이다.

이 소장은 “오리엔탈리즘의 사례와 같이 게임에 대한 현재의 인식도 허구의 텍스트를 제공하는 지식이 점점 진실처럼 받아들여 질 수 있다”며, “게임장애라는 명칭은 단순한 기표가 아닌 일종의 이데올로기를 형성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이데올로기는 부정적인 믿음 때문에 실제로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나는 ‘노시보 효과’로 번질 수 있음을 이 소장은 경고했다. 멀쩡한 우유를 먹었음에도 ‘사실 상한 우유였다’라는 말을 들으면 배가 이상하게 아파오는 것처럼, 게임에 대한 낙인도 사람들로 하여금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소장은 “미래를 살아갈 사람들이 공론의 장에서 함께 게임을 바라보아야 한다. 금일 전한 이 발제가 게임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라며 발제를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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