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경 사단의 샌드박스 MMORPG

'게임대게임'은 특정 주제에 대해 공통점을 갖는 두 게임을 여러 측면에서 비교해보는 코너다.

두 번째 순서로 송재경 대표가 이끄는 엑스엘게임즈의 샌드박스 MMORPG '아키에이지'와 '문명온라인'을 선정했다. 

샌드박스 게임은 특정 목표가 없거나 목표가 있더라도 그것을 줄여 유저가 하고 싶은 대로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말한다. 국내에서 샌드박스 MMORPG로는 여러 게임이 있겠지만 ‘아키에이지’와 ‘문명온라인’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전민희 작가의 판타지 소설 ‘전나무와 매’를 기반으로 한 ‘아키에이지’와 2K게임즈의 전략게임 ‘문명’의 라이선스를 이용한 ‘문명 온라인’ 두 게임은 MMORPG 장르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나 서로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자.

이야기를 따라갈 것인가 vs 이끌 것인가 

‘아키에이지’와 ‘문명온라인’은 MMORPG 장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플레이 전개는 전혀 다르다.

‘아키에이지’는 주요 스토리를 진행하며 성장하는 것은 여타 MMORPG와 비슷하지만, 그 속에서 농사와 축산, 무역, PvP, 공성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을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반면 ‘문명온라인’은 스토리보다는 유저가 속한 문명의 한 구성원이 되어 다른 문명과의 경쟁에서 승리를 이끌어내는 대규모 대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자신이 원하는 대로 플레이해 참여도에 따라 영웅이 될 수도 일반 시민이 될 수도 있다. 

끝이 없다 vs 있다

‘아키에이지’와 ‘문명온라인’은 끝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도 존재한다. ‘문명온라인’은 세션제를 도입하면서 온라인게임으로는 흔치 않게 끝이 있는 게임이 됐다. 끝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플레이 방식에 큰 차이를 만들어 냈다.

‘아키에이지’의 플레이는 끝이 없다. 더 좋은 아이템을 구하기 위해 던전을 탐험하고, 농사나 무역 등 생활형 콘텐츠를 즐기고, 공성전과 같은 PvP 콘텐츠를 플레이하는 것이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전형적인 MMORPG의 틀 속에 자유로움을 주고 있다.

반면 ‘문명온라인’은 ‘세션’이라는 불리는 역사 안에서 문명의 승리를 향해 달려가는 끝이 있는 게임이다. 세션은 짧게는 2일, 길게는 2주 동안 진행되며, 장시간 플레이에 대한 부담이고 좀 더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새로운 세션을 진행할 때마다 똑같은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는 점과 획득한 아이템이 사라진다는 점에선 아쉬움이 있다.

힘의 논리 vs 합리적 대화

게임을 풀어가는 방법에 있어서도 두 게임은 서로 다르다. 

‘아키에이지’에선 유저들이 착취와 피착취 관계로 나뉠 수 있다. 권력을 가진 상위 그룹에 의해 서버 분위기가 좌지우지되는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세계다.

부와 힘을 가진 유저를 견제하기 위해 ‘아키에이지’는 ‘노동력’이라는 개념을 도입했지만, 이마저도 힘의 논리가 지배하면서 노동력은 단순히 게임 플레이 속 재화와 같은 개념으로 전락한 모습이다.

반면 ‘문명온라인’은 힘으로 강제할 수 없다. 자기 문명의 승리를 위해선 채팅을 이용해 문명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어 자신을 따르게 해야 한다. 다른 유저를 설득할 수 있는 논리적인 대화가 승리의 열쇠가 되는 것이다.

상대 문명의 군사력이 강력하니 무력으로 맞서지 말고, 문화 및 과학 승리를 해야 한다는 리더의 외침도 구성원들의 참여가 없으면 헛일이다.

마치며

‘아키에이지’와 ‘문명온라인’은 현재 국내에서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게임의 완성도는 높다고 평가받고 있다. 자유로운 플레이를 선호하는 유저라면 서로의 색깔이 뚜렷한 두 게임은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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