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밍'도 있지만, '다중 상호작용'에 방점... 기존 루트슈터와 차이 느껴
그래픽 품질 더 바랄 것 없는 수준, 최적화-모션-UI 등 디테일 정비 필요

[게임플] 시연 전까지 가지고 있던 핵심 의문이 풀렸다.

'LLL'은 엔씨소프트가 PC와 콘솔 플랫폼으로 준비 중인 오픈월드 슈팅 게임이다. 대체역사 SF 설정에서 특정 사건으로 인해 우리가 알던 역사가 바뀐 모습을 그린다. 파괴된 서울이나 10세기 비잔티움 등 뒤섞인 시간대에서 불특정 다수 유저와 협력을 통해 전투에서 살아남는 슈팅 재미를 선사한다.

MMORPG와 슈팅의 조합은 보통 '루트슈터'나 루터슈터 장르로 명명된다. 하지만 엔씨는 지금까지 LLL 소개에서 루트슈터라는 말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분명 파밍이 있고 성장과 멀티플레이 슈팅이 있는데도 굳이 장르를 분리해 부르는 이유가 궁금했다.

의문은 시연과 함께 생각보다 쉽게 풀렸다. 일반적으로 통칭하는 루트슈터 장르 게임들과 많은 부분이 다르다. 루트에 해당하는 파밍 파트, 즉 'RPG'보다는 여러 유저와 모이고 헤어지며 상호작용하는 'MMO'에 더 방점이 찍혀 있다. 

지스타 시연 버전은 파괴된 서울 지역 체험이 가능하다. 게임이 시작되면 마치 '배틀그라운드'처럼 상공에서 낙하하며 착지 지점을 잡는다. 물론 수트를 착용한 미래 배경이기 때문에 낙하산 없이 착지해도 대미지는 입지 않는다.

순수 퀄리티를 따지면 감탄이 나올 만큼 뛰어나다. 개발진이 소개한 'AAA' 퀄리티가 허세는 아니었다. 로딩 없는 오픈월드인데도 각종 환경의 질감, 캐릭터 텍스처가 현존 게임 중 찾기 귀한 수준이다. 이대로 실제 서비스가 원활한 구동이 가능하다면 그래픽만으로 플레이 이유가 살아날 정도다.

같은 지역에 여러 유저가 떨어진 순간부터 단체 퀘스트가 시작된다. 특정 몇몇 지역을 해킹하거나 데이터를 입수하는 등 행위가 존재하며, 유저들이 얼마나 미션 진척을 해냈느냐에 따라 주변 환경 변화 여부가 모두 달라진다. 곳곳에 나타나는 다이나믹 이벤트도 최대한 팀워크를 보여야 좋은 보상을 얻을 수 있다.

기본적 TPS 조작 가운데 택티컬 기어가 전략의 핵심이다. 전술 장비나 캐릭터 스킬이라고 할 수 있다. 동시에 2개 기어를 단축키로 넣을 수 있는데, 언제든 보유 스킬 중 다른 것을 단축키에 교체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생각보다 많은 스킬을 활용 가능하다.

특정 범위 적을 얼려버릴 수도 있고, 유도 미사일로 다수 적을 타겟팅하거나 직사 로켓으로 시원하게 일자 광역공격을 날리기도 한다. 오픈월드 속에서 다양한 적이 합류하거나 리젠되기 때문에 수많은 상황이 다이나믹하게 발생한다. 그 결과 택티컬 기어의 효과적인 사용이 생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경장갑과 중장갑 개념, 약점 공격 개념도 존재한다. 중장갑 적은 폭발 공격으로만 유의미한 타격을 입힐 수 있고, 더욱 강한 적인 파워 로더는 약점을 노려야 제대로 공략이 가능하다.

PC-콘솔 멀티 슈터의 기본이 되는 시스템, 그리고 비주얼 퀄리티는 이미 수준급으로 구현됐다. 하지만 디테일은 이제 채우기 시작해야 하는 단계다. 모션과 프레임 단계로 넘어가면 바로 아쉬움이 느껴진다.

반동이 슈팅게임 통틀어 손꼽힐 정도로 굉장히 크다. 탄도학도 큰 폭으로 적용됐다. 현실감을 높이는 장점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공교롭게도 SF 배경이라 위화감이 든다. 택티컬 기어로 온갖 판타지스러운 첨단 효과를 발휘하는데, 총기 사격만 근현대적 반응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오픈월드 내 콘텐츠도 아직은 밑그림 구상만 끝난 듯하다. 배치된 적 패턴이 반복적이고, 리젠 패턴도 정비가 되지 않은 상태다. 이동 중 적을 발견해 사격하고 있는데, 아까 누군가 잡고 지나간 듯한 적이 바로 등 뒤에서 리젠되는 경험도 했다. 

전체적인 UI, 가시성, 직관성 마련도 초기 단계로 보인다. 내가 스킬을 어떻게 교체하고 사용 중인지, 사격한 탄막이 어떤 궤적으로 적중하고 있는지가 제대로 감지되지 않는다. 피격 시에도 피해를 입는다는 감각은 받는데 어디서 무엇에게 받는지를 알기 어렵다. 슈팅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들이기 때문에 전면적 개선이 필요하다.

앞으로 필요한 모든 개선 중 1순위는 최적화일 것이다. 품질이 워낙 높다 보니 라이브 서비스에서 어디까지 커버가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앞으로 개발 기간이 필요하고, 향후 테스트에서 실제 플레이 환경을 체크할 때 체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퀄리티 그대로 나온다면 글로벌 슈팅 게임에 한 획을 그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게임 전체 정비까지는 아직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이다. 다만 퀄리티에서 보여준 가능성 덕에 기다릴 동기가 생긴다. 부디 정성 들인 디테일, 꾸준한 테스트와 소통이 이루어져 엔씨의 '한 발'이 적중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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