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의 타격 및 투구 폼, 자연스러운 모션 구현 역대 최고급
해외 리그의 선수까지 자유롭게 구성한 나만의 팀 구성이 매력

모바일 야구 게임이 가야 할 방향은 어디일까. 그 질문에 신선한 대답을 얻는 게임 플레이였다.

위메이드 '판타스틱 베이스볼'이 21일 글로벌 170여개국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처럼 등장한 야구 게임 신규 IP다. KBO 선수 박세웅, 김혜성에 더해 뉴욕 양키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애런 저지를 모델로 기용하면서 리그 통합 플레이의 매력을 강조했다.

미국, 한국, 대만 야구 리그의 라이선스를 통합한 게임은 모바일 사상 최초다. 일본 리그(NPB)는 현실적으로 코나미 외 기업에서 라이선스 확보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가능한 범위에서 모든 주요 리그를 통합했다고 말해도 무방하다. 

세계적으로 야구 게임이 좋은 상황은 아니다. 야구 종목의 확장성이 낮고, 게임으로의 발전도 오랜 기간 정체기가 이어졌다. 더쇼, OOTP 등 유명 시리즈도 사실상 현상유지를 목표로 삼아야 할 만큼 유저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런 시기 '판타스틱 베이스볼'의 과감한 도전은 눈에 띄었다. 핵심 라이선스를 모두 사들일 만큼 공격적인 투자와 글로벌 서비스 전개는 어떤 게임 경험으로 돌아왔을까. 플레이를 계속하면서 이 신작이 원한 방향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타격 전 오른다리를 슬쩍 뻗는 오타니 폼이 깔끔하게 들어갔다
타격 전 오른다리를 슬쩍 뻗는 오타니 폼이 깔끔하게 들어갔다

게임 초반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그래픽이다. 대표적인 모바일 야구 게임들과 비교할 때 비슷하거나 우위에 놓을 수 있는 디테일을 자랑한다. 배경을 약간 간소화한 대신, 선수를 비롯해 관중들의 모델링이 매우 세세해 생동감을 높인다. 

시각적 즐거움을 떠받치는 또다른 핵심 요소가 있다. 모션 재현이다. 야구 게임은 투구 폼과 타격 폼만 잘 만들어도 부드러운 플레이가 체감된다. 이 폼은 수많은 선수마다 제각각이다. 유명 선수에 따라서는 특유의 자세가 곧 상징이 되기도 한다.

판타스틱 베이스볼은 이 자세와 모션에 대한 연구가 놀라울 만큼 치밀하다. 팀의 중심 선수들은 축소도 과장도 없이 실제 사용하는 투구 동작이나 타격 자세를 거진 그대로 담았다. 적어도 이 분야만큼은 야구 게임 최고 퀄리티인 '더쇼' 시리즈보다도 구현도가 높다. 

선수 페이스 역시 준수하다. PC와 콘솔에 비견할 모델링은 아니지만, 얼굴 중 특징을 잘 잡아내 게임에 반영했다. 몇몇은 멀리 외야에서 봐도 "그 선수구나"라고 알아볼 수 있다.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잘 파악하고 프레임 단위로 녹여낸 정성이 돋보인다.

첫 리그는 KBO를 선택하고, 팀은 전년 챔피언 LG 트윈스를 골랐다. 하지만 적어도 초기 단계에서는 선수의 본래 소속팀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게임 기본 콘텐츠인 싱글 플레이부터 시작해 슬러거 쇼다운, 챌린지 모드 등 다양한 경기를 원하는 선수들로 쉽게 넘길 수 있다. 

진행하다 보면 새로운 리그와 팀을 또 하나씩 선택할 수 있다. 서로 다른 두 개의 팀을 번갈아가며 운영하는 셈이다. 수량 한계가 존재하지만 다른 팀에 선수를 가져오는 것도 가능하다. 

MLB의 LA 다저스를 선택하자, 근래 최고의 슈퍼스타인 오타니 쇼헤이가 골드 카드로 품에 들어왔다. 이것을 LG 트윈스에 가져오니 애매하던 지명타자 자리가 든든해졌다. 투수로도 강력한 오타니가 지명타자로 고정된 것은 아쉽지만, 게임 시스템을 고려할 때 어쩔 수 없는 조정으로 넘어가도록 하자.

이런 식으로 타 리그의 선수가 한 자리에 어우러지며, KBO와 MLB의 선수가 서로 고유의 얼굴과 폼을 가지고 맞붙는 장면을 보는 것은 희귀하다. 야구 팬이라면 머릿속에서 상상만 하던 '낭만'이 실제 플레이로 구현됐다고 할 수 있다. 판타스틱 베이스볼이라는 게임 이름을 지은 이유가 이런 것이 아닌가 싶다. 

아쉬운 점이라면 아직 콘텐츠나 선수 뽑기 보상이 단조로운 편이다. 선수 팩은 일반과 고급이 전부인데, 원하는 방향의 포지션이나 팀, 트레잇을 맞출 만한 옵션이 부족하다. 이 점이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보완할 과제로 보인다.

편한 플레이는 장점인 동시에 불안한 점이기도 하다. 세로 화면으로 스마트폰을 쥔 채 엄지손가락 터치 하나로 투구와 타격이 매우 간단히 이루어진다. 모바일 게임으로 엄청난 장점인데, 그만큼 유저가 개입해서 뭔가를 바꿀 여지는 적다. 운영이 길어지면서 유저 실력이 선수 능력치에 비해 지나치게 무의미할 수 있어 유의가 필요해 보인다.

개발사 라운드원스튜디오는 넷마블 '마구마구' 등 유명 야구 게임의 핵심 개발자들이 모여 설립했다. 그만큼 야구 게임 개발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노하우가 느껴지고, 리그와 선수 하나하나에 대한 애정도 나타난다. 앞으로 더 좋은 게임이 되리라는 기대가 생기는 이유다.

라이트하게 게임을 즐기고 싶은 야구 팬들에게 가장 적합하다. 철저하게 팀 컬러를 맞춰 성장시킬 수도 있지만 어차피 쉽지 않다. 리그를 초월해 자신이 원하는 선수로 구성하고, 자신만의 구단을 키우면서 직접 플레이에 뛰어들 때 최선의 재미를 끌어낼 게임으로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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