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파괴와 캐시아웃, 기본과 변형 보여준 '더 파이널스'
캐주얼과 무거움 사이에 유저 선택지도... 앞으로의 플레이 매력 기대

"라이트, 미디움, 헤비"

'더 파이널스'의 참가자(클래스)의 영문명이다. '더 파이널스'에서 클래스는 소형, 중형, 대형으로 체형별로 나뉜다. 각 체형은 게임 플레이 스타일을 결정짓는다. 가볍고 빠른 소형부터 다재다능한 중형, 강력한 파괴력을 가진 대형이다.

세 개 체형의 스타일은 '더 파이널스'를 대표하기도 한다.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가볍고 빠르며 어디서 튀어나올지 가늠하기 힘든 게임 플레이부터 '더 파이널스'의 다재다능한 면모 그리고 압도적으로 강력한 재미까지 느낄 수 있다.

'더 파이널스'는 이색적인 도시들을 무대로 금고와 캐시아웃을 두고 펼쳐지는 난전이 메인이다. 건물이 무너지고 건물과 건물 사이를 오가고 하나의 팀을 밀어내면 다음 팀이 등장하고 싸운다. 고정된 목표(금고)를 찾아 싸우기만 하면 순식간에 게임이 끝나있다.

'더 파이널스'의 전체적인 색감은 폭약과 총알이 난무하는 전장임에도 무겁거나 차가운 분위기가 아니며 밝고 가볍다. 캐릭터 디자인부터 색감과 건물, 소품까지 ‘더 파이널스’ 세계관을 뚜렷이 그려냈다.

미니어처 같은 지형과 건물을 보고 있으면 부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드는데 이는 곧 확신이 된다. ‘더 파이널스’의 특장점 중 하나인 지형 파괴는 진입 각도를 만드는 ‘브리칭’에 그치지 않는다. 전체 건물을 밀어버리고 완전히 열린 전장으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망치와 폭약을 들고 건물을 파괴하는 것으로도 쾌감이 밀려온다. 건물을 파괴했다면 지역을 장악할 차례다. 포탑을 설치하고 지뢰를 깔고 예상 경로를 막는다. 단순히 지형에서 적을 섬멸하는 것 외에도 게임을 즐길 방법이 가지처럼 뻗어나간다.

빠르게 펼쳐지는 난전 사이에 끼어드는 총격전의 감각도 훌륭하다. 전투에 전투가 겹치면서 순간 내가 무엇을 하고 있나 까먹는 경우가 생긴다. 와중에 쉴 새 없이 쏘는 총의 감각과 움직임이 거슬린다면 게임 플레이에 집중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더 파이널스’는 총격전의 감각이 모난 곳이 없다.

최근 유저들의 높아진 기준에 이런 총격전 감각은 기본기라고 볼 수 있다. ‘더 파이널스’가 기본기를 놓치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다만 이동(무브먼트)은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들이 보인다. 지형 파괴가 많은 게임인데 파쿠르 판정이 애매하다는 점이 입문 유저들에게 큰 진입장벽이다. 넘거나 오를 수 있을 것 같은 곳이 이상하게 오르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곤 한다.

이동과 연결되어 목적지까지의 이동이 간혹 상당히 멀어 게임 플레이가 느슨해지는 것도 아쉽다. 난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금고의 위치가 너무 멀어 지지부진한 전투가 의미 없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우, 금고를 들었는데 캐시아웃 사이트가 너무 먼 경우 금고를 포기해야 하는 순간이 종종 나온다.

세 개 체형의 뚜렷한 특성도 게임을 즐길수록 확연히 눈에 띈다. 강력한 파괴력과 아군 보호 능력을 갖춘 대형(헤비)은 쉽고 강력하며 개인의 역량에 따라 3인분도 가능하다.

중형(미디움)은 체력 보호, 부활, 정찰까지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인다. 입문 유저부터 상위권 유저까지 두루 쓰인다. 가장 다루기 힘든 소형(라이트)이지만, 팀과 유기적으로 움직일 때 막기 정말 어렵다. 숙련자에게 쥐어진 소형은 판을 흔들 정도로 강력하다.

세 개 체형 모두 다루는 유저의 숙련도에 따라 그리고 게임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파고들 여지가 상당하다. 

‘더 파이널스’에서 대전 모드는 빠른 대전과 토너먼트로 나뉜다. 빠른 대전 ‘퀵 캐시’와 ‘뱅크 잇’은 가벼움과 시원시원한 게임 플레이로 승부 본다면 토너먼트와 랭크 토너먼트는 조금 더 난도가 높고 심리적 부담도 크다.

기본 게임 모드인 퀵 캐시와 뱅크 잇은 금고에서 돈을 꺼내 예금하는 것이 승리 조건이다. 클래식 FPS의 자금 관리 개념을 창발적으로 뒤집었다. 감탄이 나오는 기출 변형이다.

뱅크 잇은 데스매치 섬멸전에 가깝다. 적을 처치하면 코인이 떨어지고 코인을 모아 캐시아웃하면 예금이 쌓인다. 제한 시간 내에 가장 많은 예금을 가지거나 4만 달러를 먼저 예금한 팀이 승리한다. 속도감 있는 전투, 지역 곳곳에서 일대일, 다대일 전투가 펼쳐진다.

퀵 캐시는 ‘더 파이널스’의 꽃으로 빠른 대전부터 토너먼트까지 예습과 심화 과정을 거치고 랭크 토너먼트에서 진정한 경쟁을 펼치게 된다. 해당 모드는 섬멸과 깃발 뺏기, 점령의 세 개 모드가 한데 뒤섞였다.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여러 팀이 경쟁하므로 치열한 총격과 함께 설계, 눈치 싸움도 펼쳐진다.

랭크 토너먼트는 하드코어 유저가 결국 도달해야 하는 마지막 길목이다. 유저들의 관심, 열정, 의지도 넘친다. 대신 그 무게감도 남다르다. 랭크 토너먼트는 16개 팀이 동일한 시드를 받고 녹아웃 라운드를 진행한다. 세 개의 녹아웃 라운드 그리고 파이널 라운드까지 합쳐 네 개 라운드로 구성됐다.

진출한 라운드마다 차등으로 명성 포인트가 지급된다. 경쟁에서 일찍 탈락하고자 하는 유저는 없을 것이다. 결승에 도달할 경우 게임 플레이 시간이 빠른 대전보다 약 4배까지 늘어난다. 따라서 유저의 심리적 부담이 커진다.

‘더 파이널스’의 랭크 토너먼트는 섬멸, 점령, 깃발 뺏기 세 가지를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세 가지 모드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다는 즐거움이 경쟁에서는 반대로 세 가지를 모두 해내야 한다는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한다.

개인 간 소통이 어렵다는 점도 솔로 큐에서는 부담이다. 실제 게임에서 분명 섬멸은 잘하는 팀인데, 점령과 깃발 뺏기에서 부족해 미끄러지는 경우가 있다. 팀원의 생각이 조금만 달라도 틀어지는 경우가 자주 나오는 것이다.

그럼에도 파이널 라운드 진출과 랭크 등반의 성취감은 상당하다. 빠른 대전의 가벼움과 달리 더 무겁고 진지한 운영 전략이 요구되는 만큼 그 보상도 크다. 팀원과의 소통이 잘되고 팀만의 조합으로 승리하고 '파이널'에 이름을 올릴 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더 파이널스'는 단순함과 복잡성을 한데 두면서 유저의 선택지도 열어뒀다. 가볍고 시원한 게임 플레이부터 무겁고 진지한 전략 운용 그리고 FPS 게임의 기본인 훌륭한 '건 플레이'까지 다재다능한 면모를 유저의 선택에 따라 즐길 수 있다.

앞으로 FPS 게임이라면 응당 맞이할 숙명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문제다. 핵을 사용하는 치터들과의 전쟁은 물론이며 빠른 게임 템포에 맞게 늘어난 유저들의 콘텐츠 소화 능력도 문제다. 많은 유저가 현재 새로운 맵과 콘텐츠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다. 이를 어떻게 조율하며 운영해 나가느냐가 관건이다. 

현재 '더 파이널스'의 모습은 지금까지 기대했던 것 이상의 매력을 갖춘 모습이다. 보는 재미까지 확실하기에 e스포츠 관련 이벤트도 기대할 만한 게임이다. 전 세계 게이머들을 단숨에 '캐시아웃'하게 만든 매력이 코인처럼 쏟아질 것이란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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