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 속에 즐거움을 찾다. 누구나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연금술 RPG

연금술 RPG로 불리는 ‘아틀리에’ 시리즈는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한 코에이테크모, 거스트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거스트에서 코에이테크모로 흡수되며 약간의 우려도 있었으나 현재까지 큰 문제 없이 시리즈를 이어나가고 있다.

재미 요소는 간단하다. 기본적인 RPG 지만 사냥과 모험을 통해 획득한 아이템을 조합해 다양한 무언가를 만드는 재미를 느끼게 한다. 처음에는 가볍게 접근해 목적 달성을 위한 노력만 해도 되지만 빠져들면 숨겨진 굉장함을 찾기 위한 기나긴 여정에 빠져들게 된다.

소피의 아틀리에의 세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특히 조합 루트의 끝판왕 재미 요소인 ‘품질’은 시리즈의 재미를 최고 수준까지 올려준 획기적인 시도로 호평 받았다. 그 외에도 소소하게 파고 들 수 있는 재미와 최근 시리즈의 즐거운 눈 요기 요소 등은 향후 시리즈 전망을 밝게 만들어주고 있다.

국내 버전의 현지화도 눈에 띈다. ‘에스카&로지의 아틀리에 플러스’를 시작으로 오늘 리뷰로 다룰 ‘소피의 아틀리에: 신비한 책의 연금술사’(이하 소피의 아틀리에), 그리고 후속작 ‘피리스의 아틀리에’ 역시 현지화돼 출시 될 예정이다.

시리즈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향후 다루기로 하고 소피의 아틀리에 작품에 집중해보자. ‘황혼의 연금술사’ 시리즈를 끝낸 후 새롭게 시작되는 아틀리에 시리즈인 소피의 아틀리에는 연금술과 책을 테마로 전개되는 새로운 세계관,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주인공의 모습만 봐도 싱글벙글.. 캐릭터는 참 예쁘다.

먼저 살펴볼 부분은 키시다 메루와 히다리 일러스트에 이어 해당 작품의 일러스트를 담당한 작가가 2명이라는 점이다. ‘신탁학원 초월자’와 ‘마법의 아이’ 등으로 알려진 NOCO 작가와 아웃브레이크 컴퍼니와 크로스 레갈리아의 ‘유겐’ 작가가 동시에 참여해 색다른 느낌을 준다.

묘하게 동화되는 2명의 일러스트는 기존 시리즈보다 ‘다양성’에 힘쓴 느낌을 주며 시리즈의 방향성에 대한 기대감을 느끼게 한다. 새롭게 시작되는 시리즈의 특징을 잘 담은 시도가 아닐까 싶다.

게임 자체는 시리즈의 특징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다. 여러 가지 재료를 모아 임무를 수행하고 특정 적과의 전투 등을 경험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즐기는 식이다. 기존 시리즈, 특히 황혼 시리즈가 가졌던 다소의 어둠적인 요소는 이번 작품에서는 느낄 수 없다.

연금술의 재미는 손쉽고, 즐거워졌다.

시리즈 중에서도 단연 최고 수준의 따뜻함이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진행하는 내내 잔잔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유지되고 몇몇 강제적 전투를 제외하면 높아진 자유도 덕분에 편안하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결론 같지만 시리즈 중 힐링 요소는 최고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특히 시간적 제약이 사라진 부분은 개인적으로도 매우 만족스러운 요소가 아닐 수 없다. 기존 시리즈들은 특정 시간 제한 요소로 급하게 해당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일이 많았지만 이번 작품은 그런 걱정 없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그리고 그래픽 요소에 대한 부분도 기존 시리즈보다 훨씬 뛰어나다. 시리즈 최초로 PS4 버전으로 개발됐다는 점 때문에 그래픽에 대한 기대감은 그 어떤 시리즈보다 높았으나 문제는 비타 버전이었다. 거스트 측은 이미 ‘밤이 없는 나라’에서 큰 후폭풍을 겪었기 때문이다.

무작위 속에서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기대 이상의 아이템이 나온다.

하지만 우려는 기우였다. 해당 리뷰는 비타 버전으로 진행 됐으나 모델링과 배경 그래픽 등 여러 부분에서 큰 문제는 느끼지 못했다. 프레임이 30프레임이라는 점과 일부 배경 그래픽의 저화질 등의 아쉬움은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시리즈 최고가 아닌가 싶다.

게임은 전작인 샤리의 아틀리에 작품과 흡사하다. 물론 단점인 부분들은 대폭 개선됐다. 카메라도 제한 없이 360도 회전할 수 있고 캐릭터 개인 인벤토리의 칸에 맞춰 장착하는 장비형 아이템 기능, 그리고 아이템 조합 및 획득 과정 등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편의성 등이 눈에 띈다.

실제로 시리즈에 입문을 할 생각이 있는 유저라면 이번 시리즈가 제일 적당하다. 다양한 편의성은 물론 반복 플레이 등도 타 시리즈보다 훨씬 쉽고 간편하다. 시간 제한도 없기 때문에 초보 유저들에겐 소소하게, 무리 없이 게임에 몰입하고 빠져들 수 있다.

게임 자체는 상당히 편해졌다.

연금술의 재미도 신선해졌다. 기존 시리즈가 서적이나 플레이를 통한 레시피 획득 등으로 연금술을 성장, 발전 시키는 형태였다면 소피의 아틀리에는 주인공 소피가 경험하고 획득한 영감, 지식 등으로 발전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기존과 비슷해 보이지만 방식이 반대라고 보면 된다. 서적에서 방식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연금술을 책에 기록하는 방식인 것. 즉 소피가 창조자 역할에서 수많은 연금술 지식을 만들어내고 기록하는 식으로 게임은 전개된다.

연금술은 ‘가마솥’에서 진행된다. 단순히 아이템을 넣고 확률로 무언가가 나오는 방식이 아닌 퍼즐처럼 어떻게 재료를 배치하는지에 따라 다양한 보너스가 발동되도록 돼 있다. 물론 어느 정도 수준의 아이템은 쉽게 얻을 수 있지만 유니크 한 수준은 정말 잘 배치해야 한다.

자막 한글화가 되서 게임 내 요소들을 파악하기 쉬워졌다.

가마솥도 다양하게 마련돼 있기 때문에 원하는 아이템 방식에 따라 다양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이중 고대의 연금가마와 요정의 연금가마 등처럼 획득하기 어렵지만 사용하면 확실하게 효과가 보장되는 궁극의 가마솥도 존재한다. 이런 차이점들은 충분히 즐겁고 매력적이다.

RPG의 전투 방식은 기존 시리즈의 단점을 최소화 시켜보려고 한 느낌이 강하다. 기존 시리즈가 아군의 속도 능력치에 따라 전투 횟수, 공격 시도가 다양해지는 문제로 인해 중, 후반부 부턴 전투가 식상해지는 일이 많았다.

필드 내 부분은 조금 어색하지만 캐릭터들은 그래도 괜찮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완전히 턴 방식이 돼 속도에 이른 차이는 있지만 적의 공격 턴 자체는 아군 턴이 모두 끝나면 무조건 나오도록 돼 있다. 즉 아군이 자신들의 턴을 활용해 적을 사전에 제압하거나 적의 행동을 봉쇄하는 ‘브레이크’ 등의 활용 등이 매우 중요해졌다. 전투 자체는 이로 인해 긴장감이 높아졌고, 독특하고 충실한 재미를 안겨준다.

그리고 무의미한 99레벨까지 성장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20레벨로 제한됐고 이후에는 자신이 원하는 성장 포인트를 올리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이 부분 역시 좋은 시도다. 무의미한 레벨 반복 플레이 대신 자신만의 캐릭터로 성장하게 만든 부분은 자유도 상승에 좋은 영향을 줬다.

전투의 재미는 나쁘지 않지만 그렇다고 좋다고 보긴 어렵다.

이 외에도 탐사 기능의 다양성이 대폭 상승 됐으며, 피로도 시스템이 존재해 무리하는 전개는 할 수 없게 됐다.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많이 다듬어져 충실하게 시리즈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덕분에 새로운 세계관을 도입하는 기존 시리즈가 혹평을 받았던 과정과 달리 소피의 아틀리에 시리즈는 매우 충실하게 시리즈의 재미를 이끌어내며 마니아와 라이트 게이머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시리즈가 됐다. 

다만 그래도 단점을 좀 찾자면 획기적인 시도가 거의 없고 단점을 보완하는 방식이 도입되면서 이 게임만의 ‘특이점’이 부족해졌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어떻게 보면 큰 장점도, 큰 단점도 없는 그런 게임이 됐다는 것이다. 나쁘게 표현하면 참 애매한 게임이다.

무난한 매력으로 가득, 즐거운 파밍의 세계로 가자!

그래도 소피의 아틀리에는 시리즈에 처음 입문하는 게이머에겐 시리즈의 재미를 쉽게 느낄 수 있는 몇 안 되는 작품이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즐겨보는 것이 좋다. 

저작권자 © 게임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