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국내 게임들, 웹사이트 대신 공식 디스코드를 소통 창구로 채택
폐쇄성으로 인한 정보 격차 발생 우려... 유저 편의 고려한 소통 필요해

한창 개발 중인 게임에 대한 정보가 어딘가에서 쏟아져 나온다. 공식 웹사이트조차 열리지 않았는데, 이상하다. 열심히 검색을 해봐도 그 출처가 어딘지 알 수가 없다. 한참을 찾고서야 깨닫는다. 공식 디스코드를 통해 전달됐다는 사실을 말이다.

게이머들에게 ‘디스코드(Discord)’는 결코 낯선 이름이 아니다. 게임 속 크고 작은 길드들은 저마다의 디스코드 서버를 운영하고 있으며,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소통하는 사적인 서버도 으레 만들어진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유저 커뮤니티를 넘어, 게임사가 직접 공식 디스코드 서버를 개설해 운영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바야흐로 디스코드가 게임사와 게임, 게이머 모두를 잇는 하나의 거대한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디스코드를 아고라(Agora), 즉 광장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는 디스코드 특유의 폐쇄성 때문이다. 말하자면 디스코드는 무수히 많은 서버라는 알맹이가 맺힌 포도송이 같은 구조다. 그 알맹이의 속은 보이지 않는 막으로 가려져, 그것을 열어보지 않는 이상은 알 수가 없다.

콘솔 플랫폼이 게임 시장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해외의 경우, 많은 게임들이 별도의 웹사이트를 마련하는 대신 공식 디스코드를 개설해 소통의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이미 많은 유저들이 이를 이용하고 있으며, 이에 발맞춰 디스코드 역시 각종 편의 기능들을 지원해 관리가 훨씬 용이하기 때문이다. 웹사이트 관리에 대한 부담이 없고, 서버 이용자들이 부스팅을 통해 채널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지불한다는 점 역시 큰 이점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상황은 어떨까. 굴지의 게임사들의 웹사이트를 보면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라이브 서비스로 운영되는 온라인 게임이 주류인 시장의 특성상, 게임사의 웹사이트는 게임 이용을 위해 거쳐야 하는 입구이면서 동시에 자사의 게임을 홍보하는 전광판 역할을 한다. 이러한 기능 덕분에 현재 대부분의 국내 게임들이 웹사이트를 중심으로 하고, 공식 디스코드나 SNS를 부수적인 소통의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한국에서도 해외처럼 웹사이트 없이 디스코드 서버를 커뮤니티의 중심에 두는 게임들이 하나둘씩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디스코드를 통해 게임의 업데이트 내역이나 중요 공지사항을 전달하며, 디스코드 내에서 커뮤니티 이벤트를 개최하기도 한다.

게임의 웹사이트 운영을 의무화하는 법 같은 것은 없다. 웹사이트와 디스코드, 혹은 다른 무언가 중 무엇을 소통의 창구로 삼을 것인지는 오롯이 게임사가 선택해야 할 부분이다. 다만 디스코드를 유저 소통의 중심으로 삼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유념할 필요가 있다.

상기한 디스코드의 폐쇄성이 문제를 낳는다. 디스코드 서버 내에 이야기는 아무리 커도 서버 안에서만 메아리칠 뿐이다. 이타적이고 근면한 이용자가 없다면, 서버 내의 정보가 외부로 반출될 일은 없다. 이런 정보는 포털 사이트를 아무리 뒤져봐도 나오지 않는다. 오직 서버 내 이용자들만 향유할 수 있는 정보인 셈이다.

개중에는 웹사이트 운영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디스코드 서버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필요한 것은 이용자의 편의에 대한 고려다. 일방향적인 통보가 아닌 양방향적인 소통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이용자들의 편의를 고려한 최적의 소통 창구가 마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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