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과 방학 시즌 점유율 급등, 1020 게이머 PC방 저력 증명
스킬과 샷의 절묘한 밸런스... 까다롭지만 활약 여지 많은 시스템

라이엇 게임즈의 '발로란트'가 한국 시장 FPS 경쟁에서도 대세 자리를 굳히고 있다.

게임트릭스 자료에 따르면, 발로란트는 지난 9일 토요일에 PC방 일일 점유율 10.29%을 달성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국내 출시 후 게임트릭스에서 10%를 넘어선 것은 4년 만에 처음이다. 

10일 역시 높은 점유율이 이어졌다. PC방 집계 사이트 더로그 기준으로는 9일 10.44%에 이어 정확히 10%를 기록했다. 주말 동안 FPS 장르 점유율은 40% 안팎이었다. 평일이 찾아오면서 다시 주춤했지만, 주간 단위 추세는 꾸준히 우상향이다.

발로란트의 PC방 점유율은 흥미로운 특징이 있다. 평일 6~7%에 머물러 있다가 주말과 휴일에 극적인 수준으로 뛰어오른다. 특히 방학 시즌 점유율은 전반적으로 눈에 띄게 높다. 다른 게임에 비해 10대와 20대 학생 유저층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의미다. 

이는 국내 PC 온라인게임 구도에 신선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나머지 게임들이 2018년 이래 큰 변화 없이 자리를 굳혀온 시장이다. 또한 젊은 세대보다는 20대 후반 유저층이 PC방 점유를 이끌었다. 그 현장에서 1020 게이머들의 대세 게임이 막강한 존재감을 키우는 일은 오랜만이다.

발로란트는 기본적으로 5대5 팀 대전이 중심 모드다. 캐릭터마다 가진 개성과 스킬이 큰 역할을 하지만, 하이퍼 FPS로 분류되진 않는다. 기본적인 슈터 매커니즘은 밀리터리 FPS에 가깝다. 

TTK(킬까지 걸리는 시간) 역시 '카운터 스트라이크' 시리즈와 비슷하게 매우 짧은 편이다. 전방에서 먼저 돌격하는 타격대 요원도 머리를 맞으면 한 방에 쓰러진다. 일반적으로 TTK가 길수록 고수 유저를 잡기 어려워 장벽이 있다. 반면 발로란트는 스킬을 전혀 모르는 초보도 순수하게 에임을 맞히는 능력으로 최소한의 역할은 가능하다. 

전체 라운드가 긴 대신, 한 라운드마다 템포는 굉장히 빠르게 흐른다. 스킬과 샷의 변수 창출 밸런스가 절묘한 것도 세계적인 인기를 끈 요인 중 하나다. 손이 뛰어나거나두뇌가 뛰어나다면, 어느 한 가지를 통해 활약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이다.

VCT 퍼시픽 킥오프에서 돌풍의 우승 드라마를 연출한 젠지
VCT 퍼시픽 킥오프에서 돌풍의 우승 드라마를 연출한 젠지

체계적으로 확립된 글로벌 e스포츠도 역할을 한다. 각 권역별로 프랜차이즈 팀들이 챔피언스 투어에서 겨루고, 세계 대회인 마스터스와 챔피언스로 이어진다. FPS 장르답게 서구권 팀들이 최강 반열에 올라서고 아시안퍼시픽 지역이 도전자 입장인 구도도 이채롭다. 

아직 LoL에 비해 큰 폭으로 저변이 확대된 것은 아니지만, 국내에서 열리는 챔피언스 투어 경기마다 좌석 매진을 기록하는 등 팬들의 열정이 크다. 전통의 강호 DRX, 최근 돌풍의 주인공 젠지 등 한국 팀들의 선전이 커질 경우 확장 잠재력은 충분하다.  

3월 15일부터 봄의 지배자를 가리는 발로란트 마스터스가 마드리드에서 펼쳐진다. 퍼시픽 권역은 VCT 킥오프를 우승한 한국 팀 젠지와 싱가포르 팀 PRX가 참여한다. 발로란트 플레이를 향한 열풍이 갈수록 거세지는 가운데, e스포츠를 통한 시너지가 폭발할 것인지가 최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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